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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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큰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어요. 저녁밥 하다가 엄청 큰 소리가 나길래 무슨 일인가 했는데 구청 사람들이 오더니 대피하라고 하더라고요." 서울 서대문구청은 지난 밤부터 이어진 폭우가 잦아든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재개발구역에서 석축 응급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전날 오후 6시35분쯤 콘크리트 도로를 지지해 주는 석축이 3m쯤 무너져 내리며 돌과 흙이 아래 쪽 빈집을 덮쳤다. 콘크리트 도로를 중심으로 아래쪽은 재개발 예정지역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재개발 예정 내 빈집에는 몇 년간 사람이 살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석축이 받쳐 주는 콘크리트 도로 밑으로 상·하수도관과 도시가스관이 지나고 있다. 추가 붕괴 등의 가능성은 적지만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주변 빌라 등에 거주하는 20세대 46명을 대피시켰다. 13세대 28명은 전날밤 인근 5곳의 모텔에서 숙식했다. 6세대 16명은 친인척 등 지인의 집으로 대피했고 노령 부부 1세대는 자녀들의 설득에도 대피를 거
" 저보다 더 급한 건 수술 환자들입니다. 오늘내일 잡혔던 수술이 많이 취소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수술 날짜 잡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항암 치료를 위해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 입원 중인 이모씨(64)는 한산한 수납 창구에서 기자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도 당초 지난 11일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어야 했는데, 있던 환자도 퇴원해야 할 상황이라 귀가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입원한 터였다. 이씨는 "보건의료 인력들의 노고도 충분히 알지만 환자들 치료는 제대로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원을 안 시키고 퇴원 시키고, 일정을 미루고 하는 일들은 환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이날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응급환자와 중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 20여곳 노조원들도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에 대비해 미리 병원 측에서 환자들의 진료 일정을 조정한 데다 당초 예상보다 파업 참여인원
1조8000억원 규모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기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노선과 종점이 변경된 대안 노선에 대한 의견이 어지럽게 얽히면서다. 양평군 주민들도 종점 후보지인 3개 지역을 두고 목소리가 엇갈린다. 13일 찾아간 양평군 양서면 증동리는 청계산 능선을 따라 군데군데 1000여가구가 모여있는 산골 마을이었다. 증동리는 예타 노선의 종점으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화동~양평 고속도로)와 접하는 분기점(JCT)가 설치될 계획이었다. 서울 강남에서 버스로 6번국도를 타고 1시간가량 걸리는 거리가 하남 나들목(IC)에서 15~20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6번 국도와 두물머리(남한강·북한강 합수지점) 지역에 쏠렸던 교통량을 하루 1만5800대가량 흡수할 것으로 추산된다. 장맛비로 흐린 마을 곳곳에는 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현수막들이 줄줄이 걸려있었다. 현재 중단된 사업의 재추진을 촉구하거나 주거환경을 훼손하는 원안 재검토,
'대기 0명, 대기시간 0분' 13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안암병원 원무통합창구 전광판에는 창구별 현황과 함께 대기인원이 없다는 표시가 떴다. 창구 앞 대기석은 네 자리 중 세 자리가 비어 있었다. 무인수납·번호표 발행기 앞에서 환자들의 키오스크 이용을 돕던 한 직원은 "평소에는 평일 오전에도 창구 대기인원이 30~40명 정도는 있는데 오늘은 대기가 아예 없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19년 만에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을 비롯해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0여곳이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에 대비해 미리 병원 측에서 환자들의 진료 일정을 조정한 데다, 당초 예상보다 파업 참여인원이 적어 우려했던 만큼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고려대병원의 경우 안암, 구로, 안산 등 3개 병원에서 모두 파업에 들어갔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
