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웰빙에세이
일상 속 건강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정보와 실천법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합니다. 몸과 마음의 균형, 웰빙 트렌드, 자기관리 팁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유익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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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돈, 돈 하니 정나미가 뚝 떨어져 돈하고 담 쌓고 살겠다는 사람도 생길 만하다. 하도 열나게 먹고 쓰고 버려대니 지구에게 미안해 이 땅에 절대 해를 끼치지 않고 살겠다는 사람도 생길 만하다. 근래 이런 두 분을 만났다. 한 분은 영국 브리스톨에 사는 '노 머니 맨'(No Money Man)이고, 또 한 분은 미국 뉴욕에 사는 '노 임팩트 맨(No Impact Man)이다. 솔직히 바쁜 와중에 직접 만나진 못했고, 대신 두 분이 각각 쓴 책을 통해서 만났다. 아마 두 분도 그러길 원했을 것이다. 먼저 '노 머니 맨'(No Money Man). 1년간 돈 한 푼 안 쓰고 살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이름은 마크 보일, 태생은 아일랜드. 대학에서 경영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졸업 후에는 유기농식품 분야에서 6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그런 그가 돈 없이 사는 실험을 결행한다. 기한은 2008년 11월29일부터 이듬해 11월28일까지 딱 1년간이다. 왜 11월29일인가 하면 그날이 바로 '아
먹고 먹히는 생태계의 맨 꼭대기에 선 인간. 잡식성 포식자인 인간의 개체수가 70억에 이르렀으니 지구의 숱한 생명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극심할까? 인간이야 여건만 된다면 호랑이 고기도 먹을 텐데 그게 안되니 양순한 소와 돼지가 부지기수로 자신의 몸을 고기로 바치고 있다. 호랑이 한마리가 야생에서 살려면 멧돼지 200 마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랑이보다 무서운 인간에게 필요한 동물 먹이 량은 얼마나 될까. 오래 전 인간의 개체수가 많지 않을 때는 사냥을 했고, 조금 늘었을 때는 유목을 했다. 그러나 인구가 70억에 이른 지금은 축산 아니고는 달리 감당할 방법이 없다. 사냥일 때는 뭇 생명이 먹이사슬의 균형을 이루며 먹고 먹혔다. 이런 균형은 유목 때에 이르러 조금 깨졌을 것이다. 그래도 유목민들은 자기가 몸소 키우고 제 손으로 잡아먹는 가축에 깊은 유대감을 갖고 있었다. 털과 가죽과 고기와 뼈를 아낌없이 주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하지만 축산의 단계에 와서는 이런 모럴
근래 수십 년 된 습관 몇 가지를 버렸다. 순서대로 얘기하면 첫째는 담배다. 담배는 재작년 초에 끊었으니 이제 만 2년을 넘겼다. 담배는 지금도 냄새가 좋다. 가끔씩 담배 연기 길게 내뿜으며 먼 하늘 바라보고 싶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것 같다. 이로써 나는 25년 피운 담배와 이별한다. 돌이켜 보면 담배는 멋있게 보여서 시작했다. '나도 폼 나게 피워볼까!' 그러다가 결국 골초가 되고 사반세기를 끊지 못해 고생했다. 나는 이제 '멋있게 보이려는 마음' 하나를 접는다. 하긴 요즘에는 담배 피우는 것이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둘째, 넥타이. 이것도 재작년부터 매지 않는다. 목에 졸라매는 넥타이만큼 바보 같은 물건이 어디 있나. 그 넥타이를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줄곧 맸으니 20년 만에 '목줄'을 푼 셈이다. 그동안 넥타이를 맨 이유는 간단하다. 남들이 다 매니까, 안 매면 눈치 보이니까! 하지만 남들이 다 맨다고 나까지 꼭 매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래서 안 매기로 했다.
