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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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용 과천시장이 '세번째' 주민소환 대상에 오르게 됐다. 과천에 있는 관문체육공원 이름처럼 주민소환이 과천시장이라면 한번은 거쳐 가야 하는 '관문'이 됐다. 신 시장에 앞서 여인국(2011년), 김종천(2021년) 두 전임 과천시장은 주민소환 대상이 돼 투표까지 치렀다. 신 시장을 '세 번째'라고 한 이유다. 관련법이 시행된 2007년 이후 전국에서 기초단체장이 소환대상이 돼 주민투표에 부쳐진 것은 모두 4번이다. 이 중 절반이 과천시장이니 "또 주민소환이냐", "과천시장 연례 행사인가", "이 정도면 남용 수준"이라는 말이 지역사회에 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은 지역 유권자 15%의 서명이 있으면 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투표가 결정되면 단체장은 직무정지가 된다. 과거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결과는 어땠을까. 여 전시장 당시는 투표율 17.8%, 김 전시장의 경우 투표율 21.7%로 모두 유권자의 1/3을 채우지 못했다. 투표함을 열어 표를 세
"툭하면 사퇴하라 소리 하는 분들 계신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하면 1년 365일 내내 대표가 바뀌어야 한다." 지난 22일 이른바 '공천 물갈이' 등 총선 공천 논란과 관련한 당내 일각의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답변이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라고 적는가 하면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고 쓰며 인적 쇄신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이재명 대표의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는 말이 여의도에서 나오고 있다. 2022년 8월 민주당 당대표직을 맡은 뒤로, 이 대표는 직접 나서서 말하기보다는 남의 말을 듣는 쪽에 가까웠다. 내부에서 불만이 표출되거나 이따금씩 사퇴 요구가 불거질 때면 침묵으로 일관해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곤 했던 그다. 오죽하면 이 대표와 면담을 하고 나온 의원들이 하나같이 '듣기만 하셨다' '고개만 끄덕이셨다'고 말할 정도였다. 누군가는 예전의 '사이
"가장 약한 고리요? 당연히 음극재죠." K-배터리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 돌아오는 답이다. 이차전지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동박) 중 가장 외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복수의 국내 기업들이 달라붙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다른 소재들과 달리, 음극재는 거의 포스코퓨처엠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극재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나라는 다름 아닌 중국이다. 주 원료인 흑연의 중국 생산 비중은 80%에 달한다. 자동차 배터리용 음극재 부문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80% 이상인 이유다. 원료를 독점하고 있고, 인건비뿐만 아니라 전기료까지 싸기 때문에 애초에 게임의 룰이 중국에 유리하게 짜여 있다. 다른 국내 기업들은 사업에 뛰어들 엄두도 못 내왔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은 14년째 뚝심 있게 음극재 사업을 밀고 있다. 2030년까지 지금의 4배가 넘는 37만톤의 음극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중국산 흑연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도 계속한다. 천
공사비 인상 소식이 전국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들려온다. 눈을 씻고 다시 볼만큼 높은 인상률이다. 3년 전 대비 60~70% 대 공사비 인상이 '트렌드'라는 말까지 나온다. 급격한 공사비 인상은 3~4년 뒤 집값이 폭등하는 원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높은 공사비는 분양가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 아울러 시행자가 무리한 공사비 증액 요구를 거절하고 사업을 포기하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다. 공급부족도 가격이 오르는 요인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 부산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에 공사비를 3년 전에 계약한 3.3㎡당 539만9000원에서 926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 초고층 아파트 공사 난이도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공사비를 기존 2조6363억원에서 4조775억원으로 올려달라고 조합에 요청했다. 3.3㎡당 공사비가 54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51.2% 오르는 셈이다
"곧 감옥갈 확률이 99%인 사람이 당을 만들고 출마까지 노린다. 무슨 정치적 맥락 다 떼어놓고 봅시다. 설득력이 있나요?" 얼마 전 만난 한 국회 관계자는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이미 자녀 입시 비리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만 피한 상태인 만큼 정치에 뛰어드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이 같은 항간의 비판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신당은 "소수의 정치 검찰로부터 권력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려는 운동을 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자신은 검찰이 자행한 부당한 수사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과연 부당한 수사였을까.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을 것이다. 그런데 법원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은 진지한 반성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사회적 강약을 좌우하는 것은 비단 경제력만이 아니다. 정부의 의대증원 계획에 반발한 의사집단이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수많은 직역단체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순식간에 고립되는 것을 보면 그들의 경제적 지위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은 지극히 미미하다는 게 실감난다. 흔히 '떼법'이라고 칭하는 행위들은 기본적으로 다수의 힘이 바탕이다. 법과 규칙, 올바른 절차를 좀 무시하더라도 집중된 힘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아무리 정교한 논리를 가져오거나 명망 있는 로펌을 선임한들 의사 수로는 힘을 내기 어려운 까닭이다. 반면 모빌리티업계는 '다수의 힘'이 작용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수요가 공급을 만들고 구태서비스를 혁신 스타트업들이 대체한다는 기본적인 시장원리도 작동하지 않는다. 혁신서비스 '타다'는 시작과 동시에 온갖 음해에 휘말리며 좌초했다. 몇 년이 지나 해당 기업과 관계자들에게 죄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대중에게 열광받던 서비스는 죽은 지 오래다. 최근 또
