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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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이스라엘은 정말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을 원할까. 최근 전해진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협상 소식은 이런 의문을 들게 한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에도 가자지구 내 총성은 여전하고,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도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카타르·이집트는 민간인 추가 피해와 중동 지역 안정을 위해 각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중재국 역할을 맡아 가자지구 휴전 협상 추진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양보 없이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며 협상에 소극적이다. 중재국 주도로 15~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이 진행됐다. 하지만 당사자인 하마스는 불참하며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재국은 카타르 협상 후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고,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재개한다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화재까지···. 상황이 안 좋네요." 최근 만난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국내 배터리 셀, 소재 회사들이 일제히 처참한 실적을 발표한 직후였다. 얼리어답터의 구매 종료,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전기차 캐즘'이 실적 부진의 이유다. 기업들은 매출 목표를 내려 잡는가 하면, 투자속도를 늦추기도 한다. 엎친 데 덮인 격으로 전기차 화재 사고까지 터졌고 이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더 했다. 전기차 수요가 되살아나도 모자란 시점에 생긴 대형 악재다. 이로 인해 전기차 시대의 도래 시점은 더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관련 기업들은 전기차 시대는 "정해진 미래"라며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그 근거도 적지 않다. 미국은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고, 유럽은 내연기관 퇴출시한을 2035년으로 설정했다. 특히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의 경우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202
"의결권 행사가 미흡한 자산운용사는 실명을 공개하겠다." 금융감독원장의 한 마디에 자산운용사들은 당혹스럽다.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는 것은 의결권 수탁자로서 기관투자자의 당연한 의무(스튜어드십 코드)지만 '제대로 된 행사'가 정확히 어떤 걸 의미하냐는 것이다. 특히 최근 두산그룹의 계열사 개편이 주주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운용사로 하여금 특정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당국은 명확하게 두산의 개편안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운용사들은 이미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산의 안건에 찬성하면 불성실한 의결권 행사고 반대하면 제대로된 의결권 행사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두산은 현재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 내 두산로보틱스와 합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밥캣이나 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불합리한 개편이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당국 역시 두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한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가 13일 채권단과 자구안을 두고 첫 논의에 나섰다. 2010년 설립된 지 14년만에 마주하게 된 파산의 기로다. 티메프 사태는 한국 오픈마켓 형태의 이커머스가 가진 구조적 모순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수면 위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정산 주기와 판매대금 관리 문제다. 이커머스의 정산과 대금 보관, 사용 등에 관한 법 규정이 없다 보니 플랫폼마다 정산 주기가 다르고 정산방식도 다르다. 판매 후 정산까지 두 달이 넘는 시간이 주어지면서 이번처럼 다른 사업에 유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거래 대금을 묶어놓는 '에스크로 제도'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법제화되진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오픈마켓 판매구조 자체에 있다. 오픈마켓이 활성화되던 무렵 이 시장을 좌우하는 것은 중간 판매상이었다. 오픈마켓은 기존에 제조업체-대리점-판매점을 거쳐 소비자 손에 도착하던 유통과정을 줄여줌으로써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낮은 진입 장
오는 9월부터 서울시 가정에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투입된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양질의 외국 인력을 국내 가정에 공급해 부모의 양육을 돕고 출산의 기회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영어 교육까지 가능한 필리핀 인력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신청 마감일인 지난 6일까지 751가구가 신청했다. 100명의 공급 인력 대비 수요자가 월등히 많은 셈이다. 다만 기대와 달리 실제 업무 영역에 대한 오해로 벌어질 우려도 적잖게 존재한다. 영어가 가능하면서 청소, 빨래, 음식 만들기까지 해주는 만능 가사 도우미로 인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과 필리핀 정부 간 협약 내용부터 '모호함'이 낳은 결과다. 양국의 협약 내용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유아·아동이나 임산부의 일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옷 입기 △목욕하기 △기저귀 갈기 △아동 관찰 △아동 거처의 청소 등의 업무를 한다. 다만 협약 내용 말미에 '가사 관리사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동거 가족 구성원을 위한 부
