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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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게임·웹툰산업 부흥을 위해 팔소매를 걷고 나섰다.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웹툰산업 발전방향' 같은 이름으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글자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금세 웹툰·게임 등 콘텐츠 강국이 될 것만 같다. 하지만 콘텐츠업계에선 별 효용이 없을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지난 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등 세계적 콘솔플랫폼사와 협력, 국내 게임의 플랫폼 입점·홍보를 연계지원하겠다고 하자 게임업계에선 해당 기업들과 얘기는 된 것이냐며 냉소를 지었다. 게임업계의 오랜 논의과제인 주52시간근무제 유연화 여부도 종합계획에서 빠졌다. 올해 초 한국콘텐츠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게임업계 종사자 1200명 가운데 56.3%(675명)가 주52시간제 유연화에 찬성했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추가근무가 불가피한데 현재로선 근무시간 조정이 힘들어 일정이 연기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웹툰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민관합동으로 1조원 규모의 '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정부안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 차익을 임차인 임대료 지원에 사용하고, 불법건축·신탁사기 주택도 매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골자다. 야당의 '선구제 후회수' 안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주거 안정에 방점을 두고 피해자들이 피해 주택에서 부담 없이 최장 20년간 장기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안 역시 실행되기까지 법안 개정이 수반돼야 해 난항이 예상된다. 선구제 후회수를 주장해 온 야당이 쉽게 정부안을 통과시켜 줄 리 없다. 또 정부안이 기존 지원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이미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매입 주택 제도가 있지만, 특별법 시행 1년이 다 되도록 매입임대는 한 건에 그쳤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지난해 6월 특별법 통과 이후부터 정부 지원책에 아쉬움을 표해 왔다. 지난 1년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
37.6%. 21대 국회가 현재까지 발의(2만6830건)한 법안 가운데 처리(1만97건)한 법안의 비율이다. 21대 국회는 역대 가장 많은 법안의 발의했지만 처리율은 역사상 가장 낮았다. 지난 19대 국회의 법안 통과율은 45.0%였다. 4년 전 역대 최악의 국회로 꼽히며 마무리된 20대 국회의 통과율(37.9%)도 21대 국회보다는 높았다. 오늘(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지만 '채상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과 같은 정쟁성 법안이 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폐기를 앞둔 법안만 1만7000여건에 달한다. 원자력 발전 전면 중단 사태를 막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방폐물법),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3년까지 늘리는 내용 등을 담은 '모성보호 3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 정권을 수호하느냐 심판하느냐를 두고 겨루는 여야의 강대강 대치 사이에 민생은 언제나 외면받기 마련이다. 힘없고 소외된
정부가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수도권 집중현상 해소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에 이어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지역 성장지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방안' 등 여러 대책들이 계속 나왔다. 이번 정부 방안은 지역 벤처·스타트업의 자금조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역 전용 벤처펀드를 2026년까지 누적 1조원 이상 신규 공급하고, 지방자치단체·법인의 개인투자조합 출자 허용 상한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각 지자체들도 정책금융 및 민간출자와 연계한 지역 전용 벤처펀드 조성을 비롯해 스타트업 공간 마련과 산학연 연계 강화 등 다양한 창업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중앙정부는 탑다운으로, 지자체는 바텀업으로 추진하는 각종 정책들이 따로 놀아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중앙정부 공무원은 각 지역별 특성을 모른 채 일괄적으로 찍어 누르듯 정책을 집행하고, 각 지역 공무원은 정부와 손잡
"일본 샐러리맨은 보통 신용대출을 안 씁니다. 은행에서는 집을 살 때 주택론(대출)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만난 은행원에게 개인신용대출 시장은 어떻냐고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일본 은행권은 카드론 외에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을 거의 취급하지 않고 카드론도 비중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개인은 은행에서 주택론만 쓴다는 것이다. 빚을 내는 게 만연하다 못해 당연한 한국의 분위기와 달라 인상이 남았다. 국내 은행 가계대출에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로 총 237조원이 넘는다. 2021년 말에는 30.8%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30대 가구 셋 중 하나(33.3%)는 신용대출을 보유 중이다. 5년 전과 비교해 5.9%포인트 늘었다. 2019년 초 1.75%였던 기준금리는 1년반 만에 0.50%로 낮아졌고 이 시기 '빚투'(빚 내서 투자)가 등장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빚투'는 2018년 11월부터 검색되기 시작해 2020년 1
경북 영양군은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기초자치단체(지난달 기준 1만5517명)다. 영양군의 면적(815㎢)은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경기 화성시(700㎢)보다 넓은데 가동 중인 신호등은 3개 뿐이다. 말 그대로 가장 빠르게 소멸로 가고 있는 지역인 셈이다. 이런 영양군에 최근 구독자수 3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인 '피식대학'이 찾으면서 원치 않는 주목을 받고 있다. 피식대학의 이용주·정재형·김민수 유튜버는 지난 11일 자신들이 출연한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란 36분 짜리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이 영상을 시청한 구독자들이 '지역비하' 발언이 선을 넘었다며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후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빠져나갔다. 실제로 "내가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받으면...여기까지만 할게"라던가 지역 지명을 보고 "여기 중국 아니에요?", 지역특산품을 맛본 뒤 "할머니의 살을 뜯는 거 같아"라는 등의 발언은 충분히 불편할 만하다고 느꼈다. 