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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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지역 주민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신공격하는 일부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는 부정적 이미지와 다르게 신안의 범죄율은 전국에서 최하 수준입니다."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암태면에 있는 신안경찰서에서 만난 이병진 초대 신안경찰서장(총경)은 기자에게 신안 주민들에 대한 비방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서장은 "아름다운 자연과 어족자원이 풍부한 신안군에서 초대 경찰서장으로 부임하게 돼 영광"이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경찰서가 지난 4일 개서했다. 1000여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신안에 경찰서가 생긴 것은 54년 만이다. 1969년 신안군과 무안군이 분리된 이후 올해까지 목포경찰서 산하 파출소 15곳이 신안군의 치안 업무를 담당했다. 섬을 모두 합친 육지 면적은 서울보다 넓지만 전남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자체 경찰서가 없었다. 과거 신안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여러차례 발생했다. 2014년 '지적장애
포스코그룹이 만들어낸 세계 최대 규모의 제철소가 위용을 자랑하는 전남 광양. 새로운 반세기를 책임질 신사업이 분주하게 펼쳐진다. 지난 20일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이 자리하고 포스코필바바리튬솔루션이 지어지는 광양 율촌산업단지를 찾았다. 이곳에서 포스코가 꿈꾸는 배터리 소재 풀 밸류체인 구축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율촌산업단지에 조성중인 이차전지소재 콤플렉스는 2030년 그룹 매출의 40% 규모를 차지할 비철강 사업의 핵심 기지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공장이 가장 먼저 문을 열었고, 최근 포스코HY클린메탈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이 준공됐다. 포스코필바리리툼솔루션의 수산화리튬 공장은 오는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각 공장은 자동화 설비로 꾸려져 안전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균일한 품질을 자랑한다. 핵심은 단연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이다. 2019년 7월과 이듬해 5월 1·2단계
"아유 밖에 10분만 서 있어봐유. 원래 여름엔 새벽에 일어나서 작업하는 거에유." 충북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 이장 신인성씨(53)는 21일 오후 오송읍 한 신문용지 생산 공장 앞 주차장에서 굵은 땀을 흘리며 연신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호계리 수해 복구를 도우러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을 필요한 위치에 배분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만 호계리 일대 수해 복구에 군장병 350여명, 자원봉사자 150여명 등 총 750여명이 투입됐다. 오후 1시30분쯤에는 청주자원봉사지원센터를 통해 7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오송읍 신문용지 공장에 도착했다. 호계리 주민 A씨는 "사람들이 오전 근무 마치고 봉사하러 와줘 고맙긴하다"면서도 "이제와서 미안해서 어떻게 일을 시키냐"며 걱정했다. 이날 오전 기상청은 충주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전 11시에 이미 호계리 일대 기온이 섭씨 33℃(도)를 넘나들었다. 호계리는 미호천이 휘감고 돌아가는 반원 형태의 저지대에 위치한
"목욕하고 나가는 그 기분은 아휴 하늘을 찌를 정도로 좋아! 짱이야!" 김연자씨(가명·74)는 목욕을 마치고 젖은 머리를 털다가 기자에게 양쪽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였다. 20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비타민 목욕탕' 안이었다. 목욕탕이 생긴 후 어떤 게 가장 좋냐는 질문에 "몸이 개운하고 가벼워서 날아갈 것 같다"며 웃었다. 백사마을에는 총 120가구가 있는데 대부분 노인이 홀로 살고 있다. 욕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제대로 씻기가 힘들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 600여 명이 힘을 모았다. 2016년 11월 무료 목욕탕이 탄생했다. 지난 6년여간 비타민 목욕탕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에 없어서는 안될 곳으로 자리잡았다. 5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와 3명이 들어가면 가득 차는 욕탕이 전부인 협소한 공간이지만 한달 평균 100명이 이곳을 찾는다. 한정된 공간을 많은 이들이 사용하다 보니 회원제로 출석부를 만들어 이용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관리한다. 비타
"저도 조만간 선생님 그만두려고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교사 김모씨의 말이다. 타 지역에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는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마음이 너무 아프고 비통하다"고 했다. 한동안 벽에 붙은 조문 포스트잇을 바라본 김씨는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 많은 선생님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자궁 난소 쪽에 문제가 생긴 분도 있었다"며 "저도 이젠 진짜 버틸 만큼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해 3월 임용된 교사 A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에는 이틀째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곳을 찾은 교사들은 현장에서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요즘에는 학부모 민원이 정말 많이 온다"며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부터 문자 메시지가 3~4개씩 오고 밤 10시, 11시에도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끼리 싸워서 말리면 성추행했다
20일 낮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오송지하차도). 이곳에는 지난 15일 벌어진 침수 사고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천장에는 운동화 한 짝이 나뭇가지들에 얽혀 매달려있었다. 바닥엔 아직 물이 흥건했고, 페트병과 박카스 병, 치킨 박스, 자동차 부품, 공업용 코팅장갑, 비닐봉지가 나뒹굴었다. 이날 국가수사본부는 지하차도 내 배수펌프실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인근 미호강 제방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1시간 가량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에는 국가수사본부 관계자 14명, 경찰청 지원인력 13명,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관계자 9명, 행정안전부 관계자 9명 등 총 4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각각 궁평2지하차도 내부와 미호강 제방 설치 등을 정밀 분석했다. 노란색 폴리스라인을 걷어내고 지하차도 내부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졌다. 임시 조명이 없으면 걷기 힘들 정도였다. 지하차도 중앙부