"이상한(weird) 사람들"이라는 한 마디가 미국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지난달 한 아침 뉴스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 J D 밴스에 대해 "그쪽은 이상한 사람들이에요"라고 언급한 게 시작이었다. 그는 몇 달 전부터 이 표현을 써왔는데 TV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쓰는 이 '이상한'이란 단어가 가진 힘은 막강했다. 솔직하고 직관적인 표현에 앵커 역시 피식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영상은 SNS를 타고 퍼졌고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지며 트럼프를 공격하는 민주당의 비장의 무기로 떠올랐다. 월즈 역시 그 덕에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와 함께 뛸 러닝메이트 자리를 꿰찼다. 사실 이상하단 표현에 담긴 '비정상성'은 정치인 트럼프의 자산이었다. 그의 '이상함'은 미국인이 질색하던 엘리트 정치인과 결이 다르단 명예의 상징이었다. 교양 있고 고상하며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단 태도로 올바른 길을 가르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이후 이질적인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한쪽에서는 의대 열풍으로 사교육 시장이 팽창했다. 수험생과 대학생, 직장인을 가리지 않고 의대에 가려고 입시 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반면 의대생과 전공의는 한국 의료에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며 거의 모든이가 휴학과 사직을 선택했다. 아예 한국을 떠나 미국 등 해외 취업을 준비하겠다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의대 증원의 결과물인 의사(전문의) 배출은 10년 후부터 시작된다. 좋든 나쁘든 동일한 미래일진데 의사가 아닌 사람은 의사가 되길 원하고, 의사인 사람은 의사이길 거부하는 모순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똑같이 '미래의 전문의'가 될 이들이 한국 의료를 희망과 절망의 양극단에서 바라보는 건 왜일까. 의대 열풍과 의료대란 사이를 관통하는 용어는 기득권(旣得權)이다.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이 이미 차지한 권리나 권익을 말한다. 없는 사람은 갖고 싶고, 가진 사람은 뺏기기 싫어한다는 점은 기득권의 특징이다. 면허라는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결국 선정산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S사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큐텐의 지속적인 사태악화와 환경변화 등으로 부득이하게 선정산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S사는 셀러들이 아직 정산받지 않은 매출을 채권화한 뒤 매입해 셀러들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추후 이커머스에서 판매대금을 받아오는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운영했다. 셀러들의 자금경색을 해결해줄 '포용적 금융'으로 임팩트투자사나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러나 티메프 사태에서 미정산 피해를 한꺼번에 떠안으면서 가장 먼저 무너졌다. 피해는 S사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정산 스타트업을 비롯해 PG(전자지불결제대행)사, 소상공인·중소기업 셀러들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을 떼인 상태다. 티메프가 극적으로 회생해 대금을 정산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손실을 버틸 체력이 없으면 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7일 '제2의 티메프'를 막자며
#. 2021년 5월 초 미국은 한국 외교관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한국에 인공위성 등 정찰자산을 보완할 역량이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를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이 집요하게 확인하려 든 게 우리 우주정찰 역량이었다. 외교부 내 대표적 '북미통'으로 꼽히는 1급(실장급) 고위인사가 지난달 말 기자와 점심 자리에서 밝힌 뒷이야기다. 한국에 적용되던 미사일 지침(사거리 800㎞ 제한)을 해제하더라도 우주에서 지구를 관측할 눈이 없으면 북핵 위협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그해 5월21일 해제됐다. 우리 외교관들이 2년 넘게 물밑에서 소통해 온 결과였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총 5차례에 걸쳐 개정되고 종료됐는데 주목할 점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직후 들어선 신임 행정부가 우리 정부와 전향적 협상에 나섰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한 지 10개월 뒤인 2017년 11월 '3차 개정'(최대사거리 800㎞,
"9억원 이하로는 힘들어요. 9억원 좀 넘게 내놓은 집주인들도 최근에 안 판다고 거둬들여서 매물이 없어요. " 서울 변두리, 외곽 경기도에 집을 구하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인근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공인중개사들이 하는 말은 비슷했다. 경기도 구축이라도 전용 84㎡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이제 구하기도 어렵고 9억원이 넘어도 집주인이 더 오르길 기다리는 추세란다. 아파트 가격이 날뛰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9주 연속 상승세고 최근 수도권도 지난해 9월 셋째 주 이후 45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통상 시세보다 싼 아파트 청약을 기대했지만 '로또'보다 당첨되기 어렵다. 집값을 부채질한 원인이 무엇이냐에 대한 논쟁도 불붙었다. 신생아특례 등 정부가 정책 대출을 남발하면서 시장을 들쑤셔 집값을 자극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실제 신생아특례 집값 기여도는 낮다는 분석이 수치로 설명된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 절반 이상이
"육아휴직 1년6개월 되긴 할까요?" 340만 회원을 보유한 임신·출산 관련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엔 "멍청한 싸움들 그만 하고 해야 될 일 좀 하지", "기한 안에 못 돼서 폐기된 거 아닌가. 혈세로 월급 받고 일 참 못한다", "기대 접었다. 희망고문이다" 등 워킹맘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기자의 지인인 30대 워킹맘도 육아휴직 연장 여부가 최대 관심사라며 법안의 동향을 물었다. 육아휴직 1년과 1년 반은 천지 차이라 했다. 그는 "육아휴직 연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1년 반으로 연장되면 애를 낳을 만할 것 같다.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육아휴직을 현행 1년에서 6개월 더 늘리는 방안은 정부가 2022년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최초 발표했고, 이듬해인 2023년 1월 고용노동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같은 해 2월 해당 내용을 담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남녀고용평등법)'도 발의됐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18일 단 한 차례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됐을 뿐, 21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AI(인공지능) 기술발전의 이면에서 나타나는 저작권 침해나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얼굴합성) 문제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이 AI 규제마련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세계 최초 AI규제법으로 불리는 'EU AI법'을 최종 승인했고 미국·중국·일본도 AI 안전문제에 대비하고 산업적 성장을 진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기본적인 방향조차 설정하지 못했다. 논의가 늦어질수록 주요국들과의 기술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국내에서 'AI기본법'은 2020년 21대 국회 때 처음 발의됐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이번 22대 국회에서 6건의 법안이 새로 발의됐지만 논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 AI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윤리·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선다. AI기본법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