사태가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알고리즘 조작으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검색 상단에 노출했다는 혐의를 받는 쿠팡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29일과 다음달 5일 전원회의에서 제재여부를 결정한다. 2022년 참여연대가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을 우대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한 사건이다. 과징금은 최대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 한 해 동안 공정위가 국내 500대 대기업에 매긴 과징금을 모두 합한 액수(2248억원 추산)의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공정위는 알고리즘 조작의 주체가 쿠팡이라고 판단해 쿠팡의 PB 상품을 전담하는 자회사 CPLB의 매출이 아니라 쿠팡의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쿠팡 랭킹순' 정렬 방식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판매 실적과 고객 선호도, 배송 기간 등을 종합 판단해 쿠팡 랭킹순 정렬 순위를 결정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쿠팡이 이 기준과 무관하게 자사 PB상품을 무조건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30년쯤 70%를 넘고 2045년쯤 10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쯤에는 이 비율이 1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나랏빚은 무섭게 불어나는데 나라 곳간 사정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해 56조4000억원 규모의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올해 사정도 녹록지 않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누적 국세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2조2000억원 감소한 8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탓에 3월까지 누적 법인세가 전년 대비 5조5000억원(22.8%) 감소한 영향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최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낭비성 정책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지출을 구조조정하기로 한 건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엄중한 상황 인식에 비해 재정 개혁을 위한 근본적 노력 대신 쉬운 길만 택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
"25만원 주는 게 당장 물가 영향보다도 나라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흐르게 되는 게 더 큰 문제에요." 한 유명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이었던 '1인당 25만원 지급'을 특별조치법 입법을 통해서라도 시행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반응이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발한다. 예산편성권은 정부에 있다는 논리다. 현재는 정부·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반대하고 있으나 민주당이 이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계속 가져가면 여당의 입장도 바뀔 수 있다. 1인당 25만원을 지급한다는 정책은 '죄수(용의자)의 딜레마'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죄수의 딜레마란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됨에도 배반을 선택하는 상황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수사관이 용의자 두 명에게 각각 '네가 자백하면 가벼운 형량을 적용하겠지만, 네가 자백하지 않았는데 다른 용의자가 자백하면 너에게만 중형을 적용하겠다'고 제안하는 경우다. 이
임원 주 6일 근무·임금 동결, 경비 절감 등 긴축 경영 삼성전자가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1등 기업'의 해결책이라기엔 다소 어색하다. 시대 역행적 발상이란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실리콘밸리 기술스타트업과 정반대의 행보"라고 했다. 그 기저에 경직된 조직 문화가 있다. 도전에 따른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지나치게 경쟁적인 문화가 자리 잡았단 얘기다. 공개되지 않는 평가기준, 인사 적체, 원활하지 못한 소통 등도 대표적인 조직 문화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좋은 복지로 2020년~2023년 4년 연속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의 직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기간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인공지능 바람에 올라탄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 차세대 D램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기고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격차는 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눈에 띄는 조직이 가동됐다.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여야 2+2' 협의체다. 입법·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여야 핵심 인물인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로만 구성된데다 정쟁은 말고 법안만 논의하는 자리란 점에서 기대가 컸다. 협의체 구성 후 처리가 시급한 핵심 법안들도 각 당에서 10개씩 추려져 올라와 희망감을 키웠다. "양당이 필요성 있다고 느끼는 한 계속될 것"(유의동 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법안들 심의가 종료될 때까지 계속 협의할 것"(이개호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라 했던 협의체 활동은 해가 바뀌고 총선이 다가올수록 흐지부지됐다. 여당은 야당의 강행처리를 비판했고 야당은 여당이 법안 처리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총 20개 시급 법안 중 양당 합의로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우주항공청 설치법과 개식용 금지 특별법, 두 건에 불과했다. 총선이 끝난 현재 협의체 활동은 끝났고 양당 원내지도부도 바뀌었지만 협의체에서 논의됐던 법안 처리의
"대한민국 식품 사막엔 오아시스가 없다." 기자와 만난 대형 식품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식품 유통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른바 '식품 사막' 혹은 '쇼핑 난민'으로 언급되는 문제다. '식품 사막'은 1990년대 영국에서 처음 생긴 개념으로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식품 유통량이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소외 지역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온라인 식품유통 성장의 그림지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당연한 얘기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다. 지방 곳곳의 대형마트들이 문을 닫으면서 도심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식품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워 진다는 건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멀수록, 노인일 수록 더 문제가 된다. 심지어 서울에서도 일부 식품 사막화가 진행 중이란 연구까지 있다. 장기적으론 식품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인구가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