"'핵 오염수 방류, 어민들 폭망' 같은 무분별한 플래카드에 어민들만 희생당합니다. 제발 멈춰주십시오. 신안 수산물 안전합니다."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전복 양식장을 운영하는 정영규씨(62세·남)의 말이다. 19년간 양식장 사업을 해 온 정씨는 올해가 최대 위기라고 했다. 지난 5월부터 매출이 40% 준 데다 전복 가격도 폭락해서다. 정씨의 양식장에는 지난해 9월~10월 출하돼야 했던 약 1억5400만원 상당의 전복 7톤이 아직도 재고로 남아있다. 결국 정씨는 운영하던 직판장을 지난 16일 폐업했다. 월세와 전기세 등 월 200만원에 달하는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정씨는 "직판장에서 매달 400~500㎏ 정도 팔렸는데 지금은 80㎏도 안 팔린다"며 "5년 전부터 수요가 서서히 감소하다가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에 이젠 완전히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정씨에게 남은 것은 전복과 빚뿐이다. 정씨는 "재고가 안 팔려 현금이 안 들어오는데 사료비와 인건비 등 지출은 계속 발생한다"며 "사업
"새마을호 없어요? 내일도 안 다녀요? 언제 다시 돼요?" 1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매표창구를 찾은 정한수씨(85)는 표를 사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경북 구미시에 있는 사업장에 가야 하는데 구미역으로 향하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 정씨는 "고속철도(KTX)밖에 예매가 안 된다고 하는데 KTX는 구미·김천역만 경유한다"며 "구미·김천역은 경북 김천시에 있어서 사업장과 거리가 멀다. 언제 다시 운행하는지 알 수 없으니 일단 기다려보려 한다"고 했다. 집중 호우로 전국 각지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17일 오후 4시를 기해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부 일반 열차에 대한 운행을 다시 중단했다. 며칠간 이어진 폭우로 선로변 토사 유실이 발견되는 등 선로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TX 등 고속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도 열차가 지연 운행되자 발을 동동 굴렀다. 미팅이 있
"사람이 그렇게 죽었는데 우리는 슬프다고 말도 못 하죠."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우사. 70대 후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도와 비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있던 임모씨(43)는 이같이 말했다. 우사에서는 연신 소들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45년 이상 소를 키운 임씨의 어머니는 "어미소들이 새끼를 잃어 내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임씨 축사를 포함한 옥산면 일대는 지난 15일 이른 오전부터 이튿날(16일) 오전까지 20여 시간 침수됐다. 임씨 축사는 제방이 무너진 미호강과 직선으로 300m 거리에 있다. 당시 물이 어른 키만큼 차 있어 임씨는 50마리 소가 모두 죽은 줄로 알았다고 한다. 다행히 성체 소들은 머리를 물 밖으로 꺼내 숨을 쉬었다. 그렇게 하룻밤을 지새웠다. 임씨는 물이 빠진 후 축사 곳곳에서 송아지 사체를 수습했다. 축사에서 소 사료를 먹으려는 비둘기를 쫓기 위해 키우던 고양이들도 모두 죽었다. 임씨 축사에서는 이번 폭우로 한우 송아지 9마리가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 먹구름이 짙게 낀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이하 오송지하차도) 사고 현장. 어두운 터널 밖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소방관 2명이 걸어나왔다. 가슴 밑으로는 흙범벅이었다. 소방관 하면 떠오르는 제복의 주황빛은 가슴 위쪽으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궁평제2지하차도가 침수된 지 3일째. 이날 오후 2시 기준 사망 13명, 경상 9명 등 2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사고 직후 경찰에 실종신고된 12명 중 11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소방·경찰 등 인력 486명이 마지막 1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진흙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 신고가 안된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제는 터널 안 가득 쌓인 토사다. 사고 수습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사고 직전 강하게 내린 비로 인해 미호강 바닥의 흙이 다량 떠오른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일반적인 범람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토사가
"화순은 군이지만 하고 있는 역할의 무게감을 보면 '바이오 특례시'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윤호열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장) 윤 원장의 말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창립 멤버로 지난해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몸 담았던 만큼 누구보다 눈높이가 높을 그다. 윤 원장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남도와 화순군의 진심을 취임 첫 해부터 체감했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윤 원장이 키를 잡은 진흥원은 도 산하 출연기관으로 지역 바이오산업의 육성을 담당한다. 도내 백신사업특구로 지정된 화순을 중심으로 백신을 비롯한 면역치료 관련 전주기 플랫폼과 풍부한 의료기관 인프라를 융합해 남부권을 대표하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화순, 뚝심으로 글로벌바이오캠퍼스 지정━지난 13일 찾은 전남 화순군청 건물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유치 확정을 자축하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
원자력발전의 핵심 통제시설인 주제어실(MCR)에 각종 빨간 경고등이 뜨면 일반 상황에선 국가적 위험을 넘어 전지구적 위기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부터 후쿠시마까지 인류가 겪은 모든 원전 사고에서 MCR 근무자는 빨간 경고등을 녹색으로, 정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고는 막을 수 없었다. 반면 지난 12일 방문한 부산 기장군 소재 고리 원전에 있는 고리2호기 MCR은 평온했다. 발전량 '0'㎿h(메가와트시)에서 볼 수 있듯 심장이 멈춰있는 탓에 발생한 자연스런 경고등이기 때문이다. 고리2호기는 운전허가 만료로 지난 4월부터 가동 중지상태다. 원전이 멈춰 서 있으니 발전소도 한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평상시 대비 비슷한 인원이 '내일'을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고리2호기의 계속운전 안전성평가를 실시하고 한달 후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다. 원안위는 현재까지 심사절차를 진행 중이다. 고리2호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