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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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둥 살 둥 해도 될까 말까 하는 게 스타트업인데 '파트타임'이라니 누가 투자하겠습니까." 최근 만난 한 벤처캐피탈(VC) 대표가 교수창업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딥테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딥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육성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이를 위해 2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세간의 관심은 교수창업에 집중된다. △전문성 있는 교수 △숙련된 연구·개발(R&D) 인재 △다양한 R&D 장비 등 딥테크 스타트업 탄생을 위한 충분한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수창업을 바라보는 벤처투자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가장 큰 이유는 겸직으로 발생하는 경영 공백 문제다. 투자자와의 원활한 소통도 쉽지 않은 데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인사, 회계 문제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특허권도 문제다. 교수창업 스타트업의 특허권은 대부분 교수 개인이 가진 경우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들과 SSM(기업형 수퍼마켓)은 한 달에 두 차례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심야시간(자정~오전 10시까지)의 온라인 주문 건에 대해서도 배송을 할 수 없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때문이다. 하지만 취지와 다르게 골목상권을 살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편익도 저해하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매년 점증해 왔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대통령실은 지난 7월 일주일간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 10가지 '국민제안' 투표를 받고 가장 표를 많이 얻은 상위 3가지 제안을 선정해 국정에 반영할 방침이었다. 총 10건의 국민제안 가운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안건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를 염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투표 과정
사우디가 추진하는 네옴(NEOM)을 두고 수혜를 점치는 기대감과 허상에 가깝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정답은 아직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사우디의 행보를 통해 진정성을 가늠해볼 정도다. 네옴은 정치·사회·경제 변혁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경제적으로 석유 중심 구조를 탈피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강건한 국가로 거듭나겠단 의지다. 지난 2월 사우디 최초의 대규모 기술 박람회 'LEAP 2022'도 그래서 개최됐다. '중동판 CES'를 꿈꾸며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 취재를 위해 당시 리야드를 방문했다. 10평 남짓한 부스를 꾸린 아람코(Aramco)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현지 양대 통신사업자와 미국·영국·중국의 테크기업이 대규모 부스를 꾸려 중앙을 차지했다. 새로움과는 거리가 있었다. 5G 기반의 신재생에너지 관리 시스템과 스마트 항만, 각종 식용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스마트팜 시스템 등이 중앙에 섰다. 이마저도 영상·모형 등을 통한 소개가 주를 이뤘
한국에 '전기세'는 없다. 국가에 대가 없이 납부하는 세금이 아니고, 한국전력이 전기를 사용한 대가로 요금을 부과한다. '전기료'가 적당한 표현이다. 하지만 전기세가 입에 더 붙는다. 국립국어원도 전기세를 전기료와 비슷한 표현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정부가 법령으로 전기요금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세금의 성격도 있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리려면 조정안을 마련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의 부담이 커지는 전기료 인상이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정부가 누른 전기료는 다른 방식으로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서민의 부담을 간접적으로 키운다. 올해에만 28조원이 넘게 발행된 한전채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21조원의 손실을 본 한전은 이를 메꾸기 위해 지난해 발행량(1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채권을 발행했다. 우량한 신용등급으로 채권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인 한전채 때문에 다른 채권의 수요가 줄고, 채권 금리가 올랐다. 여기에 급격한 기준금리
개인적으로 '세대(世帶)와 다세대(多世帶)의 난제'라고 부르는 표현 문제가 있다. 국립국어원의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을 훑어 보다가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여기에는 일본식 표현인 선착장, 선반을 각각 '나루(터)'로 '돌이판'으로 순화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세대는 가구로 바꿔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부동산 관련 취재를 할 때 '함정'을 만났다. 건축법, 주택법이다. '다세대주택'(多世帶住宅)과 '다가구주택'(多家口住宅)은 엄연히 구분된다. 전자는 구분소유가 가능해 각 호마다 개별등기, 분리매매가 가능한 반면 후자는 전체가 하나의 건물로 간주되며 구분소유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느날 '다세대주택'을 '다가구주택'으로 바꿔 부르면 주택시장이 뒤흔들리는 '충격파'가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소유권 인정·거래 여부가 걸린 일이어서다. 다행인지 자료집에서 다세대주택까지 순화 대상에 오른 것은 아니다. 세대와 다세대주택은 서로 다른 단어이고, 후자의 대체어가 마땅히 없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메가시티를 위한 큰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앞으로 부울경 특별연합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서 지역균형발전의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욱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은 지난 4월 전국 최초의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 특별연합을 처음으로 공식화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공언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인구 1000만명의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걸고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불과 반년 만에 백지화됐다. 출범 당시 기대와 들뜬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현재 상황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경남은 통합할 경우 가장 실익이 클 것으로 기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고 결론을 내렸고, 울산시도 부산시만 좋아진다는 우려에 결국 독자 노선을 걷기로 했다. 보다 많은 재정과 권한을 원했던 부산시도 마찬가지였다. 애당초 특별연합이 계획대로 순항하긴 어려웠다는 얘기다
