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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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이다. 2025학년도 입학정원부터 늘리기 위해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희망 증원 규모를 제출받았다. 이 규모만 2000명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0~3000명대 의대 정원을 대거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반면 의료계는 대규모 의대 정원 확대를 반대한다. 최근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와 의대 증원, 필수의료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는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하는 협상단장을 의대 증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의장으로 새로 선출했다. 이전 협상단장이던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의사 수 증원보다 진료수가 인상 등 필수의료 살리기 방안이 선결과제라고 주장한다. 이를 의식한 정부는 지난달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지역·필수의료 진료수가 인상, 형사처벌 부담 완화, 의료배상 책임보험 가입
경남 사천시 50~70대 어르신 300여명이 서울 여의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6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 조기 개청을 위한 국회 토론회. 우주항공업계 종사자도 아닌 이들이 국회를 찾은 이유는 '지역의 생존' 때문이다. 인구 10만명, 지역소멸 1순위로 꼽히는 사천 지역민에게 우주항공산업 육성은 지역경제를 되살릴 '절박한 과제'였다. 한국은 국토 11.8%에 인구 50.6%가 몰려 산다. 1960년대 경제개발 이후 사람들은 서울로 향했고, 자본은 수도권으로 집중됐다. 당시 수도권 인구는 전 국민의 20%였다가 2020년대 50%를 넘었다. 경제력 3분의2, 국세수입 4분의 3 등 자본도 수도권에 쏠려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집적도다. 우주청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넘어 '다극화 체제'에 기여할 수 있다. 대전은 R&D(연구·개발)와 인재육성, 경남과 전남은 각각 인공위성과 발사체(로켓) 산업 분야 경쟁력을 지닌다. 지역소멸과 그에 따른 국가 위기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SK의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첨단산업 글로벌 경쟁력과 책임 경영의 시사점' 토론회. 사회를 보던 채주엽 변호사가 덜컥 의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토론회가 시작하고 시간이 꽤나 흘렀음에도 자리를 지켜줘 고맙다는 말이었다. 그는 "국회 토론회에 여러 번 와봤는데 이런 장면은 처음이다.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다녀야 겠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이 토론회에 있는 것, 당연한 일이 감사한 일로 여겨지고 있었다. 국회에서 의원 이름을 내건 토론회는 매일 대여섯개 정도 열린다. 하지만 직접 가보면 그 의원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대다수는 토론회 시작 전에 긴 인사말을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사라진다.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렇다 보니 토론자들끼리 머쓱잖게 인사를 나누는 일도 흔하게 벌어지곤 한다. #"상 받았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언론사나 시민단체에서 소위 '우수의원'을 선정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재활용요? 언젠가 스터디 할 수 있겠지만, 삼원계(NCM·NCA)가 우선이죠." 이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있어 삼원계 부문이 먼저 자리 잡은 후에 LFP 부문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 대부분의 입장이 이와 비슷하다.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재활용'은 필수적인 요소다. 삼원계 기준 니켈, 코발트, 망간과 같은 값비싼 광물의 경우 재활용을 통해 90% 이상 회수할 수 있다. 전기차가 진정한 '친환경 모빌리티'로 거듭나는 데 있어 핵심적 개념인 셈이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관련 사업에 나서는 이유다. 문제는 LFP 배터리의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는 데에 있다. 저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며 국내 배터리 3사가 향후 3년 내 LFP 양산을 계획하는 등, 공급이 늘어날 예정이지만 재활용 기술은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LFP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도 폐배터리를 그냥 매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뭐가 제일 잘 팔려요?" 구매 대상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흔히 하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판매자는 "요즘은 이게 제일 잘 나가요" 등의 답변을 한다. "그건 알려드릴 수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판매자가 있다면 고객은 "장사를 뭐 이딴 식으로 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이게 자연스럽게 용인되는 시장이 있다. 바로 아파트 분양시장이다. 어쩌면 전재산일지도 모를, 수억원대의 돈을 한꺼번에 쓰면서도 수요자들은 어떤 아파트가 얼마나 잘 팔리는지 알 수가 없다. 현행법상 민간 아파트 사업장에서는 분양 계약률을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전국 대부분이 규제지역에서 벗어나면서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언뜻 보면 모든 아파트가 다 잘 팔리는 것 같고 지금이라도 얼른 분양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난 8월 분양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평균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200여 가구가 안 팔린 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각 1.9%, 1.7%로 추정하면서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이 얼마나 가능할지 보여주는 지표다.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을 때 얻을 수 있을 최대 성장치다. 한국은행도 5년 단위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데 2022~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 내외'로 보고 있다. 한은은 연말쯤 잠재성장률 다시 공개하는데 기존 전망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 2분기 기준 0.7명으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본 수치(지난해 기준 0.78명)보다 더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건전재정을 강조한다. '돈풀기'라는 대증
