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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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리설주 소생이 아니라던데요." 최근 한 대북 소식통이 기자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맏아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북한 관영매체에 빈번이 등장한 와중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한 얘기다. 전언대로면 '김정은의 맏아들'은 소설 홍길동전 속 홍길동처럼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북한이 전근대 왕조국가와 비슷한 신분제 사회라면 그렇다. 위계질서를 중시한 성리학에 기반한 조선 사회에서 이른바 '서자'는 '정통성 결격자'로 간주되곤 했다. 북한 후계구도는 북한 당국도 공식 확인한 적이 없다. 설령 전언(서자설)이 맞더라도 그게 후계구도와 관련될지 불확실하다. 김정일의 네번째 부인 소생인 김 총비서도 '적장자'격인 맏형을 제치고 집권했다. 분명한 것은 대북 정보에의 접근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탈북민 단체장은 "문재인 정권 이전 탈북민 단체장들의 휴민트(인적정보)를 통한 정보 수집력은 우수했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
최근 강원 양구군과 충북 보은군을 다녀온 경험을 지인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지방지차딘체로 취재를 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찾은 곳이다. 특히 도착과 함께 마주한 터미널 분위기에 모두 공감을 나타냈다. 지방 소도시에 갈 때마다 수십년간 관리되지 않은 시설과 지저분한 화장실이 주는 불쾌감을 겪은 경험 때문이다. 한 지인은 오래 전에 다녀왔는데 터미널이 아직도 그 수준이냐고 되묻기도 하고, 더 심각한 곳들도 많다는 얘기가 오갔다. 외부인에겐 첫 인상일 수밖에 없는 터미널이 왜 이렇게 방치됐을까 궁금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들로부터 대부분의 시골 터미널이 개인 사유지인 경우가 많다는 설명을 들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지만 손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최근 시외버스 터미널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283개의 시외버스터미널의 2020년 이용객 수는 8683만명으로 전년 1억5268만명 대비 43%나
"이거 완전 '건폭'(건설폭력배)이네." 지난달 21일 화제가 '건폭'이란 단어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을 통해 처음 세상에 나왔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직후 건설현장 폭력 현황과 실태를 보고받은 뒤 즉흥적으로 이같이 언급했다는 것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를 즉각 포착,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해 건설현장에서의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의 언어는 남다르다. 직관적인 조어는 그 중 하나다. 2021년 검찰총장 재직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발탈)' 법안을 놓고 '부패완판(부패를 완전 판치게 한다)'이라고 받아친 게 그런 사례다. 이번에 내놓은 '건폭'은 '조폭(조직폭력배)', '주폭(음주폭력자)' 등을 연상시킨다. 사태의 심각성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선명하고 강렬한 단어를 즐겨 쓴다. 특히 최근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예상된 결과다. 그러나 디테일은 예상을 벗어났다. 무기명 투표 결과 297명 중 139명이 찬성, 138명이 반대했다. 기권은 9표, 무효는 11표였다. 6명의 정의당이 사전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을 고려하면 다수당인 민주당 내에서 이탈표가 무더기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주말 장외투쟁까지 동원하며 표 단속에 나섰던 당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은 체포동의안이 부당하다는 점을 총의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이날 오전까지도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다. 사전에 체포안 반대를 표명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민주계열의 소속 의원 5인까지 포함해 175표 전후의 부결을 예상해왔던 터다. 당이 대표의 개인 스캔들을 끌어안는 데 대한 우려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과 수도권의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미 야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을 통한 변호사비 대납 의
지난해 4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4%로 2년 반 만에 역성장했다. 올해 들어선 51일 만에 약 186억달러(약 24조5000억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472억달러)의 40%에 달한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 한국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정부는 수출 상황 반전을 위해 재정·금융, 세제지원 등 총력전을 선언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그 일환이다. 개정안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게 골자다. 세액공제율을 기업 규모별로 대·중견기업 7%p(8→15%), 중소기업 9%p(16→25%) 높이겠다는 것이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시장의 글로벌 각축전이 치열해지면서 전 세계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혈안이다. 대만 국회는 지난달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업의 연구개발 비용의 25%를 세액공제 해주고 첨단설비 투자 비용의 5%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시설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하 K칩스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가 뛰고 있음에 비춰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와 여당, 야당 모두 K칩스법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표면적으론 해당 법안에 부정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는 게 이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22일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세액공제율을) 저희는 10%, 국민의힘은 20% 얘기했는데 정부가 윤 대통령이 승인한 8%를 그냥 관철시켜서 한 것 아닌가"라며 "국민대표를 무시하는 것이고 가정집 살림도 이렇게는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야당이 K칩스법을 정말 반대하는 건 아니다. 신 의원은 지난 14일 조세소위 직후 "대체적으로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여야가 어느 정도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도 전
