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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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2030 세대를 소환하고 있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여야 모두 청년에 대한 몰이해만 드러내고 있단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2030 세대를 겨냥한 새 현수막을 공개했다가 '청년 비하'라며 역풍을 맞았다. 민주당은 최근 각 지역위원회에 현수막 게시를 지시하는 공문을 보내며 4가지 문구를 지정했다. '11.23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이다. 민주당은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 세대의 특성을 담았다며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구는 민주당이 청년을 보는 편협한 시각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청년이 정치에 관심이 많지만 표를 던지고 싶은 정치인이 없어서 투표장을 가지 않는 현실, 열심히 노동해도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현실, 연애와 결혼 등에서 청년이 부딪히는 고민 등을 전혀 담지 못했단 것이다. 국민의
한국 스타트업 중 해외에 나간 기업은 전체의 약 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싱가포르, 80% 수준인 이스라엘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는 스타트업 육성이 시급하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아산나눔재단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 연구한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나온 결과다. 보고서는 한국과 글로벌 국가 간 스타트업의 창업·자본·인재의 양방향 이동이 얼마나 원활한지 나타내는 '글로벌 개방성(연결성)'에 있어서 한국의 경쟁력 수준을 분석했다. 한국은 대부분의 요소가 글로벌 선도국에 비해 열위에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만 봐도 상당수가 내수 시장 중심이다. '우물 안 개구리'로는 성장 잠재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합당한 말이지만, 비전과
"마지막 키스는 담배 향기가 났어. 씁쓸하고 애달픈 향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에서는 일본 'X세대'의 첫 사랑 이야기가 1999년 일본의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히트곡인 '퍼스트 러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얼핏 '러브레터'와 같은 1990년대의 서정적인 일본 영화를 연상케 하는 복고풍의 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건 군대와 중국에 대한 묘사다. 극의 남주인공은 자위대원이다. 군대를 가질 수 없는 나라 일본에서 그는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며 시대 착오적이라는 시선을 받는 소외된 인물상으로 그려진다. 그런 이해받지 못하는 남자를 고교 시절부터 사랑했던 여주인공은 도시로 유학온 대학생이다. 그런데 그녀의 룸메이트인 중국 여성은 유독 시끄럽고 주변에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 마치 주인공 커플의 밀월을 방해하는 존재처럼 그려진다. 극중 설정이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상황을 연상케 하는 이유다. 1990년대 대중매체라면 극우 논란이 거의 자동적으로 따라 붙는 자
"민·관 합동으로 기업을 밀어줘도 모자랄 시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규제가 쏟아져 나오니…" 최근 만난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심화하는 정치권의 기업 압박에 대해 우려했다. 세수 부담이 커진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내놨다. 이제 막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는 기업에 족쇄를 채우는 것보다는 각종 인센티브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기업 관련 법령이 반기업적이라는 지적은 매년 도돌이표처럼 반복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노란봉투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데다 횡재세 논의까지 시작되면서 '기업 억누르기'가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정치권의 논의대로라면 기업들은 1년 내내 확대된 안전 관리 책임과 늘어난 노사분규에 시달려야 한다. 추가 이익에 따라붙는 세금은 덤이다. 한국 기업들이 지고 있는 부담은 이미 선진국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5학년도 입학정원부터 늘리기 위해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희망 증원 규모를 제출받았다. 이 규모만 2000명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0~3000명대 의대 정원을 대거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반면 의료계는 대규모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한다. 최근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의대 증원, 필수의료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는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하는 협상단장을 의대 증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의장으로 새로 선출했다. 이전 협상단장이던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의사 수 증원보다 진료수가 인상 등 필수의료 살리기 방안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한다. 이를 의식한 정부는 지난달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지역·필수의료 진료수가 인상, 형사처벌 부담 완화, 의료배상 책임보험 가입
경남 사천시 50~70대 어르신 300여명이 서울 여의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6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 조기 개청을 위한 국회 토론회. 우주항공업계 종사자도 아닌 이들이 국회를 찾은 이유는 '지역의 생존' 때문이다. 인구 10만명, 지역소멸 1순위로 꼽히는 사천 지역민에게 우주항공산업 육성은 지역경제를 되살릴 '절박한 과제'였다. 한국은 국토 11.8%에 인구 50.6%가 몰려 산다.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사람들은 서울로 향했고, 자본은 수도권으로 집중됐다. 당시 수도권 인구는 전 국민의 20%였다가 2020년대 50%를 넘었다. 경제력 3분의2, 국세수입 4분의 3 등 자본도 수도권에 쏠려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집적도다. 우주청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넘어 '다극화 체제'에 기여할 수 있다. 대전은 R&D(연구·개발)와 인재육성, 경남과 전남은 각각 인공위성과 발사체(로켓) 산업 분야 경쟁력을 지닌다. 지역소멸과 그에 따른 국가 위기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SK의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 경영의 시사점' 토론회. 사회를 보던 채주엽 변호사가 덜컥 의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토론회가 시작하고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자리를 지켜줘 고맙다는 말이었다. 