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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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상향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는거니까요." 최근 한 부동산 전문가에게 서울 청약시장이 왜 이렇게 뜨거운지를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더 좋은 동네, 더 깨끗한 집으로 옮겨가고 싶은 욕구는 언제나 존재하며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조합원의 입주권을 매입하거나 청약 당첨자의 분양권을 매입하거나 직접 청약해 당첨되는 방법이 있다. 이 중 입주권은 나오는 물량이 적고 목돈이 많이 들어 실수요자에게는 선호되지 않는다. 남는 것은 분양권과 청약인데 서울은 분양권 매입은 한계가 있다. 올초 정부가 전매제한을 완화하면서 서울에서도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법안이 아직 국회 문턱을 못넘고 있어서다. 이를 무시하고 매입했다가는 매도자의 실거주 의무기간 충족을 위해 내 집을 내줘야 할 수도 있다. 실거주 의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이 정치싸움에 이용당하는 것이죠. 손 쓸 수 있는 대책도 없어서 참 답답하네요." 재계를 대표하는 한 경제단체 임원은 '노란봉투법'에 대해 한숨을 몰아 쉬었다. 재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진행 중인 정쟁에 지쳤다는 것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골자로 하는 노란봉투법은 이번 달 열리는 정기 국회의 최대 쟁점 법안이다.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크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사관계를 다시 이전으로 되돌리긴 어렵다. 대형 노동조합(노조)이 있는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에도 '파업 만능주의'가 자리잡고, 기업 경영은 더 힘들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사 간 역학관계가 노동자 중심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게 기업의 우려다. 주요 기업 노무·인사 담당 임원들은 지난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 세대 일자리마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위
"○○ 앱 프리미엄 없나요?" 최근 한 내비게이션 앱이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전환하자 쏟아진 반응이다. 앱을 열자마자 광고 팝업창이 2개 연속 뜨고, 이를 없앤 뒤에도 첫 화면에 배너광고가 2~3개씩 붙자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광고를 안 볼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꼬집은 것이다. 슈퍼앱 도약을 선언한 또다른 서비스에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진다. IT기업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더 많은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앱 체류시간을 늘려 정체된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지만, 이용자들은 '슈퍼앱=광고판'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특정 서비스를 빠르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버티컬 서비스의 장점은 사라지고, 온갖 물건을 광고와 함께 어지럽게 늘어놓은 시장통 좌판처럼 변질된다는 것이다. IT기업이 슈퍼앱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구독·쇼핑 등 다양한 수익모델(BM)을 적용할 수 있고 광고 상품군도 늘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 최근엔 구매전환율을
"저희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간부 A는 '2024년 예산안' 편성 과정을 회상하며 이렇게 토로했다. 기재부는 내년 각 부처 주요 사업 예산을 대거 삭감했는데 '칼질하는' 재정당국도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A는 "부처들 얘기를 들어보면 각 사업을 추진해야 할 나름의 이유가 다 있다"며 "지출을 줄이는 시기는 서로 힘들다"고 했다. 예산실 간부 B는 "어느 해보다 예산안 편성이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짧은 시간에 '제로 베이스' 검토를 거쳐 예산안을 짜느라 다수 직원이 두 달 가까이 새벽 퇴근, 새벽 출근을 감수했다고 한다. B는 "그래도 뿌듯하다"며 "원론적으로 반복하던 수준이 아닌 '진짜 원점 검토'를 해 부실·관행 지출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내년 예산안은 656조9000억원 규모다. 올해 대비 2.8% 늘어나는 것인데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나눠먹기식' 연구개발(R&D), 부정·부실 보조금 예산 등 총 23조원 구조조정
공공SW(소프트웨어)는 말 그대로 공공이 사용한다. 공공SW에 오류가 발생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공공에 돌아온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복지로에서 오류가 발생하자 복지행정이 마비되며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올해 6월에는 4세대 지능형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해 교육현장에 대혼란이 찾아왔다. 정부는 공공SW의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민을 위한 SW를 만드는데 계속해서 오류가 발생한다면 세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4세대 지능형 NEIS 개발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차례에 걸친 교육부의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규정 적용요구를 거절한 것은 지탄받아야 할 일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정부가 공공SW 품질향상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논의의 방향이 대기업 참여를 얼마나 허용할지 등으로 흐르는 점은 우려스럽다. 품질향상에 대한 논의라기보다 공공SW라는 먹거리를 어떻게 나눠먹을지 논의하는
"이러다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원이 내야할 금액이 일반분양가보다 비싸지는 곳이 나올수도 있다." 한 건설사 임원의 말이다. 인건비와 자잿값이 급등하며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도급계약서상 공사비 대비 50% 이상 높은 가격에 다시 공사비를 정하는 사업장이 대다수다. 시공사는 손해를 보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진행된 경우도 마찬가지. 아파트를 다 지은 뒤라도 공사비를 더 내지 않으면 키를 주지 않겠다는 시공사도 있다. 일반분양은 아직 선분양이 대세다. 정비사업 사업자는 준공 2~3년 전에 확정된 분양가로 일반분양을 모집한다. 2~3년 새 공사비와 물가가 폭등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조합원이 일반분양가보다 많은 돈을 내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합원들이 이를 받아들일리 없다. 요즘 일반분양가가 치솟는 이유다. 최근 청약을 실시한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호반써밋 개봉'과 경기 광명 '광명센트럴 아이파크'는 시세
