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웰빙에세이
일상 속 건강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정보와 실천법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합니다. 몸과 마음의 균형, 웰빙 트렌드, 자기관리 팁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유익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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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다림질이 재밌어졌다. 젊었을 때 유난히 싫었던 일 가운데 하나가 다림질이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중요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을 하면 다리미 손잡이를 잡는 것 자체가 '인생 낭비' 같았다. 다림질을 싫어하고 못하니 군대에서도 고초가 많았다. 그래서 장가갈 때는 이런 다짐까지 받았다. '다른 건 몰라도 다림질은 안할거야!' 그런 다림질이 좋아졌다. 거실에 자리를 잡고 다림판을 펴면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부터는 오로지 다림질만 하면 된다.' 이런 자세로 열심히 다리면 구겨진 옷이 빳빳하게 되살아 난다. 잡생각을 떨치니 복잡했던 머릿 속도 다시 세팅이 된 기분이다. 남자는 갈수록 여성호르몬 분비가 늘어 여성화되고, 여자는 그 반대라더니 그래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다림질처럼 명상 효과가 있는 일이 몇몇 더 있다. 첫째는 머리깎기. 이발소나 미용실 의자에 앉으면 왠지 마음이 느긋해진다. 둘째, 장거리 버스 타기. 출장이든, 여행이든 몇시간
부시맨. 원시와 서구 문명의 충돌을 통쾌하게 희화했던 아프리카 원주민. 그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마사이워킹'이란 그럴듯한 웰빙 상품의 옷을 차려 입고 도심에 입성했다. 그의 걸음을 따르기 위한 훈련센터와 장비가 인기다. 그처럼 껑충껑충 걷겠다고 다짐하는 도시인도 많아졌다. 마사이워킹에 이어 '장생보법'이란 것도 나왔다. 단학선원을 만든 이승헌 선생이 고안한 이 걸음 또한 전국에 걸친 단월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어떤 걸음이든 잘 걷자고 하는 것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그것마저 돈주고 사고 파는 상품으로 포장되고, 소비되는 풍토가 아쉽다. 걷기가 유행이나 패션이 되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걷기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인간은 눕거나 앉거나 뛰는 것보다 두 발로 걷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걷는 동물'이 아니던가. 마사이워킹과 장생보법. 실제로 걸어보니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마사이워킹은 수렵을 위해 가볍고 민첩하게 움직이는데서 비롯된 아프리카식 보
신정아씨 가짜 학위 파문이 자꾸 복잡해져서 이제는 뭐가 어디서 꼬인 것인지,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 등장인물이 계속 늘고, 그들마다 말이 엇갈려 누구 말이 진짜인지 가늠이 안된다. 이래저래 헷갈리는 세상이다. 이명박씨 도곡동 땅 의혹도 이씨 땅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니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의심에 의심이 꼬리를 무는 세상이라 모든 게 다 의심스럽다. 그래서 사위와 며느리감의 학적부를 들추고, 장차관이나 대선 후보들의 주민등록지를 추적한다. 어디 그뿐인가. 병적부도 보고, 전과기록도 조회해야 한다. '병역필'에도 엉터리가 있으니까 병역특례자라면 회사 출근계까지 챙겨봐야 한다. 사생활도 세세히 엿보아야 한다. 유력 인사쯤 되면 심심찮게 숨겨진 자식들이 있다고 하니 유전자 검사도 하자고 해야 할 판이다. 이렇게 불신으로 가득찬 세상, 미움과 질투와 증오를 키우는 세상, 과거를 묻고 들추고 파헤치고 까발리는 세상, 서로 속고 속이며 사는 세상이다 보니 어디 한 곳 믿고 의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순간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면 그 공력을 어찌 다 헤아리리오. 진정 행복한 나는 과거와 미래에 없고 오직 현재에만 있다는 깨우침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것에 털끝만큼도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가늠할 수는 있다. 그중 하나가 10여년 전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 아카풀코에서였다. 한겨울 뉴욕에서 차로 열흘 정도 달려 멕시코 서남부 해안의 아카풀코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한여름이었다. 나는 그곳 바다가에 누워 온종일 해가 동쪽에서 올라 머리 위에서 작열하다 저녁 노을 속으로 잦아드는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아! 지금이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그때 분명히 느낀 것은 바로 이런 것이고,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당시 네살배기였던 아들이 올 여름 필리핀 보라카이라는 섬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다시 마음이 설