그는 "국회 토론회에 여러 번 와봤는데 이런 장면은 처음이다.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다녀야 겠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이 토론회에 있는 것, 당연한 일이 감사한 일로 여겨지고 있었다. 국회에서 의원 이름을 내건 토론회는 매일 대여섯개 정도 열린다. 하지만 직접 가보면 그 의원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대다수는 토론회 시작 전에 긴 인사말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사라진다.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렇다 보니 토론자들끼리 머쓱잖게 인사를 나누는 일도 흔하게 벌어지곤 한다. #"상 받았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언론사나 시민단체에서 소위 '우수의원'을 선정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재활용요? 언젠가 스터디 할 수 있겠지만, 삼원계(NCM·NCA)가 우선이죠." 이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있어 삼원계 부문이 먼저 자리 잡은 후에 LFP 부문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 대부분의 입장이 이와 비슷하다.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재활용'은 필수적인 요소다. 삼원계 기준 니켈, 코발트, 망간과 같은 값비싼 광물의 경우 재활용을 통해 90% 이상 회수할 수 있다.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모빌리티'로 거듭나는 데 있어 핵심적 개념인 셈이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관련 사업에 나서는 이유다. 문제는 LFP 배터리의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는 데에 있다. 저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며 국내 배터리 3사가 향후 3년 내 LFP 양산을 계획하는 등, 공급이 늘어날 예정이지만 재활용 기술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LFP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도 폐배터리를 그냥 매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뭐가 제일 잘 팔려요?" 구매 대상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흔히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판매자는 "요즘은 이게 제일 잘 나가요" 등의 답변을 한다. "그건 알려드릴 수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판매자가 있다면 고객은 "장사를 뭐 이딴 식으로 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이게 자연스럽게 용인되는 시장이 있다. 바로 아파트 분양시장이다. 어쩌면 전재산일지도 모를, 수억원대의 돈을 한꺼번에 쓰면서도 수요자들은 어떤 아파트가 얼마나 잘 팔리는지 알 수가 없다. 현행법상 민간 아파트 사업장에서는 분양 계약률을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이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서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언뜻 보면 모든 아파트가 다 잘 팔리는 것 같고 지금이라도 얼른 분양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난 8월 분양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200여 가구가 안 팔린 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하면서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이 얼마나 가능할지 보여주는 지표다.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을 때 얻을 수 있을 최대 성장치다. 한국은행도 5년 단위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데 2022~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보고 있다. 한은은 연말쯤 잠재성장률 다시 공개하는데 기존 전망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 2분기 기준 0.7명으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본 수치(지난해 기준 0.78명)보다 더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건전재정을 강조한다. '돈풀기'라는 대증
택시기사들의 '주적'으로 꼽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호출 앱시장 점유율은 95%다. 가맹택시 기사들은 다른 앱을 써봤자 손님이 거의 오지 않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카카오T를 쓰며 수수료를 뜯긴다고 말한다. 비가맹 기사들은 가맹택시에만 양질의 콜을 몰아준다며 카카오가 '기사 차별'한다고 역정을 낸다. 정작 기사들은 지금 카카오T의 위상을 만든 게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한국 모빌리티산업이 택시호출이라는 좁디좁은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들의 실력행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렙, 우버 같은 외국산 차량공유 서비스는 앞장서서 반대하고 타다 같은 토종 혁신서비스는 정치권의 힘을 빌려 청부살해했다. 여러 업체의 카풀사업 역시 택시기사들의 반대로 좌초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택시 외 모빌리티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다면 지금과 같은 카카오의 지위남용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히려 택시인력이 다른 업종으로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해 더 많은 '당근'을 내놓으며 기사들의
국내 건설사 3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 주력사업인 주택건축사업이 '돈'이 되지 않았다. 인건비와 자재비는 치솟고 금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시행사나 조합은 공사비를 줄이려한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택 부문 매출액은 그런대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대부분 줄었다. 주택건축사업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영향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고금리와 건설자재비 상승 등으로 주택건축사업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고, DL이앤씨는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업종이 매우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치열한 수주전에서 이겨 건물을 지었는데 '본전'도 못챙기는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에 'KT 판교 신사옥'을 지은 쌍용건설은, 건물을 다 짓고 손해를 보게 됐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7월부터 KT에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 171억원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했지만,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 변동 배제 특약'(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