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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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빗장' 개방에 따른 기대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7일 정부는 외환시장 개장 시간 연장, 해외 금융기관 진입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기재부 관계자 설명은 이렇다. 자본시장 발전에 있어 외국인 투자의 안정적 유입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선 원활하게 달러화-원화 환전이 이뤄질 수 있는 외환시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이 7일 세미나에서 "외환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단지 '시장 사람들'만의 관심사가 아닌 우리 금융시장과 금융산업, 더 나아가 국가경제 전반에 관한 문제"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기대효과로 외환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변동성 완화를 꼽는다. 현재는 주로 '한 방향 거래'만 하는 일부 외환시장 참여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주로 달러를 파는
"청년·서민 전재산과 다름없는 전세금, 정부가 지키겠습니다." 지난해 6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북부관리센터에서 열린 전세사기 관련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말이다. 이후 3개월 만인 작년 9월 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발표했다. 이 정부의 첫 전세사기 대책이었다. 보도자료 맨 앞장에는 "내년 1월 임차인이 입주희망 주택의 시세와 악성 임대인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안심전세앱을 마련하겠다"고 적었다. 그리고 지난 2일 두번째 대책 발표와 동시에 '안심전세앱'이 공개됐다. 정부의 보도자료가 보통 두괄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전세앱은 전세사기대책 중에서도 '1번' 대책이다. 청년의 전재산인 전세금을 지켜주겠다던 약속이 구체화된 대책이다. 그러나 출시 일주일도 안돼 아쉬운 소리도 들려온다. 첫번째 대책에 따르면 안심전세앱에 담겨야 할 두가지 중요한 정보는 빌라 시세와 악성임대인 명단이다. 그러나 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악성임대인 명단이 빠져 '반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의 불씨가 됐던 '안전운임제'를 '표준운임제'로 바꿔 추진키로 했다. 화주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했다는 지적을 받던 화주 처벌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속을 막기 위해 화물차주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그보다 적은 운임을 지불하는 화주(화물운송 위탁기업)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 과제로 추진해 2020년 시멘트·컨테이너 화물에 3년 일몰제로 도입됐다. 반면 새로 도입되는 표준운임제는 운송사가 화물차주(기사)에 지불하는 운임은 동일하게 강제하지만, 화주가 운송사에 지불하는 운임은 자율로 변경한다. 이에 화주는 화물운송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표준운임제가 도입된 것은 기존 안전운임제의 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한데다 오히려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등 또 다른 문제점을 유발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안전운임제는 화주와 운송사 간, 운송사와 차주 간 지불 운임을 강제하면서
# 더불어민주당이 6년 만에 대정부 장외집회를 연 지난 4일 밤. 이재명 대표 팬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현장에 온 의원들의 이름을 알려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참석 의원들의 이름과 '인증샷'들이 줄줄이 댓글로 달렸다. 한 이용자는 "국회 출석보다 더 중요하다"며 "불참자를 알려 다음에는 다 나오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엔 한 리스트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돌았다. 이 대표를 응원하러 오지도 않고 온라인에서 검찰을 규탄하는 발언조차 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이었다. 선거 때 심판하자는 주장과 함께였다. 팬 카페에선 실시간으로 이 대표와 민주당과 관련된 기사를 공유한다. 여기엔 '완'이라는 댓글이 주르륵 달린다. '완'은 민주당에 '긍정적인'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를 완료했다는 인증이다. 한 이용자는 이 대표의 장외집회 발언을 담은 한 기사를 공유하며 "(우리 댓글이)
"사실 저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저희는 제대로 문제 제기하지 못했지만 알고케어는 온 힘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롯데헬스케어와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아이디어 도용 논란이 불거지자 스타트업 대표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나왔던 말이다. 곳곳에서 크든 작든 유사한 피해를 경험했다는 스타트업들의 하소연이 이어진다. 아이디어 도용이나 기술 탈취 의혹이 실제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대기업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공포감 때문에 업계에는 '왠만하면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이겨도 문제다. 계열사가 많고 사업영역이 넓은 대기업 특성상 미래의 협력 파트너나 고객사가 될 수도 있는데 이 기회를 날린다는 우려 때문이다. 분란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덧씌워질까도 걱정이다. 대응 자체로 손실인 점도 문제다. 기껏해야 직원이 10명에서 50명 수준인 스타트업 입장에서 대기업과의 분쟁은 엄청난 비용이다. 금전적 비용은 차치하고 제품·서비스 개발은 물론 투자유치
2022년은 국내 바이오 산업 혹한기였다. 미국발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투자심리가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력 하나로 버텨 온 영세한 바이오벤처들에겐 유난히 혹독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신약개발을 위해 외부 투자는 생존 필수요소였기 때문이다. 바이오벤처 자금조달의 핵심수단이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당장 직원들의 월급을 걱정하는 대표들의 탄식까지 나왔다. 연말연시 미팅에선 '새해는 다르겠지'라는 기도같은 인사말이 자연스럽게 오고갔다. 간절했던 바람이 통했을까. 연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확산 속 국내증시를 외면했던 외국인 자금의 유입도 살아나는 중이다. 바이오 업종은 아니지만 새해 공모주 평균 수익률이 100%를 웃도는 등 훈풍의 기운이 감돈다. 미뤘던 상장 일정을 재개 중인 바이오벤처를 비롯해 업계 전반에 긍정론이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다만 새해에도 여전한 업계 잡음은 변화된 분위기를 따라
