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 새로운 버스 정류장이 하나 생겼다. 여의도 둔치주차장에서 국회 경내까지 3.1km를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 정류장이다.
정류장 팻말을 살펴보니 의원회관, 국회 정문, 도서관 등 6개 정류장이 지도에 표시돼 있다. 아래에는 'TAP! 앱을 설치하고 호출해달라'는 문구가 적혔다.
7일 오전 앱을 다운로드하고 출발지, 도착지 등을 설정하자 2분 안에 버스가 도착한다는 알림이 떴다. 만 6세 이상부터 탑승이 가능하고 음료와 음식물 반입은 안되며 반려동물은 이동용 캐리어에 넣어달라는 안내 메시지도 왔다.
잠시 휴대폰을 보는 사이 멀리서 흰색, 파란색으로 무늬가 있는 소형 버스가 정류장 쪽으로 다가왔다. 차량 앞에 다가가자 탑승문이 자동으로 스르르 열렸다. 차량 내부에는"안전벨트를 매주시길 바랍니다" "지금부터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등의 안내 멘트가 흘러나왔다.

최근 서울시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국회 내부에 무료 자율주행순환버스 정기 운행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국회에 자율주행버스가 생긴 것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휴대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을 위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 자율주행순환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쏠라티 차량을 개조해 개발한 13인승 규모 소형 차량이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2대가 운행된다. △여의도 한강둔치주차장 △의원회관 △국회 정문(1문) △도서관 △본관(면회실) △소통관 등 6개 정류소를 지난다.

버스에 탑승하자 자동으로 움직이는 스티어링휠(운전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량은 알아서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옆 차선으로 이동했다. 신호등 앞에서는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더니 자연스럽게 멈춰섰다.
이 버스는 어린이보호구역, 한강 둔치주차장, 국회 3문, 6문 등을 지날 때 운전자가 운전대를 직접 잡도록 설정돼 있다.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버스에 적용한 기술은 레벨4 수준인데, 이 경우 위험 구간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운전석에 앉은 김모씨는 "이 차에는 23개의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가 있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움직인다"며 "어린이보호구역이나 한강 둔치주차장 등을 제외하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니 아무래도 피로도가 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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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 내부 도로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도 눈에 띄었다. 김씨는 "자율주행차는 정해진 도로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렇게 차들이 튀어나와 있으면 인식을 못한다"며 "이런 경우에도 직접 수동 운전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통관에서 출발해 여의도 한강둔치주차장, 의원회관, 국회 정문, 도서관, 본관 등을 거쳐 소통관까지 돌아오는데 약 16분이 걸렸다. 한 정거장에서 다음 정거장까지 가는데는 약 3분 가량 소요됐다.

시민들은 자율주행순환버스를 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박모씨는 "평소 국회 내부 주차장이 협소해 한강 둔치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그곳까지 걸어가려면 10분이 걸렸다"며 "이제는 자율주행차로 이동하면 되니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아직 운행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생소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회 소통관에서 근무하는 송모씨는 "자율주행차가 총 2대다 보니까 아직까지 실제로 본 적은 없다"며 "버스 정류장이 어디 어디에 있는지, 버스 예약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홍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점심 시간에는 증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국회를 방문한 김민영씨는 "더운 날 정문까지 걸어가는 게 싫어서 자율주행버스 예약을 했는데 점심 시간 12시부터는 '현재 이용 고객이 많아 차량 호출이 어렵다'고 안내 문구가 떴다"며 "그 때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간인데 배차 수를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대폰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안내 서비스가 개선되면 좋겠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70대 이화자씨는 "나 같이 다리 아픈 사람들은 자율주행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휴대폰이 어려워서 못한다"며 "누구 알려줄 사람도 없고 차라리 참고 걸어가는 편이 낫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