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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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네번째로 큰 호수였던 아랄해가 말라버린 우즈베키스탄 북서부 우스튜르투 평원. 풀 한 포기 찾기 힘든 척박한 땅에서 ‘에너지전환 시대’ 중요성이 부각되는 천연가스를 우리 손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만든 제품들은 ‘메이드 바이 코리아(Made by Korea)’ 꼬리표를 달고 전세계 40개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만난 한국가스공사의 '수르길 프로젝트' 현장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교과서였다. 현장건설, 가스 시추와 관리부터 이를 이용한 화합물 생산·판매, 프로젝트 시작을 위한 금융조달까지 한국 업체들의 숨결이 곳곳에 묻어있다. ◇천연가스 매년 30억㎥ 생산=수르길 가스전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1200㎞ 벗어난 북서부 도시 누쿠스에서 차를 타고 3시간 가량 300여㎞를 더 들어간 곳에 있다. 아랄해가 수십년 동안 말라붙으면서 드러난 가스전에서 메탄 천연가스와 에탄·부탄 등 고분자 물질인 콘덴세이트를 시추하는 곳이다. 가스를 생산하는 가스정(
"발생하지도 않을 미세먼지 핑계로 삼척과 약속한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면서 주민들은 석회석 폐광의 비산먼지와 오폐수 때문에 먼저 죽겠습니다." 정부가 26일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으로 공정에 착수한 삼척 화력발전소 연료를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것을 협의하겠다고 발표하자 현지 반발은 거세다. 삼척 부지와 사업권을 2014년 동양시멘트로부터 인수한 포스코에너지는 약 560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5월에 집권하며 상황은 급반전했다. 노후화된 화력발전은 물론이고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친환경 화력발전까지 미세먼지 원인으로 싸잡아 지목하며 사실상 발전소 건설이 무기한 중단된 것이다. 실제로 찾아가 본 삼척 부지는 옛 시멘트 광산을 자연으로 복원하지 않아 황폐한 가운데 주민들 마음까지 황량하게 만들고 있었다. 김창영 삼척환경단체연합 회장은 "바람 부는 날이면 비산먼지가 산 중턱을 하얗게 물들인다"며 "산을 뒤덮은 먼지는 인근 주민과 삼척시로 향한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대상이 아닌 사람들도 구매를 꺼립니다. 시장에 공포감이 형성된 거죠.” 지난 22일 고양화훼단지에서 만난 A플라워 최모 대표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1년을 맞은 소감을 묻자 “단지 내 업체들의 매출이 대부분 3분의1 이하로 줄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곳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주교동 일대 31만4712㎡에 조성된 국내 유일한 화훼특구다. 2006년 특구로 지정돼 지역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단지 내 업체들은 직접 농장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국내 도·소매는 물론 수출까지 한다. 지난해에는 우수지역특구로 선정돼 중소기업청장 표창과 5000만원 포상도 받았다. 하지만 고양화훼단지 역시 선물가액 5만원 이하로 규정된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매년 1월과 6월 기업 인사시즌, 3월과 9월 새 학기만 되면 폭주하던 난 주문이 올해 자취를 감췄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도매기준) 1주일에 15개들이 300상자가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구이저우(貴州)성의 성도(省都)인 구이양(貴陽)시까지 비행기로 3시간, 구이양에서 고속철을 타고 90분, 다시 버스로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3시간을 달렸다. 참 멀다 하는 생각이 들 무렵, 연녹색의 가파른 산등성이들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해발 700~800m 고지대에 위치한 첸둥난주 충장현 자방향 중부지역의 '자방 계단식 논 지대'다. 25km가량 계단식 논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절경을 이룬다. 눈앞에 마주한 웅장한 산등성이들은 저마다 계단식 논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익은 벼가 연출하는 황금색과 연녹색 초지가 묘하게 어우러지며 장관을 만들어냈다. 계단식 논의 면적은 속한 산의 지형과 지모에 의해 결정된다. 이곳은 산 경사가 가파르다 보니 대부분 논들이 산을 촘촘하게 둘러싼 얇은 '허리띠'처럼 좁았다. 실제로 이곳 논들은 가장 넓은 곳도 1무(중국의 면적 단위, 약 666.7㎡(200평))를 초과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한, 두 줄의 벼를 심을 수 있는 '허리
