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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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죠"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발이 진행 중인 포스코 그룹 임원의 말이다. 정치권에 기댄 인사들이 차기 수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현실에 대한 소회였다. 2000년 민영화된 뒤 2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포스코는 정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정권의 부침에 따라 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때가 많았다. 내년 3월로 두 번째 임기를 마치게 되는 최정우 회장의 경우가 이례적이다. 대통령이 바뀐 뒤에도 잔여 임기를 모두 채운 첫 번째 CEO가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종종 정치적 영향을 받으면서도 포스코는 변화하고 성장했다. 2030년 그룹 매출의 40%를 비철강분야서 발생시키게 하겠단 비전을 발표한 2018년만 하더라도 포스코그룹은 철강사로만 인식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주식시장에서 지주사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 대표 종목으로 분류된다. 2021년 기존 포스코는 지주사(포스코홀딩스)와 철강사업회사(포스코)로 분할했다. 그룹 회장은 단
금융당국이 최근 벤처투자업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시 교육이 논란이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스타트업이 벤처투자조합이나 개인투자조합에서 투자를 받으면 각 조합의 조합원 수를 모두 파악해 총 50인이 넘으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하면서다. 법이 갑자기 개정된 것은 아니지만 벤처투자업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조합 1개면 그 자체가 1인인줄 알았다는 것이다. 벤처투자업계가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사모펀드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로 분류돼 50인 산정 등 규제에서 예외를 적용받아왔기 때문이다. 같은 사모 방식인 벤처·개인투자조합도 동일한 것으로 해석해왔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통상 사모펀드는 '신탁'을 결성해 법인격이 부여되나 벤처·엔젤펀드는 '조합'이어서 법인격이 없다"며 원칙을 내세웠다. 그러나 벤처투자업계는 "조합이나 신탁이나 출자자들이 자금운용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동일한데 조합에만 법인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벤
"나라가 망하지 않은 한 괜찮다고 했다." 홍콩 H지수(HSCEI)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주가연계증권) 투자자의 원성이 높아진다. 2021년 H지수는 평균 약 1만선을 유지했으나 최근 지수가 5592.76로 폭락했다. 이대로 내년 상반기 상품 만기(3년)가 도래하면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된다. 이미 만기가 짧은 상품은 45%의 손실이 발생했다. 은행권에서만 내년 상반기 9조2000억원 규모의 만기가 전망된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은행이 상품의 위험성을 잘 모르는 고객에게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현장조사에 돌입했고, 이미 몇몇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익의 상한은 한정돼 있고, 손실은 100%까지 볼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팔았다면 큰 문제다. 고객에게는 불완전판매에 보상이 필요하다. 또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고객이 많은 은행에서 고위험상품 판매가 맞냐는 것도 논의해 볼 문제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이 곧 불
"지방은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데 국비는 남아요. 정부의 친환경차 목표만큼 전기차를 팔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국내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가 올해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세에 대해 남긴 말이다. 국내 전기승용차 누적 등록 대수는 올해 1~11월 기준 10만4858대로, 전년(11만6419대)보다 9.9% 감소했다. 고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전기차에도 불똥이 튀었다. 신기술과 값비싼 배터리로 무장한 전기차는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일반적으로 비싼 편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이같은 가격 차이를 줄여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 의의를 둔다. 최근 전 세계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각국이 보조금을 축소하는 추세지만 한국은 아직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9월부터 보조금 규모를 확대했는데, 가라앉던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달 소폭(1.7%) 늘었다. 전기차 전환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완성차업계에서는 보조금 집행 방식이 아쉽다
첫돌이 지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면서 육아 가정들의 숨가쁜 아침 일정에 대해 매일 보고 듣는다. 특히 우리처럼 직장 어린이집도 없고, 가까운 어린이집을 구하지 못한 맞벌이 가정에 관심이 많이 간다. 가까이 사는 부모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아이를 아침부터 차량에 태워 다른 동네 어린이집에 직접 바래다 주거나 유모차를 끌고 다른 단지까지 데려다 주는 부모들은 매일 아침이 전쟁이다. 이게 몇 개월 정도만 버티면 해결되는 일이라면 꾹 참고 견뎌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수년을 이렇게 보낼 수밖에 없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어린이집 대기번호를 받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10번대 대기 순번이 앞당겨졌는지 확인해보면 되려 순번이 뒤로 밀려 있다. 다자녀가구 등이 우선순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얼마나 기다리면 되는지 물으니 현재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거나 먼 곳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 이상 빈 자리가 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명품을 사는 것이 한때 유행처럼 번졌다. 2013년 관세청이 수입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는 병행수입품에도 통관인증표지를 부착할 수 있게 하면서다. '병행수입≠가품'이라는 인삭과 함께 e커머스 시장 성장이 맞물리며 온라인 명품시장은 커졌다. 같은 상품을 비싼 가격을 주고 백화점에서 사는 사람은 바보라는 말도 나왔다.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자 2030세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명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명품시장이 활성화될 때 백화점은 망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명품 쇼핑 플랫폼의 성장은 오히려 명품시장 저변을 넓혀줬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를 이렇게 평가한다. 지속적으로 불거진 가품논란, 반품비용, 불공정약관, 미흡한 대처 등의 문제가 누적되면서 온라인명품시장은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다. 한번 명품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는 발길을 돌려 백화점으로 몰려들었다. 백화
