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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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간 총 5000억원을 투입해 신규 일자리 1만개를 만들겠다" 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 시장점유율 1위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지난 12일 '깜짝' 발표한 계획이다. 문제는 '돈'만 있고 '계획'은 없다. 자금 집행 계획이나 신규 일자리 추산 방식 등은 '미정' 이라는 답만 반복한다. 두나무에 따르면 5000억원을 2가지 프로젝트로 나눠서 쓸 예정이다. 먼저, 대부분은 두나무의 전국 주요 광역시 '거점 오피스' 설립용이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주요 광역시에 상담센터를 만들고 지방 청년 1000여명을 채용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계획은 '미정' 이지만 약 5~6개 센터의 부지와 건물, 각종 임대료나 인테리어와 고정비용 및 인건비를 '5년 5000억원'에서 쓴다는 의미다. 이 프로젝트의 세부 총괄 책임자나 사업 담당자는 아직 없다. 어느 지역에 상담센터를, 어느 지역엔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를 뽑아 배치할지에 대한 청사진도 '아직'이다. '서울 본사'에서도 10
다음달 2일부터 경찰청장은 대통령, 국무총리·장관의 지시사항에 대해 추진계획을 세우고 실적을 보고해야 한다.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경찰분야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예산편성관련 주요사항도 장관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행안부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행안부 장관의 소속청장 지휘에 관한 규칙'을 신설하면서다. 국가경찰사무에 관한 인사, 예산, 장비, 통신 등에 관한 주요정책 및 경찰 업무 발전에 관한 사항은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이른바 경찰법 제 10조 1항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 경찰법 10조1항은 '~해야 한다'라는 표현이 들어간 의무규정이자 강제규정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번 규칙안이 예산 등에 관한 주요 정책을 담고 있는데도 경찰위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행안부 규칙이 상위법인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경찰위가 전날 행안부의 경찰제도 개선방안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
용산 대통령실이 뒤숭숭하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기록하더니 이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두 배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위기감이 읽힌다. 속이 타들어가는 건 국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정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보여주며 낮은 수치는 그자체로 불안을 재생산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민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게 하는 위치에너지"라고 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정 평가는 피할 수 없는 성적표다. 하지만 지지율을 국정 성적표와 동일시하는 건 위험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막판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도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지지율은 이기고 최종 평가전에서 패한 격이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평균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한 것은 여러 비결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영향이 가장
규제개혁은 과거 대부분의 정부가 부르짖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성공하지 못했다. 윤석열정부 역시 과감한 규제개혁을 약속했으나 공허한 외침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규제개혁 실패를 예상하는 여러 요소들 중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는 크게 한 가지로 집약된다. 바로 '공무원'이다. 정확히 말하면 공무원의 복지부동(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 태도)이다. 대통령과 장관이 바뀌었지만 공무원 조직은 그대로이고, 윗선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해도 실무가 움직이지 않으면 별다른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얘기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사례가 문재인정부에서 추진한 규제샌드박스다.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처럼 크게 쟁점이 없는 분야에선 성과를 냈지만 각 부처의 이해관계가 엉킨 복잡한 규제 문제에서는 오히려 '모래주머니'가 됐다는 게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반응이다. 2019년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한 A사는 2년이 넘도록 규제가 풀리지 않자 국내 사업을 포기하고 해외로 방향을 틀었다. 쌓인
철로 위를 떠서 질주하는 미래교통수단. 세계 두 번째 자기부상열차 보유국. 2016년 2월 국내에 자기부상열차가 도입될 때만 해도 당장 미래 교통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전국에서 자기부상열차 사업 유치에 열을 올렸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철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용유역까지 6.1㎞ 구간은 그 첫 무대였다. 장밋빛 환상이 깨지는 데는 불과 6년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업비 4500억원이 투입했던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1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중정비 미흡으로 연말까지 한시적인 휴업이지만, 사실상 정상적인 운행 재개가 불투명하다. 물가상승과 부품 수급문제 등으로 정비 일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다. 자기부상열차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400명 정도, 운영비는 연간 80억원씩 들어간다. 6년여 동안 국내 보급뿐 아니라 해외 기술 수출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2·3단계 구간 확장
"교촌치킨 배달료 4000원 실화냐." "교촌 불매하겠다." 교촌치킨이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상당수 가맹점이 치킨 배달비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 올린 탓이다. 각종 물가가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치킨 배달료를 도입한데다 지난해 11월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교촌치킨이라 불만이 배가됐다. 물론 배달비 인상은 교촌만의 얘기는 아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사의 일부 가맹점도 기본 배달료를 3500~4000원으로 높였다. 가맹점 본사들은 배달료 인상을 가맹점주가 선택한 것이라고 말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배달비는 가맹점주가 전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 저항에도 가맹점주들이 배달료를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식재료값과 인건비, 공공요금 등 각종 비용 상승 때문이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치킨용으로 많이 쓰는 닭고기 9~10호 시세는 1㎏당 4692원으로 1년 전 3923원보다 20% 비싸졌