22일 오전 7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출근길은 적막했다. 석달에 걸친 사정기관의 조사로 전직원이 지친 가운데 전일 부사장급 임원이 여러가지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울한 분위기에 애도의 슬픔까지 더해져 아침 공기는 더욱 무거웠다. 이런 분위기는 KAI뿐만이 아니다. 사천시 경제 전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도시 곳곳엔 KAI 노동조합, 사천 시민연대, 사천 참여연대 등이 걸어놓은 "감사원 재탕 감사 항공산업 죽어간다"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검찰 수사로 KAI의 대외신용도가 타격을 입으며 해외 바이어들이 계약을 주저하던 마당에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던 김 부사장마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수출 먹구름이 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매출의 60% 넘는 해외 수출..성사 막바지 줄줄이 무산=KAI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주 사업은 60%를 넘게 차지하는 중요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총괄하던 김 부사장이 숨지면서 KAI는 수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신도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상일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오자 막바지 건설이 한창인 아파트 숲 앞으로 하남 열병합발전소가 눈에 들어왔다. 흰색 외벽에 알록달록한 유리창이 박힌 깔끔한 외관이 대형 쇼핑몰을 연상케 했다. 우뚝 솟은 굴뚝도 주차타워를 닮았다. 주거단지 속에 이질감 없이 섞인 이 발전소는 미사 신도시를 포함, 감일·현안 지구와 서울 강동구 등에 난방을 공급하기 위해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강혜수 나래에너지서비스 경영지원 팀장은 "하남 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지만 지역사회에 난방도 공급한다는 점에서 타 발전소와 차별된다"며 "매출원이 전기 생산과 난방 공급 두 개인 셈"이라고 말했다. LNG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열을 이용에 난방을 공급하는 구조다. 하남 열병합발전소 연 매출 약 2400억원 가운데 발전부문이 2100억원, 난방이 300억원 가량이다. SK E&S의 자회사 나래에너지서비스가 운영하는 이 발전소는 위례 발전
"르노그룹은 사람의 인생을 자동차로 디자인한다."(안쏘니 로 르노 익스테리어디자인 총괄부사장)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이블린에 위치한 르노 테크노센터를 방문했다. 1991년부터 7년간 건설된 테크노센터는 르노의 심장이다. 차량 설계에 필요한 모든 기술이 이곳에서 출발한다. 42만5000m²(12만8562평)의 건물에는 60여개국에서 모인 1만2000여명(파견 포함)이 근무 중이다. 건물 면적의 2배 이상이 녹지 공간으로 테크노센터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이 중 디자인센터에는 29개국 5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신규 모델의 초기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는 테크노센터 아방세(Avancée·진보)를 통해 디자인센터로 가봤다. 디자인센터는 브라질, 루마니아, 인도(2곳), 한국 등에 있는 스튜디오와 협력해 신차 디자인을 완성한다. 르노삼성의 ‘SM6’, ‘QM6’ 디자인에는 한국 스튜디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사람의 인생 주기에 초점을
깔끔히 정돈된 생산라인에 나란히 선 직원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3개 발열체(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해주는 물체)를 제자리에 배열한 뒤 각각의 부속품을 넣고 잘 작동하는지 점검, 유리상판을 올려 조립하면 IoT(사물인터넷)전기레인지가 ‘뚝딱’ 완성된다. 지난 8일 SK매직의 경기 화성공장 내 IoT전기레인지 생산라인의 풍경이다. 이곳에선 최대 하루 300대의 IoT전기레인지가 생산된다. IoT전기레인지는 국내 전기레인지시장 1위 SK매직이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한 프리미엄 제품이다. 국내 최초로 전기레인지에 IoT기능을 탑재,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효율을 10% 이상 개선한 것이 핵심이다. 박상필 SK매직 연구개발4팀장은 “신제품 IoT전기레인지는 기능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고효율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설계해 조리법에 따라 화구를 골라 쓰도록 했고 전용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동꺼짐