최근 유일한 흑자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마저 상장에 실패하자 유통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상장 전부터 공모가가 높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e커머스 프리미엄'을 은근히 바랬던 탓이다.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마저 상장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e커머스 성장 가치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증가율은 9.5%로 오프라인 업체 성장률 8.9%를 소폭 웃돌았다. 2021년 온라인 15.8%, 오프라인 7.4%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난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는 고물가, 해외 여행 재개 등으로 국내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e커머스들은 올해 '내실 다지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확장 정책을 멈추고 자사 플랫폼만의 특별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쓱닷컴은 대형 PP(피킹앤패킹)센터를 24개까지 늘릴 계획을 12개로 줄이고 중소형PP센터 18개를 통합해 자동화율이 높은 대형PP센터로 이관하
문재인 정부 초기(2017년 5월) 가격 정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년 간담회에서 밝힌 '바람직한' 서울 집값 수준이다. 76조원치 공공주택을 보유한 김헌동 SH 사장도 지난주 기자들을 만나 오 시장 발언을 인용하며 '2017년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김 사장은 "주택시장이 제기능을 못하게 되면, 한꺼번에 사들일 계획을 논의중"이라고 했다. 기자들의 관심은 '언제가 바닥이냐'에 집중됐다. 김 사장은 "주택시장이 완전히 고장나 국가적으로 여러 문제가 생길것을 대비해 SH가 공공주택을 많이 확보해두는게 좋다"며 "그 시기는 집값이 '저점'일 때, 시장에 거래가 안될 때 공공의 역할로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급한 게 오 시장의 '문재인 정부 초기 가격' 발언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년 5월 서울 지역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는 93.4로 현재(2022년 12월) 141.9에 비해 34% 낮다. 이 지수는 2021년 10월 187.9로 정점을 찍었다. 정점
"프랜차이즈 산업 규모가 122조원(2019년 기준)으로 건설업보다 우리 경제에 기여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족보가 없는, 소위 근본 없는 산업처럼 여겨진 게 사실입니다." 최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표준산업 분류에 가맹사업을 신설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며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현재 정부가 제정한 표준산업 기준에 '가맹사업'은 없다. 사업 내용에 따라 유통서비스업, 외식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등으로 흩어져 있다. 협회는 '족보가 없어서' 차별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코로나19 펜데믹 확산 시점에 프랜차이즈 산업의 독자적 통계나 조사없이 일반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 편입돼 각종 지원 정책에서 소외됐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가맹사업 관련 통계를 작성하는 정부 부처도 제각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년 주기로 '프랜차이즈 실태 조사'를, 통계청은 매년 '가맹점 경영실태 조사'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가맹사업자 불공정행위 조사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을 앞세운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당이 본격적인 전당대회 국면으로 접어든 지난해 말부터 주식리딩방을 중심으로 당대표 후보 관련주 좌표 찍기가 시작됐다. 일부 투자자들이 여기에 동조해 주식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 관련주들의 가격이 출렁인다. 당권 경쟁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당권 관련주들의 급등락은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반복될 전망이다. 당권 주자와 특정 기업을 엮어 '○○○ 관련주'라고 규정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황당한 내용인 경우가 많다. 나무기술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각각 감사와 사외이사가 김기현 후보의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로 김기현 관련주로 묶였다. 회사 대표와 부회장이 김 후보와 같은 김해 김씨라면서 관련주가 된 사례도 있다. 황교안, 천하람 후보 관련주도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데 억지로 짜 맞춘 수준이다. 그런데도 특정 후보의 행보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주
"실적은 좋아지겠지만..." 중국 경제활동 재개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유통업계 사람들의 반응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움직임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읽혔다. 중국은 국내 기업의 최대 시장이다. 이 때문에 중국 수출을 통해 몸집을 키워온 유통업계에서도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3년간 억눌렸던 중국인들이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보복 소비와 보복 관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은 업계의 기대감을 키운다. 5000억달러(약 631조원) 규모의 수요가 생기면서 세계 성장을 견인할 것(블룸버그통신)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면세·화장품 등은 벌써부터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통업계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해 이처럼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이유는 중국이 가진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 등으로 언제 시장 상황이 급변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미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실패를 경험했다. 롯데는 1994년
"민주화가 다른 게 아니다. 국민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대표가 되는 것이 민주화다. 이 토론회가 그 역사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제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회에서는 현재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현행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한 선거구에서 1등 한 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에 치우쳤단 점이 꼽힌다. 1등을 찍지 않은 표는 사표(死票)가 돼버리는 승자독식주의가 거대 양당을 낳았고 이는 정치 양극화 빌미를 제공했단 지적이다.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따르고 있지만 민의의 다양성을 반영하기엔 비례대표 의석수가 여전히 너무 적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사표를 줄이면서 국회가 국민의 대표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단 주장은 타당하다. 아직 이렇다할 정답없이 도농복합형 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