올해도 열심히 걸었다. 틈만 나면 걸었다. 평일은 회사 근처에서, 휴일은 동네에서, 휴가 때는 산이나 강이나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동강 길이었다. 오랫동안 벼르다가 추석 연휴에 달려간 정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동강 진탄나루에서 문희마을까지 이어지는 4km 강변 샛길, 동강의 심장 같은 곳을 왕복해서 걸었다. 며칠 내린 비로 강에는 물이 가득했다. 하늘에 구름이 피어나고, 땅엔 햇살이 눈부시게 번졌다. 나는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길과 어울려 행복했다. 그 다음 아름다운 길은 변산 마실길. 늦가을 정취 가득한 10월 말, 아들과 함께 그 길을 걸었다. 새벽같이 달려 정오쯤 새만금방조제 홍보관에 차를 댔다. 그곳에서 채석강까지 16km를 타박타박 걸었다. 바다와 갯벌과 해안이 어우러진 황홀한 길이었다. 텅 빈 하늘과 먼 수평선을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렸다. 격포 해수욕장 즈음에서 해가 지고 노을이 졌다. 그 노을을 넋 없이 바라보며
단학이라고 하면 어째 꺼림직하다, 비과학적이다, 도사들 얘기다, 고리타분하다, 황당하다! 혹시 이런 선입견은 없는가? 그렇다면 서양식이고 정밀한 과학적 검증을 거친 또 다른 인생 단수 기준을 보자. 다음은 '의식혁명' '호모 스피리투스'란 책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가 제시하는 '의식의 지도'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그는 '운동역학' 이론에 근거해 20여년 동안 수천명을 대상으로 수백만번의 실험을 한다. 즉, 누가 언제 어디서 행하든 같은 방법으로 하면 같은 결과가 나오는 방대한 과학적 데이터를 축적한다. 어떤 실험인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자. 대신 일종의 '오링 테스트'라고만 해두자. 그 결과를 집약한 '의식의 지도'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1~1000 룩스까지 3그룹,17단계의 밝기로 구분한다. 인생 단수로 치면 최저 1단에서 최고 17단까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심각한 저급인 1~8단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단수는 9단에서 17단까지 총 9단계다. 1.
인생 단수에 관한 연습문제를 충분히 풀었으니 이제부터 본론이다. 다음은 단학에서 매긴 인생 단수다. 이건 진짜 1단부터 9단까지 있다. 나는 몇단인지 따져보자. 따질 정도가 아니라면 아직 '단수'가 아니라 '급수'를 매기는 수준이 되겠다. · 1단 초지(初知): 자신이 누구인지, 자기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단계. · 2단 입지(立知): 삶의 목적을 영적인 완성에 두기로 정한 단계. 마음은 확고해졌지만 아직 실천으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은 상태다. 몸과 마음이 그릇된 감정과 습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갈등이 많다. · 3단 정지(正知): 혼이 살아나는 체험을 하는 단계. 자신의 내면에 깃든 신성과 순수의식을 체험한다. 혼이 살아나면서 감각이 예민해지기 때문에 음주나 흡연 등 몸에 해로운 습관은 자연스럽게 교정된다. · 4단 명지(明知) : 의식이 매우 밝아져서 지식의 힘이 아닌 직관에 의한 지혜와 통찰을 바탕으로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 피해의식, 이기심
바둑이나 태권도 같은 데만 단수가 있겠나. 내가 보기에는 인생에도 단수가 있다. 강호의 인생 고수를 만나면 짜릿한 단수가 느껴진다. 인생 9단 중의 9단이 입신의 경지인 부처님이나 예수님 아니겠나. 고수는 고수끼리 알아본다는데 나는 얼마나 알아보는지 모르겠다. 고수를 알아 볼 수 있어야 잘 알아 모실 것이고, 어떻게든 한 수 배울 수 있을 텐데 큰 일 났다. 하긴 예수님도 당대에 메시아로 알아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멀쩡하게 두 눈 뜨고 필생의 사부님을 놓치지 않으려면 인생 단수 읽는 법부터 잘 공부해둬야겠다. 우선 몸풀기 연습 문제. 예수님이 제시하신 기준이다. '원수를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할 정도의 단수라면 틀림없이 9단 중의 9단이다. 사실 이 정도 단수면 애초부터 원수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원수가 있을 리 없다. 혹시 이런 고수를 원수 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무지한 사람이다. 나는 원수는 없지만,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사