"당연히 폐기됐어야 하는 법입니다. 솔직히 정치싸움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래선 안됩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담당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오랜 논쟁에 지칠대로 지친 그는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다"고 덧붙였다. 경제 단체와 기업인들이 직·간접적으로 국회를 찾아간 것만 수백번은 넘을 것이라고 한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8일 국회 재표결을 거쳐 결국 폐기됐다. 이 같은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란봉투법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 됐고 결국 통과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는 무산됐다. 본회의 직회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판까지 거쳤다. 대통령 거부권은 마감 기한을 하루 앞두고 행사됐다. 결과적으로 재계의 요구대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진 않았지만 문제는 과정이다. 노란봉투법이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렀다는 지적이다. 재계는 노란봉투법 도입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 내 처리되지 못한 내년도 예산안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9일)까지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야는 양당 원내대표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2+2 협의체'를 통해 오는 2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제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8일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12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합의문에 따라 여야는 오는 11일부터 30일 간 임시국회를 연다.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20일과 28일, 내년 1월9일 열린다. 문제는 2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여야의 약속에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예산안 자체에 대한 여야 간 의견차도 작지 않다. 여야는 약 한달 동안의 논의 과정에서 R&D(연구개발), 원자력 발전·재생에너지, 지역화폐, 정부 특수활동비 예산 등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
윤석열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 간의 만남. '핫한' 이들인만큼 한 자리에 모일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과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을 찾아 떡볶이, 빈대떡, 비빔당면 등을 시식한 것도 그 중 하나다. 이날 시장 방문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EXPO)'의 유치는 불발됐더라도 부산 경제 발전에 계속해서 힘쓰겠다는 뜻을 담았다. 취지는 좋았지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총수들을 너무 자주 호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 다시 윤 대통령이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동행해 네덜란드 국빈방문에 나섰다. 두 나라 간 '반도체 협력' 확대가 목표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의 윤 대통령의 역할을 바라는 이들이 많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 관계의 중심축"이라며 반도체 동맹 강화가 방문 목적이라고 콕 집어 밝혔다. 오는 13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에선 선거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특히 비례대표제를 20대 국회까지의 병립형으로 되돌리느냐, 21대 국회에 적용됐던 준연동형 제도를 유지하거나 또는 권역별 연동형 제도 등으로 나아가느냐의 문제를 두고 정치권이 갑론을박 중이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47석(21대 국회 기준)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반면 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에 정당 득표율을 연동하기 때문에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못 낸 소수 정당에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준연동형은 전체 비례대표 의석 중 일부는 연동형, 일부는 병립형을 따르는 구조다. 이를 놓고 여야 원내대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병립형 회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 내 논의는 쉽게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공약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거대 양당 정치 구도를 깰 수 있는 정치개혁을 약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떠날 거란 우려는 잠잠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3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4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고 순매수 규모는 지난 1월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많았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을 빨간 글씨로 강조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평시에 공매도 전면 금지를 한 건 우리나라가 처음이라 국내외 학자들 사이에선 우리나라 사례가 공매도 연구의 좋은 표본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선용, 포퓰리즘, 왜 갑자기란 물음표가 여전하지만 공매도 금지 상황에 다들 순응해 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공매도 금지 이유였던 제도 개선 과정은 아직 의문이 따라붙는다. 공매도 금지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정부의 제도 개선 방향이 성에 차지 않는다. 정부가 개인과 기관·외국인간 거래 조건을 동일하게 맞추겠다고 했지만 △시장조성자 공매도 금지 △공매도 담보
"고금리 장기화로 민생이 어렵고 부문 간 회복속도 차이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꽃샘추위 상황입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당시의 복합 경제 위기는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란 의미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COVID-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촉발한 '3고(高) 시대'를 겪으며 이제야 바닥을 찍고 최악은 탈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23년 말 현재 체감경기는 여전히 팍팍하다. 물가는 4개월째 3%대다.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대표 서민음식이라는 삼겹살로 4인 가족이 외식 한 번 하려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게 현실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월부터 3.5%를 유지 중이고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는 10월 3.97%로 전달보다 0.15%포인트 올랐다. 고물가·고금리에 사람들이 지갑을 안 여니 경제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