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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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이즈? 따이즈?"(중국어로 '봉투'라는 뜻)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한 화장품 가게 계산대 앞에 중국인 손님 2명이 서자 바코드를 찍던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봉투에는 마스크팩 20장과 로션 2통이 담겼다. 이 직원은 "중국인들이 캐리어 2~3개에 화장품을 가득 사가던 때와 비교하면 회복이 멀었지만 이달 들어 중국인 손님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 의무가 해제되면서 동대문, 명동 등 관광지에 중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오는 11일부터는 중국·홍콩·마카오발 입국자의 입국 전 검사 및 큐코드 의무화 조치가 사라진다. 아직 코로나19(COVID-19) 이전과 비교할 수 없지만 상인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이날 다소 흐린 날씨에도 동대문 주변에는 커다란 캐리어를 끈 관광객들이 여럿 지나다녔다. 이들은 거리 노점에서 떡볶이 등 간식을 사먹거나 옷가게가 모인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동대문 쇼핑센터 밀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을 나와 중랑천쪽으로 20분쯤 걸으면 높이 2m 남짓 공사장 펜스가 나온다. 10분쯤 펜스를 따라 더 걸으면 10m 너비 입구가 있다. 입구 너머 부지의 너비가 축구장 4개와 맞먹어 보였다. 허허벌판이었다. 갈대 한줄기 없었다. 하지만 한때 건물이 빼곡했는지 바닥이 전부 콘크리트였다. 곳곳에 검붉은 철근이 엉켜 있었다. 이 부지에 지난해 8월까지 삼표레미콘 공장이 있었다. 단일 공장으로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였다. 24평 아파트 7000세대를 지을 레미콘을 하루에 만들었다. 강원도 원주의 공장 100여곳을 전부 합친 것보다 레미콘을 더 만들었다. 직원 200여명이 일했다. 레미콘 싣는 믹스트럭이 수백대 오갔다. 공장 자리로 한때는 한강이 흘렀다. 1972년까지 공장 부지에서 약 1km 떨어진, 중랑천이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길목에 35만평 규모 섬이 있었다. 닥나무가 많아서 이름은 저자도(楮子島)였고 누군가는 행정구역을 따라 옥수동 86번지라 불렀다. 섬은 중랑천
"로또 1회 때부터 쭉 팔았어요. 20년이 넘었죠.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당첨자가 나온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지난주 제1057회 로또 2등 당첨자가 103명 나온 서울 동대문구의 J복권판매점. 지난 6일 기자가 찾아갔을 때 70대로 보이는 점주 내외가 5평 남짓한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J판매점은 소규모 슈퍼마켓으로 음료수와 과자류, 담배 등을 팔고 있지만 주된 매출은 복권에서 올리는 듯 했다. 가게 입구에는 벌써 '1057회 로또복권 2등 103명 동시 당첨'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남편 A씨는 "100명 넘게 나온 걸 아침에 전화 오고 사람들이 와서 말해줘서 알았다"며 "그동안은 당첨자가 잘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1만원, 2만원씩 사는 사람들도 많고 10만원 넘게는 못 사니 8만~9만원씩 사는 사람들도 꽤 된다"고 밝혔다. '동일인이 2등에 100건 당첨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느냐'는 질문
3일 오전 11시 서울역 버스종합환승센터 앞. '현금 없는 버스'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은 시내버스가 줄지어 도착했다. 버스들에는 현금을 받는 요금함이 없다. 서울시는 2021년 10월 18개 노선, 436대 버스에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지난 1일부터 108개 노선·1876대로 확대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고 현금 지불로 인한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 해 20억원에 이르는 현금통 유지·관리비를 절감하려는 목적도 있다. 현금 없는 버스에서는 현금 대신 교통카드나 모바일 교통카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요금을 내야 한다. 교통카드가 없거나 카드에 충전된 요금이 부족할 경우 운수회사 계좌번호가 적힌 요금납부안내서를 기사에게 받아 나중에 이체해도 된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4대 중 1대꼴로 현금 없는 버스가 운행된다.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종로5가역 부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씨(77)는 "현금을 찾느라 미적거리는 일이 없으니 승객들이 승차하는 시간이 빨라
3일 오전 11시 서울역 버스종합환승센터 앞. '현금 없는 버스'라는 안내 현수막이 붙은 시내버스가 줄지어 도착했다. 버스들에는 현금을 받는 요금함이 없다. 서울시는 2021년 10월 18개 노선, 436대 버스에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지난 1일부터 108개 노선·1876대로 확대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고 현금 지불로 인한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 해 20억원에 이르는 현금통 유지·관리비를 절감하려는 목적도 있다. 현금 없는 버스에서는 현금 대신 교통카드나 모바일 교통카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요금을 내야 한다. 교통카드가 없거나 카드에 충전된 요금이 부족할 경우 운수회사 계좌번호가 적힌 요금납부안내서를 기사에게 받아 나중에 이체해도 된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4대 중 1대꼴로 현금 없는 버스가 운행된다.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종로5가역 부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씨(77)는 "현금을 찾느라 미적거리는 일이 없으니 승객들이 승차하는 시간이 빨
"한 끼는 편의점 도시락, 한 끼는 기사 식당에서 사 먹지." 3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의 한 기사식당 앞. 식사를 마치고 나온 택시 기사 윤헌수씨(72)가 이같이 말했다. 택시 운전대를 잡은 지 5년째라는 그는 "물가가 올랐다고 승객이나 수입도 늘어난 게 아니다"라며 "(식비 부담에) 아내가 도시락을 싸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기사 식당들도 치솟는 물가와 인건비에 가격을 올리고 있다. 윤씨가 식사를 한 기사식당은 올해 1월1일부터 메뉴당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주메뉴인 제육 백반의 가격은 9000원이다. 메뉴당 가격이 적게는 500원에서 1000원, 1500원이 올랐다. 택시기사들은 기사식당의 가격 인상이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입을 모았다. 김석길씨(68)는 "하루 최소 두 끼는 사 먹는데, 500~1000원 오른 것도 쌓이면 한 달에 몇만 원이니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강정복씨(66)도 "요즘 국밥도 한 그릇에 1만원이 넘
