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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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에서 생후 33개월 아이가 도랑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9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이송을 거부 당해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돌고 돌다 결국엔 참사로 이어지는 소식을 벌써 몇 번째 듣는지 모른다. 이같은 '응급실 뺑뺑이'는 소아응급상황일 경우 더 심각해진다고 하니 아이가 있는 부모 입장에선 혹시 지방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거나 경험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정부는 지방의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5년간 연 2000명의 의사를 증원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의사들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응급의료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고, 응급상황이 아닌 경증환자들도 응급실부터 찾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사실 정부와 의사 양측의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런 만큼 대화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날까지 양측이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하지만 이번 의료개혁의 본질을 따져가기 시작하면 결국 지방소멸 문제로 연결
"정부에서 요구하는데 어쩔 수 없죠. 하지만 폭리를 취한 건 절대 아닙니다."(대형 식품기업 임원) 요새 식품업계의 화두는 단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다. 인플레이션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물류, 원자재를 비롯해 전기·가스 요금까지 안오른게 없다. 한 마디로 라면 하나를 만드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지만 예전만큼 팔리진 않는단 얘기다.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장바구니 물가를 의식한 정부가 식품 업계에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나눠지도록 하면서 '단가 인하' 압박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요구는 더 거세졌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식품업계로 쏠렸고, 인플레이션 효과를 누려 폭리를 취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주요 식품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번짓수가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내수가 아닌 해외 시장
얼마 전 제사가 있어 오랜 만에 친척들과 만났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된 대화는 취업, 결혼, 출산 등 '잔소리 3종세트'를 거쳐 제사상에 다달았다. 사과와 배 등 과일값이 너무 비싸다는 얘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사과와 대파로 대표되는 농산물 물가가 밥상 민심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여당 한 후보는 '대파 한 뿌리' 발언으로 논란을 키우고 야당 대표는 현장 유세 때마다 대파를 흔든다. 정부도 바빠졌다. 재정과 세제를 포함한 정책 도구를 총동원하고 있다. 15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농축산물 납품단가·할인 지원을 위해 투입하고 과일 할당관세 품목도 24개에서 29개로 확대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직원의 '물가지킴이'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문제는 방법이다. 가격이 비싸면 수요가 줄어 가격이 내려가는 게 보통이지만 정부 재정 지원이 수요와 가격을 떠받는 형국이다. 고물가를 지적하면서도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풀자'고 주장하
4.10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국회의원 후보들이 점점 더 바빠진다. 기자가 만난 한 국회의원 후보는 지역구에 있는 시민단체와의 간담회 등 10개 이상의 일정을 하루에 소화하기도 했다. 그의 일정 중엔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늘봄학교 확대 정책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이 오후 8시까지 학교에 머물며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올해부터 확대 시행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그동안 하교한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 등을 수행해 왔는데, 늘봄학교 확대 시행 이후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부모가 줄었다는 것이다. 늘봄학교는 분명 맞벌이 학부모들을 돕는 좋은 취지의 정책이지만 피해를 보는 곳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 후보에게 호소해 문제가 반드시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입법기관이자 예산 심사권자인 국회의원이 관련 정책에 관심을 갖는다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부분의 국회의원 후
지난 20일 열린 삼성전자 제 55기 정기주주총회.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을 포함한 사장급 사업부장들까지, 총 13명의 주요 경영진이 주총장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주주들의 다양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해 소통에 목마른 주주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같은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올해 비로소 마련됐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법무부가 지난해 말 완전 전자주총 시행 근거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완전 전자 주총은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없앤다는 점에서 주총 현장에 오기 힘든 주주들의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장점이 있다. 주주들이 더욱 편리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기업 입장에선 오프라인 행사 진행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 그러나 1년에 딱 한번 주주들이 공식적으로 경영진을 대면하고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 특성상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주주 질문을 선별해 답하게
4월 총선 후보 등록이 22일 마무리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0% 넘는 현역 의원이 교체됐단 이유로 이번 공천을 '혁신공천'이라 불렀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 중 다수가 단수공천을 받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중 상당수가 하위평가 페널티를 안고 경선에 임해 패하거나 경선 기회조차 못 받고 컷오프(공천배제)되기도 해 '비명횡사'란 평가도 있었다. 둘 중 뭐가 맞을까. 두 달 넘게 진행된 공천 과정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됐던 지역 가운데 하나가 서울 강북을이었다. 이 곳 현역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말 진행된 의원평가에서 '하위 10%'에 속했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힌 지난달 20일이 사태의 시작이다. '미스터 쓴소리' 박용진 의원이 공천에서 최종 탈락하기까지 적용받은 경선규칙(룰)에는 의아한 점이 있다. 국민과 지역 당원 의사를 물어 결선투표를 진행했음에도 1순위자 낙마시 차점자에 공천 승계가 되지 않는다는 걸 납득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타 지역구에선 공
