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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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선사합니다." 명품 광고에서나 보던 문구가 요즘엔 모든 마케팅의 핵심이 되고 있다. 소폭 할인보다 재밌는 경험을 쫓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경험 마케팅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체험형 매장이나 스포츠 브랜드의 마라톤 대회처럼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곤 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경험을 통해 상품의 기능, 효과를 강조하기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는 가'하는 것이다. 2030들의 눈길을 끌어 인터넷 상에서 이슈가 재생산되길 바라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대면활동이 줄어 들면서 SNS는 2030세대의 놀이터가 됐다. 얼굴 한번 보기 힘든 회사 동료보다 함께 취미를 나누는 랜선친구가 가깝다. 쇼핑업체들은 '콘텐츠 커머스'를 내놓고 편의점, 화장품 기업들은 NFT(대체불가토큰) 한정판매를 위시한 이벤트에 나선다. 수프라, BCC 등 메타버스 세계관을 도입하는 패션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뮤직카우는 원작자에게 사들인 음악저작권을 특정 회사에 위탁한 뒤 '음악 저작 청구권'의 형태로 변형하고 이를 지분으로 쪼개 1주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쪼갠 저작 청구권을 경매처럼 매입하거나 이용자간 거래할 수 있다. 선풍적 인기를 끌자 비슷한 유형의 조각성 투자 플랫폼이 등장했고 금융당국은 이 플랫폼과 상품의 성격을 고민에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성 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증권성 여부를 심사했고 뮤직카우는 그 첫 대상이 됐다. 법률가, 교수, 자본시장업계 전문가 등은 증권성이 높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적으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공식 의결하는 순서만 남았다. 문제는 성격 규정이 아니라 시간 소모와 이후 대응이다. 뮤직카우가 '증권'이 되면 자본시장법 대상이다. 이에 따르면 미인가 증권판매 영업행위를 해 온 기업이 된다. 투자한 80만명 회원들도 나름 '범법자'가 된다. 금융당국은 유예기간과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만들겠
누구나 계획은 있다, 입에 주먹을 맞기 전까지는(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현역 복서 시절 자기 주먹을 과시하며 남긴 말인데, 계획의 허망함이나 실력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경구처럼 회자된다. 대북 전략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효과를 냈다면 온 국민이 보지 않아도 됐을 장면이 펼쳐질 조짐이 보인다. 군 당국에서 북측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 징후를 두고 하는 말이 "언제 쏴도 이상하지 않다"다. 심지어 북측의 핵실험 징후도 포착됐다. 한반도 정세의 악화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몰표'를 던진 '이대남'이 살얼음판을 딛는 듯한 긴장 속에 병영 생활을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미사일 발사 징후가 높아지면 미사일 관련 대응 부대에 '비상'이 걸린다. 군 관계자는 "즉시 대응해야 하는 부대의 경우 대기 태세를 강화시킨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문
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가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경찰 내부가 뒤숭숭하다. 경찰 역사 60여년 만에 이뤄낸 '수사권 독립'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4일 '검찰과 경찰 수사단계에서의 책임수사체계 확립'을 골자로하는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는데, 여기엔 △사건 송치 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고 △경찰이 2차 재수사 후 불송치 결정한 사건 중 범죄혐의가 있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실수사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검찰이 경찰의 수사에 광범위하게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상 검찰이 수사권을 독점하던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윤 당선인이 "수사권 조정은 없다"고 말하고 최종 공약집에서도 관련 공약은 제외됐지만 검찰 출신 최초의 대통령인 만큼 다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분위기다. 검찰이 가진
"여가부 폐지 등에 대한 2030 여성들의 '우려'가 2030 남성의 '분노'를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대 대선 하루 전날 한 정치 평론가는 이같이 평했다. 부동층인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예측하면서다.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가 적극적으로 여심에 구애한 터였다. 이 평론가는 젊은 남성들이 문재인 정부의 친여성 정책에 분노를 느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윤 후보의 반여성 정책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감정은 '우려'에 머문다고 봤다. 그는 덧붙였다. "윤석열에 대한 비호감이 이재명보다 월등히 높지도 않지 않느냐." 틀렸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2030 여성들의 감정은 우려를 넘어 공포에 가까웠음이 드러났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 33.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30대 여성의 49.7%가 이 후보, 43.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오마이뉴스·리얼미터의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 대비 20대 여성의 두 후보 지지도 격차는 2배
"규제는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다.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를 동원해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 끝에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국민의힘 당선인은 대선후보 당시 국내 1800여개 스타트업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의 '규제혁신' 관련 정책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윤 당선인에게 주어진 여러 과제 중에서도 규제혁신은 벤처·스타트업들이 1순위로 꼽는 핵심 이슈다. 추진동력이 가장 강한 정권 초기부터 적극적인 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 코스포는 "정부의 포지티브형 사전규제 방식은 신기술의 산업화 등 민간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사전규제를 획기적으로 구조조정해 사후규제 역량을 높이고 네거티브 규제 위주로 규제원칙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윤 당선인도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규제로 관리하기보다 기업의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에 맡기겠
