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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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 인구가 19만9771명이나 줄었다. 2020년 사상 처음 인구가 감소한 뒤 3년째 이어지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자연적 요인(출생·사망)에 의한 인구 감소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산업발전에 이어 최근엔 영화와 드라마, 음악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섰다. 일제강점기부터 4대에 걸친 재외동포의 이야기를 담은 '파친코'의 대성공은 이제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각종 분야에 거침없이 'K'를 가져다 붙일 만큼 자부심도 커졌다. 이젠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모든 것이 한반도에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은 사라져 간다. 한 해 한국인이 20만명이 없어지고 있는데 K프리미엄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일본조차 이런 적은 없었다. 일본은 2005년 합계출산율 1.26
"수영장에 물이 빠져봐야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말은 하락장이 올 때마다 회자된다. 지난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급격한 유동성 축소로 자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았는지 드러나고 있다. 외부 자금을 통해 기업을 운영해오던 e커머스 업계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금난을 겪는 곳이 적지 않다. 시작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부터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보고플레이는 17일 입점업체들에 대금을 주지 못해 회생절차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보고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빠르게 탈퇴하고 있다. 보고플레이는 2019년 10월 설립돼 신규 가입 혜택과 저렴한 할인 상품으로 가입자수가 100만명을 웃돈다. 라방바데이터랩에 따르면 보고는 지난해 2월 과자선물세트로 단일 라방 매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엔 시리즈A 투자유치에 포스코기술투자, SK증권,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110
16일 열린 올해 첫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는 여야 의원들의 한숨으로 채워졌다. 정부가 제출한 이른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설치법(자본시장법개정안) 때문이었다. 벌써 3번째 법안소위 논의인 만큼 여야 의원 모두 통과 의지가 강했다. 민간 자본을 활용한 벤처투자 활성화라는 '민생법' 취지에 공감해서다. 걸림돌은 오히려 정부측이 만들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벤처를 주목적 투자로 하는데 왜 법문은 자산총액의 40%라고 적었냐?"고 물었다. 금융위원회는 "다른 펀드들도 '스킴(scheme·제도)'이 그렇다"며 "시행령으로 60%까지 높이면 된다"고 답했다. 소위장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같은당 이용우·오기형 의원이 "기업성장집합투자업자들이 자산 100%까지 금전차입과 대여가 가능한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정부측은 "시행령으로 좀 더 낮출 거다. 30~50%까지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도 합세했다. 그는
15일 저녁 구리-포천고속도로 포천방향에서 발생한 47중 추돌사고의 원인은 블랙아이스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아스팔트 사이에 스며들었던 비나 눈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얼어붙어 빙판길로 변하는 현상이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 침묵의 암살자로 불린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사고가 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블랙아이스에 차량이 미끄러지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 제동이 되지 않고 핸들 조향 능력까지 잃어버린다. 한국교통연구원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블랙 아이스 교통사고 사망자는 170명, 눈길 교통사고 사망자는 46명이었다. 블랙아이스는 언제, 어느 곳에 생길지 몰라 경고판이나 전광판을 세울 수도 없다. 블랙아이스가 주로 발생하는 지점에 열선을 깔아 도로가 얼지 않도록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전국의 도로만 11만km가 넘는다. 고속도로로 한정하더라도 4
#새해 벽두부터 정치뉴스란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장식됐다.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 1위' 나경원 전 의원이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하면서다. 나 전 의원은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헝가리식 대출 탕감 방안을 밝혔는데 대통령실이 이를 반박한 뒤 갈등이 이어졌고 소동은 '해임'으로 종결됐다. 어느 때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언론에 자주 등장했지만 정작 저출산 대책에 대한 논쟁은 없다시피 했다. 나 전 의원의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가 왜 문제인지, 우리 형편에 맞게 응용할 만한 점은 없는지, 어떤 대안이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거나 언론에 다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수석비서관까지 내세워 나 전 의원을 반박한 의도 등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헝가리식 대책'은 연 12조원이란 막대한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출 탕감의 수단으로 출산이 악용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과 각을 세운 건 이 때문만은 아니다. 나 전
정부는 올해 경제 위기를 돌파하고 성장을 책임질 두 가지 트랙으로 '스타트업 코리아'와 수출 증진의 기치를 내세웠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대해 스타트업 업계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의지가 정책적으로 추진되는 속도는 좀 더 빨라야 한다.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꼬꾸라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돈맥경화로 인해 '간판급'으로 불리던 스타트업들도 위기다. 물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커가던 메쉬코리아는 대출금을 갚지 못해 회생절차를 밟고 있고,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계 1위 샌드박스네트워크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75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오늘회는 서비스가 중단돼 전 직원에 권고사직을 했으며, 올해 상장 예정이었던 컬리는 기업가치가 4조원에서 8000억원까지 떨어지자 결국 기업공개(IPO)를 포기했다. 특히 이번 위기는 스타트업들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벤처캐피탈(VC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은 국내 대표 열차운영사다. 정부 방침에 따라 코레일은 서울역을 기점으로 하는 일반·고속열차 운영을, SR은 수서역을 기점으로 하는 고속열차를 전담한다. 겉으로 보면 아무 이상 없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코레일과 SR의 경쟁구조는 기형적이다. 대표적인 게 임차열차다. SR은 2013년 코레일에서 분리한 자회사로 출발했다. 설립 당시 열차가 없어서 코레일에서 빌렸다. 현재도 SR이 보유한 열차 32편성 중 22편성은 임차열차다. 수요에 비해 열차 수가 턱없이 부족해 좌석은 늘 매진이다. SR은 자체 고속열차(EMU) 14편성을 발주했지만, 빨라도 2027년께나 투입 가능하다. 이 때문에 코레일에 남는 열차를 추가 임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추가 임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빌려줄 열차가 없다는 것이다. 열차를 빌려주면 KTX 운행 감축과 이에 따른 경영손실, 이용객 불편 등이 우려된다는 설명도 뒷따른다. 실상이야 어떻든 자체 차량도