지난 7일 국회 내 소통관 앞에선 '방글라데시·네팔 어린이와 함께하는 나눔 바자회'가 열렸다. 평범한 듯한 이 행사장에선 큰 소란이 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우리 대표님이 단식 중인데 감히 음식을 파느냐"며 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 행사장은 이 대표가 단식 중인 농성장과 2~300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하필 주최 측도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실이었다. 이재명 대표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박 의원실 연락처를 공유하며 항의하자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이 대표의 단식 이후 국회는 극한의 정치 대립과 상대방을 향한 증오 표출의 공간이 됐다. 경내엔 스마트폰을 들고 생중계 중인 유튜버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배회한다. 농성장 앞에서 보수 유튜버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 간 싸움과 난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이를 말리는 경내 경찰과의 언쟁까지 이어졌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마이크를 들고 방송 중인 언론사 기
제조업 전반에 추투(秋鬪)가 들불처럼 번진다.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전운이 드리운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차·현대제철·볼보건설기계 등에서 쟁의 절차 진행되거나 앞두고 있다. 통상 쟁의의 주된 이유는 처우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 폭과 회사가 이견을 보일 때 단체행동에 나선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파업의 전개 양상이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주요 대형사업장 노조 집행부 투표가 있기 때문이다. 새 집행부를 꾸린 포스코를 제외할 경우 최근 회사와 각을 세우는 주요 기업 노조 대부분이 11~12월 선거를 치른다. 대형 노조는 조합원 수만큼이나 예산도 상당하다. 관료사회처럼 직책·직급도 다양하다. 노조의 수장이 되면 예산과 자리를 좌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거전에 나선 인물은 소수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뒤를 받친다. 임기 2년의 노조 집행부 선거는 계파 간 다툼 양상이 종종 벌어진다. 강성 계파가 집행부를 꾸리면 파업이 잦다. 온건 계파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를 과도한 파업을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활성화를 가로막는 건 '규제'가 아니고 '문화' 입니다." 최근 만난 한 벤처캐피탈(VC) 대표 A씨의 말이다. CVC와 독립계 VC를 넘나들며 십여년 넘게 벤처투자를 이어온 A씨는 최근 정부의 CVC 규제완화 움직임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말 정부는 글로벌 창업대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CVC 활성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40%인 CVC 펀드의 외부출자 허용비율을 확대하고, 총 자산의 20% 이내인 해외투자 비율를 늘려 CVC 신규투자를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외부출자 허용과 해외투자 비율 완화는 CVC 업계에서 오랫동안 요청해왔던 규제 완화책이다. CVC가 좀 더 규모있게 펀드를 결성하고, 좋은 딜을 발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규제 완화가 되다면 CVC는 정부의 기대처럼 활성화될 수 있을까. 벤처투자 업계는 이에 물음표를 던진다. CVC만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CV
은행 대출 규모를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금리와 한도.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금리를 높이고, 한도를 줄이면 된다.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반대로 하면 된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상생금융 등을 내세워 은행에 금리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은행간의 금리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예대금리 공시를 확대하는 등 정책적 수단도 내놓았다. 실제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5.64%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 7월 4.80%까지 떨어졌다. 가계대출보다 금리가 낮았던 기업대출 금리가 아직 5%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대출 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는 유지됐지만 LTV(담보인정비율) 규제 등이 대거 완화됐다. 다주택자와 임대(매매)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됐다.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도 풀렸다. 대출대환 시 DSR도 기존 대출시점을 한시적으로 적용해 한도 감액을 방지했다. 지난 7월말까지 31조원이 신청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외부 시선이 따갑다. 교섭이 원만하게 돼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18차 노사 본교섭 자리에서 남긴 말이다. 매년 명절처럼 돌아오는 노조의 파업 으름장이 결국 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의 파업 위협은 이미 관례로 자리 잡았다. 지난 4년간 무분규로 타결한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도 사실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노조는 지난해에도 파업 쟁의안을 약 72%의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노조는 파업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쟁의행위를 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썼다. 매년 비슷한 내용과 수준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파업권 행사를 통해 그 중간 지점에서 타협하는 식이다. 올해 노사의 입장이 첨예하기 갈리는 정년 연장 건도 협상 테이블에 꾸준히 오르는 '스테디셀러'다. 노조가 올해 들어 더욱 강경한 태세를 취하면서, 원만하지 않은 교섭이 실제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한 현대차 노조는 오는
"실무자들이 우리보다 법을 더 잘 안다. 애니메이션에, PPT에, 여러 방식으로 직원에 관련법을 교육시키더라. '이걸 다 지켜서 어떻게 돈 벌어요' 라고 물으니 '돈 안 벌어도 괜찮아요'라고 하더라." 홍대식 한국경쟁법학회장(서강대 교수)는 지난달 말 열린 '대규모유통업법의 법체계적 지위와 주요 쟁점'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경쟁법은 경쟁을 보호하는게 우선인데, 과도한 규제로 오히려 산업 발전을 막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2012년 국내 백화점 3사와 대형마트 3사가 유통 시장을 과점하자 이를 규제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이례적으로 만들어진 특별법이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문제가 발생하면 유통업자가 불법 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 과징금도 강력하다. 납품금액의 100%까지 부과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에서 과징금이 납품금액의 2% 이내에서 결정되는 것과 비교된다. 문제는 법이 제정된 지 10여년간 온라인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산업 지형이 빠르게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