창립 52주년을 맞은 인테리어 업체 한샘이 최악의 성수기를 보내고 있다. 대주주와 경영진 교체 이후 처음 맞는 봄 분위기가 살벌하다. 조직개편이 한창인 가운데 주주간 갈등으로 홍역도 치른다.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대출총량 관리에 따른 수요감소로 1분기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돈다. 주가는 더 곤두박질친 한 요인이다. 한동안 코로나19(COVID-19)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던 수혜기업이라 코로나 핑계도 안 통한다. 특히 실적의 경우 이미 전조가 좋지 않았다. 한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줄었다. 4분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당초 기대보다 낮아 시장에선 어닝쇼크(실적충격)로 여겼다. 한샘이 역성장을 감내하면서까지 인수합병 위로금 명목의 성과급 300억원을 지급했다고 했다. 그러나 M&A(인수합병) 여파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운 성적표다. 한샘의 통 큰 결정은 인테리어 시장에 먹구름이 끼면서 오히려 자충수가 된 것처럼 보인다. 주요
근래 삼성전자에서 '최초' 타이틀이 연일 언급되는 조직이 있다. 2021년도 임금협상을 위해 삼성전자 내 4개 노동조합이 꾸린 공동교섭단 얘기다. 교섭단은 지난해 10월 시작한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중앙노동위 조정 회의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현재는 파업 가능성을 시사하며 대표이사와의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번 주 내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삼성이 창사 이래 처음 겪는 일이다. 모처럼 삼성 내에서 쓰여지는 새 역사지만 내외부 시선은 곱지 못하다. 과도한 요구에 주주는 물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까지도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조 요구안에는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사측이 지난해 노사협의회에서 협상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요구다. 사회 공감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속에 '투쟁을 위한 투쟁'이란 비판까지 나온다. 내외부 비판에 대한 교섭단의 태도는 논란을 더욱 키운다. 순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논란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카드 수수료율을 올려받겠다는 카드사 통보를 받고 뿔이 난 일반가맹점주들도, 이들의 단체행동 타깃이 된 카드업계도 올 게 왔다는 표정이다. 일반가맹점주들은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추가 인하한 카드사들이 수익 보전을 위해 협상력이 떨어지는 동네마트에 수수료를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카드업계는 반면 적격비용에 따라 산정된 적합한 수수료율이라고 항변한다.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분을 전가한 것이 아니라는 반박이다. 이들의 대립은 을(乙)들의 싸움이기도 하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시나리오대로 전체 가맹점의 96%에 달하는 가맹점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해야 하는 카드사들은 '을'이다. 단체협상권 없이 일방적으로 수수료율을 통보받는 일반가맹점도 역시 '을'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우월적 지위에서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는 통신사, 백화점 등 초대형 가맹점에 빗대도 을이다. 실례가 있다. 카드사들은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당선될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대선 이튿날인 3월10일 당선인이 가장 먼저 내릴 결정이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 추천이다. 한은 총재는 장관들과 달리 법에 따라 임기가 정해져 있다. 이주열 총재의 임기는 오는 31일 끝난다. 총재 임명을 위해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후보자가 나왔어야 한다. 총재 임명권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지만, 차기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하는 후임 한은 총재를 현 대통령 뜻대로 임명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을 듣는 게 마땅하다. 현재 경제상황은 한은 총재 자리를 오래 비워둘 만큼 녹록지 않다. 현재 세계경제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경기침체가 아닌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은 뿐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도 대선 아젠다(의제)가 '생겼다'. '통합정치론'이다. 100여개에 달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공약을 앞세우던 민주당이다. 이 후보와 송영길 당대표가 한달여 전 정치교체 및 86 용퇴론을 주창했지만 당시에는 힘을 받지 못했다. 한 진보 인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심쿵(심장이 쿵 할 정도로 설렘) 약속'까지 언급하며 대선 트렌드가 내 삶을 바꾸는 정책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변화했다고도 했다. 견고한 '정권교체론'과 단일화 국면은 끝내 여권을 움직이게 했다. 정권교체론이 과거 '균형 발전'이나 '경제 민주화'처럼 특정 후보나 캠프가 발굴·창조한 아젠다는 아니지만 민주당의 결핍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상당수의 여권 지지층은 '김국가씨'(국가를 개인·인격화한 표현)는 없고 개개인의 삶 개선이 중요하다면서도 대형 아젠다의 부재에 속앓이를 해왔다. 통합정치론의 등장이 이들을 결집하고 중도·부동층을 설득할 공간을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는 경영진 처벌이 아니라 예방할 수 있는 중대재해를 줄이자는데 있다."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보니 경영책임자가 현장 안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중대재해법의 핵심 목표는 처벌이 아닌 안전사고 예방에 있다. 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가 발생한 여천NCC나 삼표산업 등은 유사 사고 전력이 있는 곳이다. 고용부는 앞선 사고 이후 경영진이 어떤 안전 조치를 취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난 1월27일부터 2월26일까지 한 달동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건)보다 17건 줄었다. 아무래도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에서 안전 강화에 신경을 쓰다보니 지난해 말부터 사망사고가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고용부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