"요즘 편의점 가면 너무 비싸서 뭘 못 사겠어요." 새해 첫날부터 식음료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졌다. 지난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코코팜 포도' '갈배사이다' '레쓰비 마일드' 등 음료 가격이 100~200원 가량 오른 것이다.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 해태htb, 롯데칠성음료 등이 가격을 조정한 때문이다. 음료뿐만이 아니다. 오뚜기의 당면, 해태제과의 만두, CJ제일제당의 찌개·비빔 양념, 순수본의 본죽,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동원F&B의 치즈,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두유, 컵커피 등 가공식품 가격도 10~30%대 인상률을 보였다. 이 같은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심리는 위축된다.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계산대에서 제품을 다시 빼낸 경험담을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식품회사들은 "원재료값이 오르고 전기료, 가스비, 인건비 등이 상승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식품회사들의 영업이익도 악화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11년 전 영화 속 영웅 스파이더맨의 명대사가 새삼 떠오른 건 실망감 때문이다. 올 1월 1일부터 일몰된 주당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이하 8시간 연장근로제) 얘기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지난해 일몰을 앞두고 수차례 국회에 호소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책임의 무게는 고스란히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전가됐다. 기업 63만곳과 600만 근로자가 대상이다. 큰 힘을 가진 국회지만 큰 책임은 따르지 않았다. 영화 속에선 주인공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시급한 민생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다른 현안과 묶어 정치적 도구로 이용했다. 8시간 연장근로제는 주당 52시간 근로제(이하 주52시간제)를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도입해보자는 좋은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권력을 쥔 자의 거래수단에 불과했다. 사업주에게 돌아가는 책임은 가혹하다. 8시간 연장근로제 종료로 30인 미만 사업주도 주52시간제를 엄격하게 적
"연체 한번 없었는데, 한도가 10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었어요." "한도가 300만원으로 줄면서 한도 초과로 결제가 안돼 당황했어요." 새해 들어 재테크 커뮤니티에 유독 '신용카드 한도가 줄었다'는 불만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카드사들은 최근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이용한도 정기 점검을 진행한 뒤 상당수 회원에 카드 이용 한도 축소를 통보하고 있다. 대다수 카드사는 예년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용 한도 하향 조정 대상을 심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사들의 이용 한도 축소 움직임은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와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선제적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다. 카드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위기감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CEO들은 하나 같이 '위기'와 '생존'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위기일수록 본업 경쟁력을 키워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야 하는데, 카드사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그 반대인 까닭이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카드 이용 한도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하락하면서 한국 경제를 뒤흔들던 위기론도 잠잠해졌다.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인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고 CP(기업어음)·회사채 금리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안심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마음을 놓기엔 아직 이르다. 우선 국가부도위험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지난 4일 전일대비 보합(0%)인 53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 지난해 11월3일 75bp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1년 전인 지난해 1월5일(21.81bp)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배 이상 높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직후인 2020년 3월(57bp)과 유사한 수치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정부가 이달 3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방안(대기업 기준 최대 25%)을 발표하자 야당 의원 상당수가 황당함을 토로한다. 여야는 지난달 24일 관련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불과 10일만에 여야 합의를 넘어서는 정책이 발표되자 정부를 향해 "정기국회 때 뭐했나"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정기국회에서 해당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6%→20% △중견기업 8%→25% △중소기업 16%→30%로 높이자고 했다. 민주당도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30% 안' 등 현행 기준보다 확대안을 내놨다. 그러나 재정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결국 정부안대로 '대기업 8%,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 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당시 한 국민의힘 의원은 "공제율이 너무 과도하다는 정부의 부정적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야당의 '황당함'은 일견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지점이 있다. 세수 감소를 우려하던 정부가 불과 10일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