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84 건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돌아올 성수기에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디스플레이 종사자들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투자 확대다. 1위 기업 징동팡(BOE)이든, 3~4차 협력사든 예외가 없다. 차세대 OLED 생산라인 증설부터 LCD 기술 개발, 인수합병 등 대상도 다양하다. 목표는 OLED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추월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47%), LG디스플레이(11%) 등 한국 기업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도 잇따라 내놓았다. 징동팡은 향후 3년간 500억위안(한화 약 9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화씽광띠엔(CSOT)은 2024년 잉크젯 OLED 양산을 목표로 생산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 중국 디스플레이가 강점을 가진 LCD가 아닌 OLED 부문 투자다. 징동팡이 올해 생산 목표로 삼은 OLED 패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억 2000만장에 달한다
최근 한 한의원이 입원을 '호캉스'라 표현하고 이를 건강보험으로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성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 이는 한의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천의 한 병원도 블로그 글을 통해 호캉스는 '호스피탈(병원)+바캉스(휴가)'라며 병원에 입원해서 호캉스를 보내라고 광고했다. 이 병원은 호텔처럼 어메니티(편의용품)를 준다고도 했는데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에게 금품을 제공해 유인·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한 의료법을 위반한 처사다. 이런 불법 의료 광고는 과잉 의료를 부추겨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다. 병원 호캉스 원인 중 하나는 관리 안 된 '병상'으로 볼 수 있다. 무분별하게 병상을 만들고 남아도는 병상을 운영하기 위해 입원하지 않아도 될 환자를 입원시키고 의료비 증가를 부추기는 것이다. 실제 한국의 병상 수는 2020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평균 4.3개 대비 약 3배에 달한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이 12.6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이야기다. 정부가 매일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잘못된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지만 국민정서는 반대 극단으로 치닫는다. 우리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쿄전력은 2011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 약 134만톤(t)을 1070여개 탱크에 저장 중이다. 오염수 속 방사성물질은 60여종으로 ALPS(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를 통해 대다수 핵종을 제거한다. 하지만 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 등 일부 핵종은 바닷물로 희석해 30여년간 해양방류한다. ALPS를 거친 오염수 속 삼중수소의 평균 방사능 농도는 리터(ℓ)당 62만㏃(베크렐)이다. 일본 정부가 정한 삼중수소 배출 허용치는 6만㏃/ℓ로,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바닷물 희석장치를 거쳐 배출기준치 40분의1 수준인 1500㏃/ℓ 미만으로 줄여 방류한다. 이처럼 후쿠시마 오염수는 방사능 오염물질이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할 예정입니다."(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 26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대뜸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예고했다. 두 귀를 의심했다. 내용을 떠나 시점이 문제였다. 이제 막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이 사안을 두고 첫 번째 현안질의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국회에서 질의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기도 전에 국정조사부터 선언한 셈이다. 진상 규명보다는 이슈를 내년 4월 총선까지 최대한 길게 끌어 야당에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드는 데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국정조사가 예고된 마당에 국회에서 현안질의가 제대로 이뤄질 있었을까.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국토위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지는 질의는 찾기 어려웠다. 민주당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태도를 문제 삼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원 장관과 국민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소 경제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을 듯 한데요, 갈 길이 너무 멉니다." 수소 사업을 준비하는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하반기 중 SK E&S,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등을 중심으로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액화수소가 쏟아지는 상황이 기대반·우려반이라는 것이다. 액화수소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기존 기체수소 대비 운송·저장·충전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미흡한 수소 생태계는 '우려'다. 수소 생산과 공급이 늘어나도 쓸 곳이 부족하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수소를 무턱대고 생산하긴 어렵기에 시장 상황을 일단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를 가장 대용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는 발전소가 손꼽힌다. 하지만 기술발전 속도를 봤을 때 LNG(액화천연가스)와 수소의 혼소를 통한 발전을 상용화하는 것에 약 5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기체수소·액화수소를 포함
8억7920만원→10억4550만원→12억7200만원. 광명뉴타운에서 작년 12월부터 세 차례 공급된 아파트의 전용 84㎡ 분양가다. 분양가는 반년 사이 4억원 가량 뛰어 13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분양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3 대책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다. 12억3500만원(이하 전용 84㎡)에 공급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를 시작으로,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9억원, '인덕원 퍼스비엘' 11억원 등이 지역 최고가를 찍었다. 서울에서는 이미 10억원 이하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최근 분양한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15억원에 육박한다. 이문휘경뉴타운에서 분양을 앞둔 '래미안라그란데' 예상 분양가는 3.3㎡ 당 3300만원으로, 세달 전 인근에 공급된 '휘경자이디센시아(3.3㎡ 당 2930만원)' 대비 13% 오를 전망이다. 몇달 새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수도권 청약 시장의 흥행과 관련