"K패션이란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 방문한 한 프랑스 디자이너는 'K팝, K컬쳐가 주목 받는 가운데 K패션도 인기를 끌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황해하며 이렇게 답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토종 K 브랜드나 디자이너는 손에 꼽는다. 수출 규모가 큰 한국 브랜드는 대부분 라이센스 사업이다. 국내에서 인정받는 토종 브랜드는 많다. 무신사, 29CM, W컨셉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기반의 패션 플랫폼 세곳의 거래액은 지난해 2조6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도 추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젊은 세대가 브랜드의 역사보다는 톡톡 튀는 감성에 주목하면서 신진 브랜드들이 끼를 펼칠 기회가 늘었다. 백화점, 면세점에서조차 이들을 모셔가기 위해 경쟁한다. 토종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 기회도 열려있다. 29CM는 올해 입점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패션위크 기간에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서 각각 쇼룸을 열었다. 해외에서도 자신의 감성과 디자인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브랜드들이 있
'김치코인' 대장주 위믹스(Wemix)가 지난달 24일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원화마켓 거래소가 함께 내린 결론이다. 회의는 '닥사(DAXA)'라는 협의체에 열렸다. 위믹스 거래정지가 소식에 발행사인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사과 대신 싸움을 택했다. 닥사의 권한과 기준, 심지어 회원사 '담합' 의혹까지 제기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10월까지 코인거래소 빗썸의 등기이사였던 장 대표가 닥사의 출범과 역할을 정말 몰랐을까. . 닥사는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로 국내 코인 투자자들까지 피해를 입자 국회와 정부의 협의 결과 탄생한 협의체다. 루나와 테라가 매일 밤 폭락할 때 거래소별로 대응법과 시차가 생겼다. 나중에 이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코인 투자자들도 거래소간 다른 결정때문에 국내에서만 가격이 뛰는 '김치프리미엄', 그리고 국내 거래소끼리도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가두리 펌핑' 이 발생했다며 일관된 원칙을 요구했다. 정치권이 나섰다. 집권여
30일 오전 7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 전동차가 멈춰서자 수많은 사람이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지하철 안은 비좁아졌다. 혼잡도는 여느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첫 날 공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지하철은 정상운행됐고 출근길 '지하철 대란'은 없었다. 하지만 아찔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정상 운행 할 때도 이렇게 혼잡하고 숨이 막힐 것 같은데 출근 시간에 열차가 한 대라도 덜 운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길이 45m, 폭 4m 내외의 약 180㎡(55평) 골목길에 1200여명의 인파가 한 번에 몰리면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이태원참사 직전의 한 장면이 떠올라 가슴을 짓눌렀다. 이태원참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요 도로인 '이태원로'의 차량 통행을 막고 인도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이태원은 원래 인도가 좁아 이태원로 뒤 좌우 폭 3미터 내외의 좁은 골목으로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이 중단될 수 있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었다. 참모들 중 도어스테핑의 부작용과 리스크를 우려하며 중단 의견을 내는 이들이 당선인 시절에도, 임기를 시작한 후에도 있었다. 이런 우려와 반대에 맞서 윤 대통령은 고집스럽게 도어스테핑을 고수했다. 취임 이튿날인 5월 11일부터 총 61차례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지난 21일 대통령실이 중단을 결정하기 전까지 말이다. 출입기자들은 도어스테핑만큼은 중단되지 않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윤 대통령의 진심을 매일 대면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코로나 확산세로 한 차례 중단됐을 때도 기자들이 멀찍이 손 흔들며 질문하자 지나치지 못했던 윤 대통령이다. 야권에서 끊임없이 도어스테핑을 흠집냈고 실제 윤 대통령의 발언 중엔 '전 정권' 거론 등 논란될 만한 것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 참모들은 이런 잡음을 윤 대통령이 언론과 소통해 나가는 과정의 시행착오로 받아들였다. 인위적 장치를 가하지
"풀필먼트 사업에 도전했다가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엔지니어 출신들이 도전하기에는 큰 인프라 사업을 건드려 캐시 번(Cash burn)을 일으킨 것이 문제였다. 무리해서 손실이 커졌다." 물류 브랜드 '부릉(VROONG)'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창업자 유정범 의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회사가 지금의 위기를 겪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3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 178억원에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운영자금이 소진되자 유 의장은 자신과 사내이사의 지분을 담보로 OK캐피탈로부터 360억원을 대출받았다. 투자유치를 통해 대출금을 갚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꽁꽁 얼어붙은 투자 혹한기 속에서 자금조달에 실패했다. 대출 만기 연장에도 돈을 갚지 못하자 채권자인 OK캐피탈은 회사를 매각하기로 하고 주요주주들의 합의까지 끌어냈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유정범 의장이 결사항전에 나서면서 메쉬코리아를 둘러싸고 유 의장과 OK캐피탈 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다. 매각은 주주
※국회의 ICT 이슈와 법안, 일정 등을 전하는 뉴스레터 '의사당 와이파이' 86호 내용입니다. 뉴스레터는 매주 월요일 배달됩니다. ※지난 뉴스레터 모아보기, 구독하기 링크 ☞ https://ictwifi.stibee.com ━"공공클라우드까지 해외에 내주려고?"… 'CSAP 완화' 비판 토론회━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23일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Cloud Security Assurance Program) 규제 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조 의원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해외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들이 독식한 민간 시장을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는데요.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디지털 주권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최양오 최양오 ISD기업정책연구원장), "부처 내 합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고 있다"(손석우 건국대 교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아직 많은 보호가 필요하다"(김민서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