4·10 총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정책보다는 정쟁에 골몰한 선거 국면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가상자산 공약을 내건 점이 눈길을 끈다. 비트코인 1억원 시대가 열리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자 여야가 적극적인 정책 약속으로 호응하고 나섰다. 마침 총선 10일 뒤 4번째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하는 점도 가상자산 공약의 명분으로 작용했다. 정치권이 규율도 방치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머무른 가상자산을 제도화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건 의미 있는 진전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가상자산 공약은 대동소이하다.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을 위한 입법 완수, 토큰증권 활성화 기반 마련, 가상자산 발행 허용 검토 등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반길만한 내용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는 물론 발행까지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국 증시 상장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자 "선물 ETF는 허용되나 현물 ETF 투자는 자본시장법 위반"
알리바바는 2006년 중국 시장에서 이베이를 몰아냈다. 알리바바는 당시 전자상거래 기업의 주요 수익 모델인 중개수수료를 과감하게 없앴다. 손실이 계속됐지만 알리바바는 무료수수료 정책을 지속했다. 결국 경쟁업체 이베이는 버텨내지 못하고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알리바바는 소비자가 제품을 검색하면 화면 상단에 노출해주고 광고료를 받는다.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은 구글이나 네이버와 가깝다. 여러 사용자를 모으고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노출해주는 대가를 받는 식이다. 광고를 수익 모델로 삼게 되자 알리바바는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와 경쟁하게 됐다. 알리바바로 접속하는 상당수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를 통해 알리바바로 들어오자 알리바바는 바이두를 차단했다. 알리바바는 이후 온라인상거래 제품 검색을 위해서는 당연히 접속해야 하는 플랫폼이 됐고 2022년 핀둬둬 그룹의 테무가 출범하기 전까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80~90% 점유율을 유지했다. 알리바바는 2013년 경쟁사인 텐센트의 커뮤니케이션
전 세계가 주목하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비방과 막말로 얼룩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으로 이번 대선도 막말이 오가는 네거티브(negative·부정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이미 예상은 했지만, 현재 선거 유세 현장에서 들어오는 막말과 비방 수위는 이를 뛰어넘는다. 2020년 대선 당시 비교적 점잖게 대응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마저 비방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 유세'란 후보자가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유권자가 있는 지역을 돌며 자기 의견 또는 소속 정당의 주장을 홍보하는 행위를 뜻한다.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자신의 공약을 자세히 설명하고 설득해 지지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대선 유력 후보들의 선거 유세는 경제 정책 등 국가 발전을 위한 공약 설명보다 경쟁자에 대한 비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이코', '피바다', '바이든은 멍청한 대통령' 등 이전보다 거센 막말을 쏟아내며 리턴매치(재대결)가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건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저희도 속수무책으로 손 놓고 있진 않습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들이 중국의 추격에 대해 물으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비(非)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보다 22.3%포인트 높은 34.6%였다. 올해 1월 비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도 중국 CATL이었다. 내수도 탄탄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크다. 이는 K배터리 위기론의 근거가 됐다. 세세히 살펴보면 국내 배터리 기업의 현주소는 위기론과 거리가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 가운데 3개사가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다. 매년 가파른 외형 성장세도 이어간다. 전기차 시장이 위축돼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하나, 올해도 하반기부터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일찌감치 중국의 추격을 대비해
"밸류업으로 2700 돌파" 코스피지수가 23개월만에 2700선을 돌파한 이달 14일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이다. 이날은 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자들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한다고 밝힌 날이기도 하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투자지침서라 할 수 있는데 기업들이 밸류업에 노력한 부분도 반영하도록 방향이 정해졌다. 이렇게 되면 기관투자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에 밸류업 참여를 독려할 수 있게 된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관투자자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은 "밸류업 방향성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조(兆)원 단위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의 지지를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앞으로 주가 방향성이 크게 엇갈리게 된다. 주가 뿐 아니라 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밸류업에 따라 차별화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
'단 한번의 세안으로 피부결을 바꾼다.' '앰플만 발랐을 뿐인데 관리 받은 것처럼 하얘져요!' 소셜미디어(SNS)에서 떠도는 화장품 광고 문구다. 단 한번의 세안으로 피부결을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광고는 달콤하지만 현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화장품 제조회사의 기술력에 힘입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능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은 준비됐으니 제품 기획력과 마케팅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것도 가능해졌다. 브랜드마다 SNS 등을 통해 광고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유명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 인플루언서도 홍보 대열에 합세하면서 화장품 광고는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당 광고를 단속하고 있지만 SNS를 통해 워낙 광범위하게 노출되다보니 모니터링하는 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그러는 사이 일반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