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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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또 싸운다'. 친명(친 이재명 의원) 대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그룹이 싸움의 주체다. 강성 지지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피커들은 연일 날선 메시지를 낸다. 원색적 비난이 담긴 문자폭탄과 항의 전화, 댓글, 대자보가 전쟁터에 쏟아진다. 2021년 이재명 의원-이낙연 전 당대표 간 대선 경선, 2018년 이재명-전해철 의원 간 경기도지사 경선의 재현이다. 변화를 위한 창조적 파괴라면 다행인데 계파 싸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심은 반성의 실종이다. 친문 그룹은 문재인 정권을 창출하고 주도하고도 지난 5년간 실정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천정부지 치솟은 집값에 '잘했다는 것은 아니나 전세계적 추세'였다는 논리를 반복한다. 2010년대초 '팬덤 정치'를 탄생시키고 혜택을 누린 당사자들인데 오늘날 강성 지지층에 '배후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덕적 우위에 대한 자신감도 여전하다. 친명 그룹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대선에 이어 당내 일각의 우려에도 지방선거의
'임금피크제, 최저임금 협상, 화물연대 파업' 윤석열정부 초기 사회 곳곳에서 노사분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열흘 전에는 대법원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현장 혼란을 불 지폈고 어수선한 상황에 대규모 파업까지 시작됐다. 7일 자정부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파업이다. 문재인정부는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같은 불법파업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정권 내내 노조의 불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하면서 '노조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전 정부와 다른 '공정'을 외치는 윤석열정부가 이번 파업에 어떻게 대응하지는 지에 따라 앞으로 5년간 노·사·정 관계의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오는 9일에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제3차 전원회의가 열린다. 새정부의 첫 최저임금 협상인 만큼 노사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사용자 측은 동결이나 최소한의 인상
"이쯤되니 벌금처럼 느껴집니다. 이 돈을 차라리 저소득층 주거복지 사업에 직접 쓰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익명을 요구한 주택 공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837억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1065억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냈다. 4년 만에 각각 1.8배, 2.8배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종부세만 보면 약 4배 이상(LH 13억→58억원, SH 117억→462억원) 증가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인 공시지가가 급등한 탓이다. 이 기간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은 약 70% 올랐다. 저소득층 주거 복지를 위해 수 많은 공공임대주택을 운영 중인 두 기관 입장에선 억울할 만 하다. 팔 생각도 없고, 팔 수도 없는 주택인데 단지 시세가 올랐다는 이유로 과중한 세부담을 안겨서다. 지난해 종부세는 5조7000억원 걷혔다. 문재인 정부 첫 해 세수가 3878억원이었니 약 15배 늘어난 것이다. 종부세는 국세여서 정부가 걷지만 전액 지자체에 교부세로 나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5곳에서만 당선인을 배출하는데 그치며 전국적으로 참패했다. 전통적인 자당 텃밭인 호남과 제주를 제외하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만 체면치레한 결과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2년차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완승으로 지방행정 권력을 쥔 지 4년 만에 정반대 성적표를 받았다. 윤석열 정권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민심은 지방권력에서도 정권교체를 택했다. 이번 선거는 구도상 민주당에 불리했다.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져 정부여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여론이 비등했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봐도 정권 초반 진행된 1998년(김대중 정권), 2018년(문재인 정권)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의회 권력을 쥔 민주당 역시 선거 구도상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더 큰 패배의 원인은 민주당 내부에 있었다.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깨뜨리기 위해 대선 불복 전략으로 일관하며 의회 권력을
펀드매니저 A가 기업 탐방을 갔다. 경영진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주가에 관심 없습니다. 배당도 필요 없구요. " A는 탄식하며 "이사라는 사람이 부끄러움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이런 기업이 많다. 9년 전 NAVER와 결별한 NHN이 대표적 사례다. 기업 분할 직후부터 주가는 급락했다. 회사에 현금이 충분했는데 2015년 갑자기 2700억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상증자란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주주들에게 자금을 달라며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다. 유상증자를 하면서 주가는 더 급락했고 주주들은 할 수 없이 증자에 참여했다. 그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페이코에 투자했는데 정작 페이코는 2017년 물적분할했다. 2021년에는 두레이를 분사했고 2022년에는 핵심성장동력 클라우드를 물적분할했다. 알짜 사업이 죄다 분할하면서 NHN 주주들에겐 '그림의 떡'이 됐다. 유상증자·물적분할·무배당에 주가는 9년에 걸쳐 반토막났다. 그런데 2013년 3.74%에 불과했던
지난 24~27일 열린 세계가스총회(WGC) 화두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다. 엑손모빌, BP 등 탄소배출 주범이라 불리던 대기업들이 한 데 모여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 확인했다. 수급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탈탄소를 이룰 현실적 방안들이 치열하게 논의됐다. 토론장에서 나온 결론은 제임스 로콜 세계LPG협회 CEO가 지난 26일 '이산화탄소에 국경이 없다'고 말했듯,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간 협력 없인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없단 점이다. 일례로 SK E&S가 호주서 진행중인 CCS(탄소포집저장) 사업은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다. SK E&S는 2025년부터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에 CCS 기술을 적용, 저탄소 LNG를 생산할 계획이다. 문제는 탄소는 런던의정서에 따라 폐기물로 분류, 국가간 이동이 금지됐었단 점이다. 국내에서는 이 수출을 가능케 하는 런던의정서 개정에 대한 수락서를 지난 4월 국제해사기구 사무국에 기탁했다. 비슷한 절차가 호주서 이뤄져야