택시기사들의 '주적'으로 꼽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호출 앱시장 점유율은 95%다. 가맹택시 기사들은 다른 앱을 써봤자 손님이 거의 오지 않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카카오T를 쓰며 수수료를 뜯긴다고 말한다. 비가맹 기사들은 가맹택시에만 양질의 콜을 몰아준다며 카카오가 '기사 차별'한다고 역정을 낸다. 정작 기사들은 지금 카카오T의 위상을 만든 게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한국 모빌리티산업이 택시호출이라는 좁디좁은 시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들의 실력행사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렙, 우버 같은 외국산 차량공유 서비스는 앞장서서 반대하고 타다 같은 토종 혁신서비스는 정치권의 힘을 빌려 청부살해했다. 여러 업체의 카풀사업 역시 택시기사들의 반대로 좌초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택시 외 모빌리티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다면 지금과 같은 카카오의 지위남용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히려 택시인력이 다른 업종으로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해 더 많은 '당근'을 내놓으며 기사들의
국내 건설사 3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 주력사업인 주택건축사업이 '돈'이 되지 않았다. 인건비와 자재비는 치솟고 금리는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 시행사나 조합은 공사비를 줄이려한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주택 부문 매출액은 그런대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대부분 줄었다. 주택건축사업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영향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고금리와 건설자재비 상승 등으로 주택건축사업의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고, DL이앤씨는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업종이 매우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치열한 수주전에서 이겨 건물을 지었는데 '본전'도 못챙기는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에 'KT 판교 신사옥'을 지은 쌍용건설은, 건물을 다 짓고 손해를 보게 됐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7월부터 KT에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 171억원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했지만,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 변동 배제 특약'(물
지난해 이맘때쯤 국회에선 유난히 '헌정 사상 최초'라는 말이 많이 들렸다. 지난해 예산정국은 대통령이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인 시정연설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면 보이콧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헌정 사상 최초'였다. 여야는 예산안에 대한 법정 시한인 12월2일은 커녕 최소한 정기국회 내에는 처리하자는 약속조차 지키지 못했다. 데드라인이 사라지자 여야의 대치는 끝없이 이어졌다. 정부·여당은 '헌정 사상 최초'의 준예산 편성을, 민주당은 '헌정 사상 최초'로 야당 자체 예산 수정안을 만들어 단독 처리하겠다며 맞섰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진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던 여야는 법정 시한을 20일이나 넘긴 12월23일에서야 극적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이미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는 오명을 얻은 뒤였다. 올해 예산정국의 시작은 작년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예산안 심사를 시작하기 하루 전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 한 배터리사 관계자는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결정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중국 정부는 12월부터 배터리 제작에 쓰이는 천연·인조흑연 반출을 제한한다. 내년부터 배터리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미국·유럽에서 생산될 배터리 생산에 어깃장을 놓기 적기인 셈이다. K배터리를 향한 선전포고다. 미국·유럽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미국·유럽이 같은 처지는 아니다. 구분 지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유럽은 자국 시장을 무기로 중국과 힘겨루기 중이다. 마찬가지로 큰 시장을 지닌 중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에 반격을 가한다. 미국·유럽이 중국 전기차·배터리기업의 자국 시장 진입에 제동을 걸면, 중국도 이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도모한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은 글로벌 패권 다툼을 벌이는 경쟁자다. 중국의 가장 많은 견제와 보복을 당한 곳 역시 한국이다. 미국·유럽과 더불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모태펀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벤처투자 혹한기라고 할 만큼 자금난에 허덕이는 스타트업이 늘어난 상황에서 벤처투자 생태계를 되살릴 원군으로 CVC를 주목한 것이다. 중기부는 이번 CVC 규제 완화와 지원 확대를 통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22% 수준인 CVC의 투자 비중을 2027년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벤처투자 업계 큰손인 기관 출자자(LP)들마저 지갑을 굳게 닫은 상황에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중기부의 노력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그 방식이다. 중기부는 CVC 활성화 방안으로 루키리그 개편을 꺼내 들었다. 우선 매년 모태펀드 출자예산의 10%를 루키리그로 배정하기로 했다. 루키리그 참여요건 역시 완화했다. '설립 이후 3년 이내, 총운용자산(AUM) 500억원 이내'이던 조건을 각각 5년 이내, 1000억원 이내로 확대했다. 대부분 CVC가 신생 벤처캐피탈(
"은행을 갖고 있으면 정말 잘 살아야 한다. 세금 내는 것조차 조심해야 한다."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카카오뱅크 대주주로서 적격성 심사에 미치는 영향을 취재하던 중 금융당국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없어야 한다'고 자격 요건을 규정한다. 자본시장법 등 금융 관련 법령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도 위반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내는 과정에서도 잘못이 발견돼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으면 적격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의 대주주는 그만큼 높은 도덕성, 공정한 업무처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카카오 관계자들은 고가 매수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의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사용했고, 금융전문가와 법률전문가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했다고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