'지구의 허파'라는 남아메리카 열대우림 아마존. 그 아마존이 문명의 불길에 휩싸여 신음하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프다. 지구의 산소탱크가 망가지는데 내 가슴이라고 온전할까. 아마존은 그 이름부터 운명적이다. 아마존에서 '아'는 없다, '마존'은 가슴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라고 한다. 그러니 아마조네스는 '가슴 없는 여자'다. 활을 쏘거나 창을 던질 때 거추장스러운 한쪽 가슴을 도려낸 아마존의 여인족이 아마조네스다. 16세기 남미에서 황금마을을 찾아 나선 스페인 정복자들이 전투에 능란한 여인족의 공격을 받아 크게 패한다. 당시 엘도라도 탐험대장이던 오레야나가 본국 여왕에게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 '아마조네스'가 여기에 있다고 보고한 것이 오늘날 '아마존'이란 지역명의 유래가 됐다. 그때부터 도리질당한 아마존의 가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정없이 밀려나가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강에 새로 건설하려는 댐만 최소 70개라고 한다. 아마존의 원시 밀림은 이 댐 속에 하나둘씩 수몰될 것이다. 아
지금 이 순간은 깊다. 그 곳에 진짜 행복이 있다면 그 깊은 곳으로 가보자. 수직으로 내려가 보자. 삶의 중심으로 들어가 보자. 첫째, 깊이 숨쉬기. 숨이 수직으로 깊이 내려간다. 코에서 목으로, 목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배로 내려간다. 하늘의 기운이 내 안 깊숙히 들어온다. 몸이 편안해진다. 머리가 가벼워진다. 마음도 편해진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복식호흡을 한다. 아기도 처음에는 복식호흡을 한다. 그래서 숨 쉴 때마다 아랫배가 들락날락한다. 그 숨이 자꾸 위로 올라와 보통은 가슴으로 숨을 쉰다. 그 숨이 더 올라오면 목숨이고, 목숨을 넘기면 숨이 끊인다. 아랫배까지 수직으로 깊이 내리는 숨은 친 생명적이다. 그렇게 숨을 쉬면 생명이 기뻐한다. 둘째, 단전 연결하기. 정수리 상단전과 가슴의 중단전, 배꼽 아래의 하단전을 수직으로 연결한다. 하늘의 기운이 수직으로 연결된 단전 줄을 타고 내 안 깊숙히 들어온다.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 머리가 가벼워진다. 가만히 앉아서 허리를 곧게
내 행복은 2시간 뒤에 있다. 그때는 한잔 한다. 이보다 큰 행복은 이틀 뒤에 있다. 그때는 주말이다. 이보다 큰 행복은 2주 뒤에 있다. 그때는 휴가다. 이보다 큰 행복은 두달 뒤에 있다. 그때는 가을 여행을 갈 것이다. 이보다 큰 행복은 2년 뒤에 있다. 그때는 아름다운 시골에 있을 것이다. 내 행복은 항상 내 앞에 있다. 내가 앞으로 나가면 행복도 앞으로 나간다. 내가 한발 다가서면 행복은 한발 물러선다. 나는 행복을 놓친다. 이러다간 평생 놓칠 것 같다. 아~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내 앞의 행복이여. 무지개같은 행복이여. 그래서 작전을 바꾸라 한다. 지금 당장 여기에서 행복하라고 한다. '이래야 행복하다'가 아니라 '이래서 행복하다'로 바꾸라 한다. 행복에 조건을 달지 말라고 한다. 법정 스님은 '수류화개(水流花開)'라 가르친다. 그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물이 흐르고 꽃이 핀다고 깨우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 오직 지금만이 유일한 실재라
나는 꼭 장미가 돼야 하는 줄 알았다. 장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미가 돼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장미가 되려고 했다. 가장 아름다운 장미가 되려고 했다. 다른 꽃은 시시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 애를 써도 장미가 되지 않았다. 장미는 역시 꽃중의 꽃이었다. 쉽게 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더 열심히 장미가 되려고 했다. 장미로 보이려고 했다. 장미처럼 치장하고 장미 흉내를 냈다. 나는 장미와 비슷해졌다. 장미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미 향기가 나지 않았다. 장미 꽃은 결국 피지 않았다. 나는 장미가 아니었다. 그러니 장미로 피어날 수 없었다. 장미 향기를 낼 수 없었다. 나는 마침내 내가 어떤 꽃인 줄 알았다. 그 꽃은 장미가 아니다. 백합이 아니다. 국화가 아니다. 민들레가 아니다. 그 꽃은 나만 피울 수 있는 단 하나의 꽃이다. 그러니 이름이 없다. 굳이 이름은 붙인다면 '나의 꽃'이다. 나는 머리가 희끗해져서야 내가 '나의 꽃'으로 피어야 한다는 걸 알았
지난 3월11일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속뜰을 어찌 다 헤아릴까. 그러나 스님의 글과 법문을 읽다보면 몇가지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우선, 스님의 젊은 시절. 스님이 1972년 에 이어 두번째 산문집인 를 냈을 때가 1976년이다. 그때 세속 나이가 마흔넷이니 나보다 젊으셨다. 에는 평생 글을 써서 공양해야 할 스님의 문학적 재능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학승과 선승의 모습도 교차한다. 그리고 드문드문 스님의 젊은 혈기와 관념적 냄새도 풍긴다. 1970년대 유신 독재와 부조리를 개탄하는 분심도 배어 있다. 30,40대 스님의 거친 생각이 엿보일 때 나는 은근히 경쟁심이 발동해 씨익 웃는다. 그래, 스님도 왕년에 젊으셨지! 아주 어린 풋중일 때도 있었지! 두번째, 스님의 산골 생활. 스님은 깊은 산속 오두막에서 홀로 사셨다. 신새벽에 깨어 예불을 드리고, 찻물을 다리고, 아침을 챙겼다. 산책을 하고, 채마밭을 갈고, 책을 읽었다. 낡은 카세트 플레이어에 바흐를 넣고 선율을 음미했다. 꽁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