"사랑하는 우리 아이… 지금 닥친 현실을 이기지 못해 너를 두고 간단다. 너무 미안하고 사랑한다."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 이곳은 2009년 12월 국내 최초로 베이비박스가 만들어진 곳이다. 베이비박스는 신생아 양육을 포기할 때 함부로 버리지 말고 몰래 놓고 가라고 만들어 놓은 시설을 말한다. 아이가 새로운 가정을 찾을 때까지 임시로 이곳에서 돌본다. 기자가 12일 주사랑공동체를 찾았을 때 그동안 엄마들이 베이비박스에 아이들을 맡기고 가면서 남긴 편지들이 수백통 쌓여있었다. 손편지에는 "엄마는 너를 항상 생각할 거야" "앞으로 많이 보고 싶을거야" "좋은 집에서 누구보다 더 사랑 많이 받고 행복하길 바랄게"라고 적혀 있었다. 출생신고 의무화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갓 태어난 아이들이 출생신고도 하지 못한 채 버려지고 있다. 지난해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한 곳에 버려진 아이들만 100명이 넘었다. 올해도 1월부터 5월까지 이곳에 맡겨진 아이는 총 40
주민등록증에 개인이 믿는 종교가 적혀 있는 나라. 저렴한 데이터 비용과 70%가 넘는 휴대전화 보급률을 토대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나라. 2억8000만명의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인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소득 수준보다 과하게 한국산 제품을 향해 '지갑'을 여는 시장이다. 반면 고정 관념과 선입견, 이슬람과 '할랄'에 대한 불편한 인식 등으로 매 큰 '친(親)한국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인니 현지에서 한국 제품을 유통하고 떡볶이·김치 등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무궁화유통을 지난달 12일 찾았다. 5000여개 현지 마트와 거래하는 김종헌 대표는 "아직 늦지 않았으나 더 늦으면 돌이킬 수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 대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할랄 인증이 중요하지 않았고 돼지고기가 들어간 성분도 쉽게 판매됐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종교적 행동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매장에서 할랄, 비할랄 제품의 매대
'40년 전통'을 내세우는 서울의 한 보신탕 전문점. 초복(11일)을 하루 앞둔 10일 점심 시간이 되자 중년 남성과 여성들이 3~8명씩 무리를 지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끝나도록 이 식당의 식탁 10여개 중 절반 이상은 비어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보신탕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 손님들이 줄을 섰던 곳인데 이날은 복날을 코앞에 두고도 파리만 날렸다. 사장 A씨(80대·남)는 기자에게 "물가는 오르고 손님은 없는데 정부와 시민단체가 개고기를 판다고 하루가 머다하고 가게를 찾아와 단속한다"며 "한두해만 더 해 보고 장사를 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방 일을 보는 며느리 B씨는 "코로나19 이후부터 장사가 힘들었는데, 코로나가 끝났다고 해도 손님이 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실제로 각종 민원에 시달렸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한 동물보호단체가 이 식당을 식품위생법 위반, 불법 건축물, 광고물 불법 입간판 등으로 구청에 신고했다. 구청은 지난 5월 한달에만 이 식당을
"브랜드 운영 과정에서 나의 부족함을 느낄 때는 어떻게 하나요?" (무신사 패션 장학생 사전 질의) "저는 먼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면 메이크업이든, 세무든 일단 배웠어요. 할 수 없는 일은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찾아서 협업을 요청합니다." (서주형 어나더오피스 실장) 지난 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소재 무신사 캠퍼스 N1. 2시간 반 동안 이어진 강연에도 20여명의 패션 장학생들의 눈빛은 빛났다.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어나더오피스'를 전개하는 서주형 오버레이 실장은 학생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하고 창업 스토리, 운영 전략, 마케팅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전달했다. 창업 멤버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처음 시작할 때 생산 물량을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지, 판매 채널은 어떻게 꾸리는 게 좋은지 학생들의 질문은 구체적이었고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가 오갔다.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인 데 아는 것이 너무 부족하다. 준비 과정을 알려 줄