"충수!" 함장의 외침이 들리자 연이어 기관장과 승조원들이 '충수'를 복창한다. 충수는 잠수함 내부에 있는 탱크에 물을 채워 1200톤의 잠수함을 음성부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잠항이 시작된다. '출항' 구호와 함께 정박하던 잠수함이 제주 해군 강정기지에서 떠난 지 40여분, 기지와의 거리는 7.5㎞. 드디어 본격적인 1200톤급 잠수함 1번함 장보고함 승조원들의 수중생활의 시작을 알렸다. 함수 부분이 기울어지면서 수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한 군 당국자는 "정박해 있는 잠수함 내부를 들어가 본 적은 있지만 실제 잠항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지난 13일 장보고함이 운용을 시작한 지 25년만에 처음으로 실제 잠항 상황을 언론에 공개했다. 앞서 강정기지에서 취재진들은 잠항 체험을 위해 사람 한 명 간신히 들어갈 만한 약 8m 높이의 함교탑(구멍 지름 약1m)을 통해 잠수함 내부로 승선했다. 잠수함 내부는 통로에 한 두 명이 지나다닐 정도로 협소했다. 잠항이
#1. 지난 7일 오후 7시 에버랜드 ‘호러메이즈’. 어둠이 서서히 깔리자, 대기줄에 늘어선 관객들의 표정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무서워 봐야 얼마나 무섭겠어?” 간혹 들리던 농담 섞인 대화도 이미 입장한 관객의 제대로 된 비명이 울려 퍼지고 나서야 비로소 멈췄다. 입구에 들어서자, 치과에서 흔히 맡던 강한 소독 냄새가 콧등을 자극했다. 한 줄로 나란히 붙어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한 발 내딛기가 조심스러울 만큼 좁고 음산한 공간을 넘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좁은 공간에 천장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이 지나가는 이의 머리와 이마에 닿을 듯 말 듯 서서히 조여오는 공포 또한 숨 막히는 자극의 극점이었다. 어디서 나타날까. 좀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바짝 얼어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좀비는 소리 없이 나타나 눈만 마주치고 사라진다. 간혹 끈질기게 따라오는 좀비의 추적에 생존(?)을 포기한 이들은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Waste, but Energy!' 골칫덩이 쓰레기가 에너지로 탈바꿈한다. 지난달 30일 방문한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에는 관련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쓰레기 매립지에 골프장을 만든 데 이어 바이오가스, 매립가스,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신재생에너지 중심지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서울 난지도에 쓰레기 매립을 더 할 수 없게 되자 수도권매립지가 1992년 2월 문을 열었다. 수도권 2500만명이 버리는 쓰레기가 이곳으로 모인다. 하루 평균 약 9500톤의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다. 전국 매립대상 폐기물의 약 40%를 처리한다. 세계 최대 규모 친환경 매립장으로 여의도 면적에 6배에 달한다. 수도권매립지는 쓰레기를 매립한 이후 흙을 덮어서 위생처리를 하고 이를 반복해 40m 가량을 쌓는 구조다. 8년 9개월간 쓰레기를 매립한 1매립장 위에는 드림파크 골프장이 들어섰다. 골프장은 값싼 이용료로 예약이 하늘에 별따기다. 지역주민에게 평일 5만5000원
"우와...", "좋겠다!"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DMC에코자이 모델하우스 앞. 사람들로 발 디딜 곳이 없다. 맨 앞 연단에 선 사람이 추첨함에서 접수증을 꺼내 이름을 부르면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온다. 다음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숨을 죽여 정적과 긴장감만 감돈다. 또다시 환호성과 실망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GS건설은 이날 DMC에코자이 단지에 대한 '내집마련' 추첨을 진행했다. 청약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계약을 하지 않은 분양 물량을 놓고 '내집마련신청서'를 작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뽑는다. DMC에코자이는 평균 19.7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이 마감됐다. 하지만 청약 접수 날 8·2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생겼다. 추첨 물량은 70가구가 안된다. 하지만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어림잡아 200명은 넘어 보였다. 추첨 시간이 오전 11시였지만 한 시간 전부터 모인 사람들 때문에 입구를 드나드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