국제정치학의 '교섭 이론(Bargaining Model)'은 모든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기 전 당사자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갈등은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비용을 지불한 뒤 얻는 과실은 당사자간 힘의 균형점보다 후퇴한다. 교섭 이론은 힘의 균형점 전후로 당사자간에 지불해야 할 비용 사이의 영역을 '교섭 구간'으로 본다. 지난 27일 노사 합의에 이른 웹젠 분규에도 교섭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다. 첫번째는 교섭 대상이 문화재나 종교적 상징물처럼 '불가분'의 성격을 지닐 경우다. 웹젠 노조가 요구한 연봉 인상은 충분히 나눠가질 수 있는 대상이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갈등 당사자가 서로의 역량과 의지를 오판할 때도 파국은 일어난다. 갈등 상황에 지불할 비용을 서로 다르게 계산해 동떨어진 교섭 구간을 가정하는 경우다. 지난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할 때만 해도 사측은 노조원의 숫자 등 역량, 노조가 얼마나 파업에 적극적으로
'대기업 투자계획 1000조원' 중견·중소기업계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소식에 마냥 기뻐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대기업들의 설득에 고개가 끄덕여 지면서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처지를 알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시점이 공교롭게도 새 정부가 출범한지 보름쯤 지났다는 점도 씁쓸한 뒷맛을 감출 수 없다. 주요 대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금액은 사상최대 규모라고 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한화·두산그룹에 이어 SK와 LG그룹까지 나서면서 투자규모는 5년간 1000조원에 달한다. 국내에 770조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해외에서 기회를 물색하는 데 쓴다. 신규 고용도 20만명 가량 늘리겠다고 한다. 시선을 중소기업으로 돌리면 분위기는 숙연해진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계는 아직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어서다. 연매출 50억원 규모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어떻게 대기업만 잘 되겠냐"고 토로하며 "중소기업 이익까지
게임 중에는 유저가 개인 SNS 계정에 홍보 링크를 공유하면 게임 내 재화를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이벤트가 흔하다. 지난 16일 자정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임 '랑그릿사' 링크도 이와 같은 이벤트 관련 페이지였다. 누리꾼들은 "장관도 이벤트는 못참지" "장관도 플레이하는 '갓 게임'"이라며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해할 수 없는 건 그 뒤에 나온 국토부의 반응이다. 당초 "관리직원의 실수"라며 원 장관과 게임의 연관성을 부인하더니, 이내 "계정을 해킹 당해 이미 신고까지 마쳤다"고 말을 바꿨다. 장관의 SNS를 한밤중에 해킹한 범인이, 부적절한 야동이나 정치적 게시물을 올리는 것도 아니고 고작 게임 이벤트 페이지를 올렸다는 게 국토부 공식 입장이다. 원 장관은 게임 마니아로 알려진 대표적 정치인이다. e스포츠 부흥을 위해 스타크래프트 경기장에도 수차례 모습을 드러내고, 변호사시절엔 전국PC방연합회 자문변호사도 맡았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 김영춘 전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자유마저 위협받게 됩니다. 어떤 사람의 자유가 유린되거나 자유 시민이 되는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모든 자유 시민은 연대해서 도와야 합니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 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 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하여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간결하고 분명한 어조로 '자유'를 35번이나 강조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개인의 자유 침탈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을 천명했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실 인선 가운데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을 보면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 비서관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사실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사안의 본질은 그가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을 방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헌법이 보장한 신체, 거주·이전,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7%가 적자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52만 가구 중 354만가구(17.2%)가 적자가구에 해당한다. 연 평균 4600만원을 벌지만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99.3%(4500만원)을 차지한다.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빚을 갚는데 쓴다. 식비, 주거비, 교통비 등 필수 소비지출(2400만원)을 하고 나면 마이너스다. 또다시 빚에 눈을 돌리는 상황에 부닥친다. 이같은 적자가구는 금융부채가 저축액의 1.6배가 넘는다. 적자가구는 금리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금리는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다. 2년 전 평균 2.48%였던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는 올 3월 3.84%로 올랐다. 1억원을 빌렸다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가 21만원에서 32만원으로 는다.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집값이 정체된 상황에서 점점 내가 가져가는 몫이 줄어든다. 금리는 더 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15년 만에 2개월 연속 금리 인상의 움직임을 보인다. 저금리 때
지난 17일 서부전선 GOP(일반전초) 철책 부근. 육군 1군단 예하 부대의 병사가 폭발에 휘말려 왼쪽 엄지발가락, 발등의 뼈가 부러졌다. 미확인 지뢰지대에서 지뢰탐지 임무에 투입됐다가 다쳤다. 사고 병사의 부모가 그가 입원한 군 병원을 방문한 뒤 부대 측으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 돌아갔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유실 지뢰 폭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6·25 때 국군, 미군, 북한군, 중국 인민군 등이 전선 곳곳에 지뢰를 깔고 다녔고, 불발탄도 많이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비가 오면 작은 플라스틱 지뢰가 떠다니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 군인도 있다. 한미 정상이 경제 안보와 같은 미래지향적 관계를 선언한 오늘날까지 '지뢰밭의 시간'은 더디게 흐르고 있다. 입원한 병사가 들고 있던 지뢰탐지기 기종 명은 PRS-17K. 이는 방위사업청이 2021년 10월 18일 자 '비금속 지뢰 탐지할 수 있는 신형 지뢰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