기자 초년생 법조팀 시절 강력부 검사에게 들은 이야기다. 선진국 일본이 실패한 것 중 하나가 마약 단속이라고 한다. 거대 폭력조직인 야쿠자를 중심으로 유통되는 마약을 잡지 못해 지금은 잡을 생각보다 마약사범이 더 늘어나지 않게 관리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만화·웹툰 산업 규모를 2027년까지 4조원으로 키우고 수출 규모도 2억5000만 달러까지 키우겠다고 한다. 만화·웹툰을 주제로 '칸 영화제' 같은 세계적인 대표 축제도 신설하는 등 만화·웹툰계에서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이 탄생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웹툰 종주국에서 드디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력 양성, 예산 지원 등 산업 규모 확대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웹툰 불법 유통 방지에 대해선 원론적인 대책에 그쳤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웹툰 불법 유통을
'여의도 재건축 1호' 타이틀을 달고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환급금'이 최소 1억원, 최대 6억원까지 추산됐다. 종상향으로 용적률이 600%까지 높아지면서 사업성이 개선됐다는 게 서울시와 조합의 설명이다. 실제로는 '강남급'으로 비싸게 책정한 일반분양가로 사업에 필요한 돈을 상당 부분 충당하겠다는 구상이 반영된 계산이다. 18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 주택형별 조합원 추정 분양가는 △59㎡ 12억5900만원 △84A㎡ 17억6400만원 △84B㎡ 20억9800만원 △110A㎡ 23억800만원 △110B㎡ 22억6600만원 △119㎡ 24억8000만원 △139㎡ 28억2200만원 △149㎡ 30억3100만원 △221㎡ 44억6300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일반분양가와 조합원 분양가의 차이가 크다. 여의도 한양 전용면적 59㎡ 일반분양가가 15억7400만원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최근 분양에 나선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어차피 선거 결과는 공약이 좌우하지 않아요." 한 야권 정당에서 정책과 공약을 담당하는 한 실무진의 말이었다. 담당자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본인도 머쓱해했지만 "여러 차례 선거를 경험해보니 이게 사실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많은 정치권 인사들은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로 구도 60%, 인물 30%, 그리고 시대 정신과 맞물린 이슈 10% 남짓 정도를 꼽는다. 유권자들이 공약을 보고 투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치권에서 공약은 주로 유권자 눈길을 끌기 위한 용도로 활용된다. 특히 지역 유권자들이 환영할만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라면 여야 가리지 않는다. 최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나란히 발표했던 철도·역사 지하화 공약이 대표 사례다. 민주당은 수도권의 모든 지상철도를, 국민의힘은 주요 도시 중심부를 갈라놓는 지상구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정작 어느 쪽도 수십조원에 달할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지 현실적인 방안
"TSMC는 대만을 지키는 성산(성스러운 산)이죠. 국민 모두가 반도체 1위 기업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최근 대만의 한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고위 관계자가 TSMC의 자국 내 위상에 대해 한 말이다. TSMC는 7만여명의 직원과 수천개에 달하는 협력사 임직원은 물론 언론, 국민, 정계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 그들에게 TSMC 경쟁사의 검증되지 않은 소식이나 부정적인 뉴스는 초대형 호재다. 과장·왜곡을 거쳐 대만은 물론 해외 고객사와 언론에까지 여과 없이 전달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대형 투자나 고용 확대를 발표해도 도덕과 윤리, 환경을 빌미 삼은 딴지 걸기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죄 판결 때에도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경실련·참여연대는 엄벌 촉구 성명을 냈고,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 출장을 떠난 직후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러는 사이 대만의 언
벤처캐피탈(VC) 심사역들은 여느 때보다 바쁜 설 연휴를 보냈다. 연휴 직전인 5일 발표된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 때문이다. 마감시한인 2월20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하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특히, 이번에 완전 개편된 루키리그에 지원하는 신생 VC들은 더욱 분주한 연휴를 보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루키리그에 1000억원 이상의 출자 예산을 배정해 총 1667억원 이상의 루키리그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민간 출자시장에서 대형 VC 편중 현상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중기부의 이번 결정은 투자회수 실적이 미진한 신생 VC에게 큰 도움일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주요 LP(출자자)인 모태펀드가 루키리그 확대에 나서면서 지난해 위축됐던 공제회의 루키리그 출자가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루키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주목적 투자다. 모태펀드가 주목적 투자 대상을 정하는 다른 출자사업과 달리 위탁운용사(GP)가 직접 주목적 투자 대상을 설정해야 한다. 루키
설 연휴 직전 나흘간 187만명의 자영업자에게 총 1조3587억원의 이자 환급(캐시백)이 진행됐다. 1인당 평균 73만원. 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1422억원의 캐시백이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 차이로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둔 은행권이 고금리로 고통받는 고객을 위해 이익의 일부(추정 연간 순이익의 10%)를 내놓은 것은 바람직하다. 은행권에서도 민생금융지원 의미와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환급을 너무 서둘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직접적인 금융 지원에서 누군가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배제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어지는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논란도 필연적이다.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공정한 원칙과 기준이다.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1년간 4% 초과 이자 납부액의 90%(환급률)를 돌려주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는 살펴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