"대통령 뜻을 가장 잘 아는 후보잖아요. 서울도 대세는 김기현이죠."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체육관 앞은 붉은 물결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오후 2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 연설회를 앞두고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 대표 후보를 응원하는 인파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붉은 머리띠와 두건을 두르고 피켓을 든 책임당원들의 응원 열기는 지난해 월드컵 응원전이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을 방불케 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와 이에 맞서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은 행사장 앞에서 응원 맞대결을 펼쳤다. 안 후보 캠프명인 '170V'(총선 170석 압승) 선거 운동복을 입은 당원들이 안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자 '보수의 희망', '미래희망 김기현'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당원들도 일사분란하게 응원전을 펼쳤다.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던 경선 초반과 달리 지지자 간 존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김 후보가 체육관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하며
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초등학교 정문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몸에 비해 커다란 책가방을 등에 멘 신입생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학교로 들어갔다. 학생들의 눈은 설렘과 긴장으로 반짝였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없는 입학식이 진행됐다.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상당수 초등학교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일부 학교는 코로나19(COVID-19)를 이유로 입학식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을 학생 1명당 보호자 1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강당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부탁드린다"는 안내 방송이 계속해서 울려퍼졌다. 입학식이 실내에서 이뤄지고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 신입생과 학부모들도 대부분 정문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운동장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때 잠깐 마스크를 내리거
'보수의 심장' 대구가 28일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대구를 찾으면서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은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 북구 엑스코 앞마당에서 양쪽으로 나눠져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엑스코 앞에는 연설회 시작 30분 전쯤인 오후 1시30분쯤 1000여명이 넘는 당원들이 모였다. 당원들은 각자 자신이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조금이라도 더 힘을 싣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당대표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김 후보와 안 후보 측 지지자들은 풍물놀이와 기차놀이를 하며 축제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지자들은 모두 각 후보를 응원하는 내용의 문구를 적은 손팻말과 현수막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대구에 거주하는 이모씨(여·48)는 당원이 아니지만 김 후보를 응원하고 싶어 엑스코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김 후보 때문에 당원 가입을 하고 싶어 고민 중인 상황"이라며 "오늘 직접 김 후보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28일 오전 8시40분.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휴마시스 경기도 군포공장 앞은 한산하고 적막감이 감돌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소액주주들과 주주환원 및 소통 강도를 놓고 큰 갈등을 빚어왔고, 최근엔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되면 예상됐던 사측과 소액주주들 간 충돌은 주총 전 없었다. 안건 가부(可否) 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주주들은 대체로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주총 현장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은 30여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는 작년 9월 말 기준 6만7000명 정도다. 주총이 예정됐던 오전 9시가 됐다. "주총 시작합니다. 빨리 입장해주세요. 늦으면 (의결권) 행사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휴마시스 직원 5명의 외침에 허공에 울려퍼졌다. 하지만 문이 바로 닫힌 건 아니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10분 정도까진 입장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오전 9시 이후 주주 5명 정도가 1~2분 간격으로 분주히 주총장에 들어갔다. 10분이 지나자 회사는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재개하면서 빈 방이 순식간에 나갔어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정문에서 도보 2분 거리의 하숙집을 15년째 운영 중인 도모씨(77)는 27일 이렇게 말했다. 도씨는 학생들에게 식대 10만원을 포함해 월 65만원을 받는다. 난방비 등 추가로 내야 하는 관리비는 없다. 흑석동의 신축 원룸 평균 월세가 관리비를 포함해 67만~72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 입장에서 적잖은 차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에 다시 하숙집 열풍이 분다. 치솟는 월세와 물가가 코로나19 사태 3년 동안 텅 비었던 하숙집의 돌아온 인기를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서울 대학가 원룸 월세 '평균 10~30%' 상승━ 대학가 원룸의 월세는 1년새 급등했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가의 보증금 1000만원 이하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30% 올랐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의 경우 원룸 월세가
세계에서 가장 큰 보일러·온수기 공장이 경기도 평택시에 있다. 경동나비엔은 이곳 평택 서탄공장에서 보일러와 온수기를 한해 200만대가량 생산한다. 2026년 2차 준공을 하면 한해 생산량은 439만대가 된다. 서탄공장 설립 계획이 세워진 것은 2010년대 초였다. 처음 경동나비엔의 계획이 발표됐을 때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회사 안팎 가릴 것 없었다. 당시 국내 보일러·온수기 시장은 포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의 목표는 해외였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은 2005~2008년 한국인 중 미국 가정집을 가장 많이 방문한 게 자신일 거라고 했다. 어림잡아도 1000곳 넘게 다녔다. 동네 설비업자들을 꼬드겨 집에 함께 들어가 난방 구조를 연구했다. '미국이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앞서간다'던 생각이 깨졌다. 미국은 200~300L 물탱크를 덥히는 '저탕식'으로 물을 덥혀 썼다. 식구 한 사람이 온수를 많이 쓰면 다음 사람은 그만큼 못 썼다. 한국은 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