"은행주 주주환원율을 최소 5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금융당국은 배당보다 충분한 손실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첫 번째 고려사항이다"(김주현 금융위원장) 배당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와 안전판 역할을 강조하는 금융당국. 연초부터 양쪽의 줄다리기가 거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 수익 전망치는 65조9566억원에 달한다. 전년(50조6973억원) 대비 30.1% 늘어난 규모다. 이익이 급증한 만큼 배당 확대 등으로 주주 이익을 늘려줘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총주주환원율 30% 시대를 점쳤다. 은행주 주가는 연초 이례적인 상승세를 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한달새 12.41% 오르며 전체 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 기대와 달리 당국은 손실흡수 능력 확충이 우선이다. 지난 26일 잠재 부실에 대비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한다고 밝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화형 AI(인공지능) 챗봇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2조35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 2021년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번째 투자다. 지금까지 MS가 오픈AI에 쏟아부은 자금만 15조원이 넘는다. MS의 투자배경에는 오픈AI의 압도적인 기술력이 있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선보인 새로운 버전의 챗GPT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AI가 실제 사람처럼 질문하고, 답하며 심지어 소설과 시도 쓴다. 명령어만 넣으면 전문가급 프로그램 코딩도 할 수 있다. 사람의 뇌로 치면 신경세포인 파라미터(매개변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국내 VC 업계에서도 AI가 주요 화두다. 찬바람이 부는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AI 투자만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비비티에이아이, 플루토랩스, 엘리나, 이너버즈 등 수많은 AI 스타트업들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의 초기 투자를 받았다. 뚜렷한 선도기업이 없는 상
1년째 중소기업 대표들을 괴롭히고 있는 녀석이 있다. 안전한 근로여건을 마련하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됐지만, 사업주 형사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진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이다. 물론 중소기업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기업 규모가 작을 수록 더욱 대처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지난해 12월 5인 이상 중소기업 947곳과 대기업 8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에선 대응여력이 부족하다는 중소기업이 77%였다. 가장 큰 문제 두 가지는 전문인력 부족(47.6%)과 법률 자체의 불명확성(25.2%)이었다. 한 마디로 "일 할 사람도 없고,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중소기업들은 존폐위기까지 얘기한다. 대다수 중소기업은 오너(소유주)가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을 하는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에 따라 1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는 삼성·SK·LG·HD현대 등 대기업만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 대전·대구·광주·강원·경북·경남 등 주요 지자체 등도 독자적인 부스를 꾸렸다. 대부분 관내 스타트업을 국제무대에 소개하고 해당 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부스를 설치했다. CES 2023은 도시 전역에서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기업 부스가 밀집한 행사의 메인 행사장 격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일대는 테크 이스트(Tech East)로 지칭됐다. 전시가 열리는 주요 호텔들을 크게 묶어 테크 웨스트(West)·사우스(South) 등으로 불렀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은 테크 웨스트에 마련된 '유레카 파크'였다. LVCC에서 약 4km 떨어진 이곳에서는 주로 국가 단위로 부스를 만들었다. 해당 국가의 스타트업이 한 데 모여 바이어를 상대로 기술을 알리고 새로운 사업적 모색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무역투자
금융권에 '연체율'이라는 코로나19(COVID-19) 청구서가 날아올 조짐이 보인다. 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등의 금융지원으로 매번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던 '연체율 착시효과'가 이제 걷히고 있다. 은행권의 지난 11월 연체율은 0.27%로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0.49%)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미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까지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가 다른 담보대출 금리보다 높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의 충격이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도 심상찮다.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3.41%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71%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상호금융, 생명보험 등 모든 업권에서 연체율 상승이 최근 나타난다. 금리 상승에 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 위축이 겹친 결과다. 말 그대로 '복합위기'다. 보통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조정이 6개월에서 1년 주기라는 점에서 변동주기를 맞이
"신이 정하신 때에 신세계가 모든 힘으로써 구세계를 해방시키고 구출할 때까지 우리는 싸울 것입니다." 1940년 6월 4일 영국 총리로 재임하던 윈스턴 처칠의 이른바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입니다(We shall fight on the beaches) 연설'의 마지막 대목이다. 2차 세계 대전 개전 초기 처칠이 하원에서 했던 연설인데 중간에 "우리는 해변에서 싸울 것입니다"로 시작해 상륙지·들판·거리 등을 싸움터로 언급하는 비장미 넘치는 대목이 유명하다. 마지막 대목도 처절한데 일견 황당한 측면도 있다. "이 섬(영국)이 정복당하고 굶주린" 상황을 가정하며 '신세계', 즉 남의 나라 미국이 참전한다고 처칠이 장담했다. 미국이 진주만에서 공습을 당한 뒤 2차 대전 참전을 선언하기 1년 6개월 전 연설인데도 그렇다. 1년 간 처칠을 두 번 떠올렸다. 우선 작년 1월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선제타격' 발언과 이재명 후보(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이를 '전쟁광'으로 공격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