기자 일을 하다 보면 생판 모르는 이의 장례식장에 가야 할 일이 더러 있다. 대체로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했거나, 범죄 피해자거나, 세상에 뭔가 알리고 싶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장례식장에서 이것저것 캐묻는 것이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유가족에게 취재가 필요한 상황을 정중히 설명하고 내가 쓰는 기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가족을 잃은 슬픔,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 유가족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런데 그 뒤에 꼭 따라오는 말이 있다.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도록 해달라"는 부탁이다. 가족의 죽음이 그냥 잊히지 않게, 헛되지 않게 해달라는 뜻일 터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또 다시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온 사회가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접 만나보지 못했지만 이번 신림동 사건 유가족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 사건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초임 선생님이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업무와 담임을 연속 두차례 맡았다. 초등 1학년 담임이 가장 어려워 경륜을 갖춘 선생님이 맡아야 하는데 초임 교사에게 맡긴 부분은 다소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26일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교직에 나선지 얼마 안된 한 초등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지만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사회 각층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무너진 교권을 회복시키자는 목소리가 거세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되살려야 할 것은 교권 뿐만이 아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서이초 교사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신규한테 나이스 업무를 시킬 수 있지"라고 반응했다. 2년차 교사가 맡기에는 일이 너무 과중하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는 "신규면 아직 나이스 버튼이 뭐가 어디에 있는지도 다 모를 때"라고 했다. 게다가 나이스는 최근 4세대로 개편하면서 개통 첫날부터 타 학교 학생 학적 노출 등 심각한 오류를 빚었
중앙부처 대변인은 극한 직업으로 불린다. 부처 홍보 계획 수립을 총괄하고 장관의 대내외 주요 일정에 빠짐없이 동행한다. 적게는 수 십명, 많으면 100명이 넘는 출입 기자와 수시로 소통한다. 퇴근 후 시간, 주말도 없다. 참석해야 하는 밥자리, 술자리도 많다. "건강을 생각하면 대변인을 1년 이상 하면 안 된다"는 말도 나온다. 개인적으론 꺼릴 수 있는 자리지만 장관들은 보통 부처내 '에이스'를 대변인에 앉힌다. 그만큼 역할이 중요해서다. 정부 정책은 국민에게 적시에 정확히 알려져야 효과가 있는데 가교 역할인 대변인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불성실하면 이를 기대할 수 없다. 정부가 주요 부처 대변인의 직급을 상향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교육부·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 등 7개 부처 대변인 직급이 이달 말부터 국장급에서 실장급(1급)으로 격상된다. 관보에 따르면 "증가하는 정책 홍보 수요에 대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전략적 홍보 및
얼마 전 지인이 텔레그램 피싱에 당했다. 보안 업데이트를 하라는 말에 전화번호와 인증번호를 입력하자 순식간에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고전적인 수법이었지만 보안이 특장점인 텔레그램이 피싱 도구였던 탓에 의심 한번 해보지 못하고 당했다. 그는 "이런 피싱에 어떤 바보가 당하냐고 생각했는데 그게 나였다"고 자책했다.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면서 정보보호가 더욱 중요해졌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보안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PC나 휴대폰 등으로 업무를 보는 일이 늘어났다. 정부나 공공기관도 민원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위해 많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공격 대상이 확 늘어난 셈이다. 정보보호가 중요해지자 정부는 제도 강화에 나섰다. 정보보호 공시 의무대상 기업을 확대하고 부실·허위 공시 기업에는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게 했다. 기업들도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최근 사례로 단 한번의 정보유출 사고가 얼마나 큰 피해를
'부실공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수'로 나서면서 '칼'을 빼들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공사장을 현장점검차 방문했다. 하필 아파트 붕괴 사고를 겪은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공동시공을 맡은 현장이다. 오 시장은 민간 건설사들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동영상 기록관리에 동참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서울시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 관리 확대에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모든 공정을 동영상으로 남겨두면 부실 가능성이 생겼을 때 입증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공정이 설계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건설사는 물론, 감리회사와 지자체가 각각 동영상을 보존 관리를 하자는 것이다. 서울시의 요청을 받은 건설사 중 24곳은 하루만에 동참의지를 밝혔다. 서울시의 요청을 민간 건설사가 거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에선 규제만 강화될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축공사 감리세부기준에
북태평양 베링해 깊은 바다, 적에게 들키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 '세바스토폴'은 귀환을 앞두고 의문의 공격을 받는다. 레이더에 잡힌 적 잠수함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상대에 쏜 어뢰가 돌연 방향을 바꿔 우리에게 날아온다. 범인은 인간을 뛰어넘는 AGI(범용인공지능) '엔티티'다. 영화에선 이를 '유령'이라 부른다. 에던 헌트(톰 크루즈)는 엔티티를 디지털 핵폭탄으로 간주, 이를 제거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처럼 AI와 인간의 대립은 익숙한 영화소재지만 이번엔 남다르게 다가온다. 사람처럼 글쓰고 대화하는 초거대 AI가 현실화해서다. 미 공군의 AI 드론이 가상훈련 중 임무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인간 조종사를 공격했다는 사례도 뇌리를 스친다. 다행히 실제 훈련이 아닌 '사고실험'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초거대 AI 활약상이 커질수록 막연한 두려움은 실체적 공포가 된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초거대 AI를 핵무기에 비유하면서 AI 포비아가 확산됐다. 세계적으로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