"가정의 주방이 조리 위주에서 식사 공간으로 변했듯이 퍼스트키친은 조리 공간이 밖으로 나와서 모인 하림의 커다란 부엌입니다." 지난 6일 오전 10시30분 전북 익산시 하림의 식품 공장인 '퍼스트키친'에 대해 공장 견학 담당 직원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퍼스트키친은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인 하림의 식품 철학이 담긴 공간이다. 하림은 2021년 10월 브랜드 'The 미식(더미식)'을 출범하며 라면, 즉석밥,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지만 퍼스트키친을 통해 가정식의 '진심'을 담았다는게 하림의 설명이다. 퍼스트키친은 Kitchen(키친)1·2·3 세 공간으로 나누어져 각각의 키친에서 더미식 라면, 즉석밥을 비롯해 각종 육수와 소스 등을 생산한다. 2021년 완공돼 부지 면적 12만3429㎡로 약 3만6500평 규모다. K2(Kitchen 2)에서는 오전부터 더미식 비빔면 생산이 한창이었다. 하림이 지난 3월 출시한 더미식 비빔면과 여름을 맞아 선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 새로운 버스 정류장이 하나 생겼다. 여의도 둔치주차장에서 국회 경내까지 3.1km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정류장이다. 정류장 팻말을 살펴보니 의원회관, 국회 정문, 도서관 등 6개 정류장이 지도에 표시돼 있다. 아래에는 'TAP! 앱을 설치하고 호출해달라'는 문구가 적혔다. 7일 오전 앱을 다운로드하고 출발지, 도착지 등을 설정하자 2분 안에 버스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떴다. 만 6세 이상부터 탑승이 가능하고 음료와 음식물 반입은 안되며 반려동물은 이동용 캐리어에 넣어달라는 안내 메시지도 왔다. 잠시 휴대폰을 보는 사이 멀리서 흰색, 파란색으로 무늬가 있는 소형 버스가 정류장 쪽으로 다가왔다. 차량 앞에 다가가자 탑승문이 자동으로 스르르 열렸다. 차량 내부에는"안전벨트를 매주시길 바랍니다" "지금부터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등의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최근 서울시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국회 내부에 무료 자율주행순환버스 정기 운행을 시작
"오염수 방류 앞서서 러시아산 대구를 많이 사놨지만 손님들은 그걸 잘 모르시죠. 메뉴 선택 때부터 영향을 받으니까요." IAEA(국제원자력기구) 조사단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한 다음날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의 '삼각지 대구탕 골목' 상인들은 이같이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놓고 과도한 공포가 조성되면서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삼각지역 1번 출구를 나와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나 있는 이 골목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대구탕집이 생기면서 '삼각지 대구탕 골목'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현재는 대구탕과 찜 등을 파는 식당 3∼4곳이 골목 안에서 영업 중이다. 이 골목에서는 1978년에 영업을 시작해 2대째 이어지고 있는 대구탕이 이 일대에서 손님이 가장 많은 집이다. 대구탕을 운영하는 박모씨(51)는 "방사능 오염수가 화제가 되기 전에는 점심에도 1층이 꽉 차고 2층까지 손님들이 올라가
"다음에 오실 땐 '까스활명수' 가격이 더 오를 거예요. 요즘 일반의약품 가격이 다 오르고 있거든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약국. 50대 남성이 까스활명수 1박스를 달라고 하자 약사가 이같이 말했다. 이 남성은 "월급은 안 오르는데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약사에게 푸념하더니 까스활명수 1박스를 더 주문했다. 약국 카운터 앞에는 까스활명수 120병이 든 큰 박스 3개가 놓여 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이 물량을 끝으로 다음주부터는 까스활명수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며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놨다"고 말했다. 일부 일반의약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동화약품은 이번 달부터 국민 소화제로 불리는 까스활명수 가격을 공급가 기준 15% 올렸다. 일양약품도 노루모와 위제로 등 소화·위장약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타이레놀'과 '게보린' 공급가격이 각각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