"수도권은 하려던 대로 하드웨어, 비수도권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가면 됩니다. 소프트웨어는 소재·부품·장비 등 하드웨어 만큼이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하면서도 수도권 대학들도 약한 분야입니다." 얼마전 충청도권 대학의 한 교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최근 작성한 비수도권 대학의 반발로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증원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가 담겨 있었다. 이 교수는 비수도권 대학이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방법을 통해 반도체 인재 확충과 지역 균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인력 양성을 주문하면서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증원 검토에 나섰다. 고질적인 반도체 인재난 해결을 위해 수도권 학과 정원 규제를 풀어달라는 업계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다. 현재 수도권 대학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인구집중유발시설로 분류돼 입학정원이 제한된다. 하지만 비수도권
"저희는 원죄가 있으니…"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할 때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카드사는 2003년 카드사태로 실물 경제를 휘청이게 했던 '원죄'가 있고, 저축은행은 2012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태라는 '원죄'를 지고 있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나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압박에 억울함을 호소하다가도 꼬리를 내리는 이유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 가까이 흘렀지만 이들의 원죄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다. 최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등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제2금융권의 건전성,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2의 카드사태'나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실제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조달에서 채권 의존도가 높은 카드사들의 조달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1년 새 여전채 금리가 3배 이상 훌쩍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몇달새 두 배로 올랐다. 서민은 어떻게 살라는 거냐." 몇달 전 한국은행에 걸려온 항의 전화다. 한은 직원은 "개별 금리는 돈을 빌린 은행에 말씀하셔야 합니다"라고 응대했지만 화가 난 민원인의 항의는 쉽게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민원인에게 금리인상을 통보한 시중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책임을 돌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6%를 기록하고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10여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한은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 유력시된다. 설령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기정사실에 가깝다. 국제유가 상승에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가세한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판단을 탓하긴 어렵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이 풀렸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려면 우선
#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당내 평가는 이달 2일 전후 '180도' 바뀌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 후 후보 자격을 얻는 데 전력을 다했다. 전당대회 피선거권이 권리당원에게 있지만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상 단서 조항에 주목하고 자신의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연일 여론전을 폈다. 당무위가 박 전 위원장의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비대위 의견을 수용하자 공식 안건으로 회부해 의결해달라고 촉구했다. 공교롭게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을 때리기 시작한 시기와 겹친다. 과거 특정 정치인과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이준석의 정치'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일각에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무대뽀'(앞뒤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일본어식 표현)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 4개월 전.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에게 당권을 맡기며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웠다"고 치켜세웠다. 더 나아가 "민
"법이 있어도 전국 곳곳에 있는 현장에 다 적용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잖아요.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산업재해인 것 같아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시행 6개월여를 놓고 한 고용노동부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노동계의 강력한 요구로 지난 1월27일 법 시행이 이뤄졌음에도 꾸준히 발생하는 산재를 보는 안타까움이 읽힌다. 산재를 뿌리 뽑고자 하는 고용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산재 예방과 사업주의 처벌을 잇는 모호한 규정은 경영 일선에 많은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선량하고 억울한 피해가 생길 수 있고,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1호 중대재해법 적용 기업인 삼표산업 역시 여전히 검찰 기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꾸준히 과잉입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한 중대재해 전문 변호사는 "외국과 비교해봐도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개인에게 징역형 하한형은 과도한 측면이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감정 싸움하면서 다툴 일인가요. 허탈합니다" 4년 간 을지면옥 측과 송사를 벌인 시행사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에 위치한 냉면가게 을지면옥 건물은 최근 법원 결정에 따라 철거를 진행했다. 을지면옥과 소규모 공구점이 밀집한 이곳은 건물 노후도가 심해 2010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다.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토지 등 소유주와 시행사 간 보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곳에서 37년간 영업한 을지면옥 점주는 해당 구역에서 대지 지분이 가장 많은(시행면적 약 11% 보유) 지주이기도 했다. 이름난 맛집인 데다 건물이 지하철역 출입구와 맞닿은 요지여서 토지보상비 갈등은 예견됐다. 개발이익을 쫓는 시행사는 한 푼이라도 아끼려 했고, 을지면옥 측은 최대한 많은 보상을 원했다. 당시 법적으로 을지면옥이 다소 불리한 위치였다. 시행사가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한 기준 동의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쟁에 2018년 말 전임 서울시장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