한려수도가 곱게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바다마을 여수. 이곳 인심이 요즘 예전같지 않은가 보다. 얼마전 뉴스를 보니 여수의 한 섬마을에서는 집집마다 대문을 세우고, 빗장을 굳게 잠그기 시작했다고 한다. 갑자기 낯선 도시 사람들이 몰려와 기웃거리니 평생 울타리 없이 이웃하며 지내던 동네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이다. 그런데 돈보따리를 들고 와서 이땅저땅 들썩이는 외지인만 타인은 아니다. 동네 사람들끼리도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제각각 계산기 두드리기 바쁘니 이제는 서로 말도 잘 안한다고 한다. 모두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메말라 여유를 잃어버린 모양이다. 하긴 내가 봐도 여수에서는 '대박'이 터질 것 같다. 우선 몸매(땅)가 좋다. 스타성을 타고 난 것이다. 스타를 띄우는 매니저도 최정상급이다. 2012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대통령이 선봉에 섰고, 재벌 총수가 총대를 멨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재수생'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니 여수에 쏠리는 정
아침 6시. 눈을 뜨면 기다렸다는 듯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다. 이젠 생체시계가 더 정확하다. 오늘도 새날이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일어난다. 몸은 가볍다. 출근길에 나서기까지 1시간20분이 남아 있다. 나는 정확한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 TV 뉴스를 켜고, 세수를 하고, 신문을 보고, 아들을 깨운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는다. 마음의 고삐를 잡고, 마치 슬로모션을 하듯 하나하나 모든 동작을 의식한다. 세수를 하며 물의 촉감을 즐긴다. 머리를 빗으며 얼굴 빛을 확인하고, 스킨을 바르며 그 향기를 느낀다. 잠시 베란다를 통해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맞는다. 생동하는 생명의 빛이다. 주어진 오늘에 감사하고, 행복을 느낀다. 집 밖을 나서면 발걸음이 가볍다. 아침 공기가 상큼하다. 오늘은 어제와 무엇이 다른지 살펴본다. 잘 보면 반드시 한두 가지 이상 발견할 수 있다. 하루하루 계절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와 다르다. 요즘에는 아침이 즐거운 이유가 2가지
밤 9시쯤 집에 들어가다 보면 길 건너편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밀려 나온다. 새벽부터 야밤까지 이어진 고단한 공부가 이제 끝난 모양이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대형 학원버스들이 정문 앞에 도열해 있다가 나오는 학생들을 모조리 낚아채는 것이다. 그 시간에 학원으로 실려간 학생들은 몇시쯤 집에 올까. 중학교 2학년인 아들도 슬금슬금 학교와 학원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게 심상치 않다. 얼마전 시험때는 며칠을 새벽 두세시까지 공부했다는데 모르고 잠든 내가 미안할 정도다. 도대체 무얼 그리 가르칠 게 많기에 학생들을 저리 들볶나. 나도 지긋지긋한 입시지옥을 뚫고 지나왔는데 그게 대물림이 돼서 또 아이들을 잡고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 그렇게 공부해서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사실 남은 것은 별로 없다. 기억나는 것은 '신나는 공부는 하나도 없었다'는 것과 그 숨막히는 공부를 피해 감행한 신나는 '딴짓' 몇가지 뿐이다. 그러니 그 때 조금 더 문제아가 되더라도 '딴짓' 몇가지를
하루종일 눈이 빠지도록 본다. 귀가 따갑도록 듣고, 입이 아프도록 말한다. 아침 6시, 눈을 뜨면 볼 것부터 찾는다. 나는 TV 뉴스를 틀고, 건성으로 본다. 거실과 식탁과 목욕탕을 오가면서 눈에 들어오는 정보들을 챙긴다. 그 다음엔 신문을 읽는다. 내 눈은 신문 기사와 TV 화면을 오락가락 한다. 요즘에는 휴대폰으로 배달된 아침 뉴스를 챙겨 보는 일까지 더해졌다. 회사에서는 쉬지 않고 컴퓨터를 본다. 듀얼 스크린에 7가지 화면을 걸어놓고 숨가쁘게 돌려본다. 나는 시시각각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정보들과 전투를 벌인다. 마치 전자오락 '갤러그'를 하는 기분이다. 숙달된 기술과 집중력이 없으면 넘치는 정보들의 공습을 감당해낼 수 없다. 잡힌 기사는 그 즉시 처리하고, 그것으로 끝이다. 뒤돌아 볼 틈은 없다. 사실 마음에 담아둘 만한 것도 별로 없다. 정보의 시효는 길어야 한나절이다. 퇴근길 버스에서도 습관적으로 읽을 거리를 찾는다. 요즘에는 휴대폰에 코를 박고 방송을 보는 사
나는 혼자서 잘 논다. 혼자 잘 놀려면 혼자 노는 게 재미있어야 한다. 혼자 노는 묘미를 알아야 한다. 우선 걷기. 처음에는 나무와 풀과 논다. 그 다음에는 바람과 햇살과 논다. 요즘처럼 화창한 봄날엔 바람샤워와 햇빛샤워도 할 수 있다. 이들과 놀다보면 새소리, 물소리가 다가온다. 나는 눈을 감고 그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에 집중하면 다른 소리가 사라진다. 그 소리에 몸과 마음이 응답한다. 그 소리도 사라지면 내 안에 있는 내가 드러난다. 둘째, 자전거 타기. 소설가 김훈 식으로 얘기하면 바퀴를 통해 길과 몸이 하나됨을 즐긴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 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 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 걷는 속도는 시속 5∼6km, 자전거 속도는 시속 15∼18km다. 이 정도로 달리면 나를 스치는 바람과 풍경의 느낌이 달라진다. 여기까지가 여유를 잃지 않는 인간적인 속도다. 세째, 영화보기. 엉터리 영화만 아니면 2시간 가량
천국 '꽃섬'은 너무 먼 나라의 소설같은 얘기라고? 그렇다면 조금 더 현실적인 경우를 보자. 남자는 서울대를 나온 우등생, 여자는 외국어고와 카이스트를 나온 수재다. 이 두 사람이 한 벤처회사에서 만나 연애를 하다 결혼한다. 그리고는 도시에 튼 둥지를 버리고 덕유산 자락의 외딴 집을 찾아 들어간다. 집세는 논밭 1000평을 합쳐 1년에 50만원이다. 그 집이 오죽할까. 자는데 천장에서 쥐가 떨어지기도 했단다. 화장실이 없어 강산을 바라보며 일을 본다. 그곳에 그들만의 그림같은 화장실을 만들고, 알콩달콩 사는데 너무 행복에 겨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자랑이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 사시는 법정스님도 오두막에 화장실이 없어 직접 한채 지으셨다는데 사진을 보니 덕유산 젊은 부부가 만든 것과 정말 비슷하다. 이 두 경우도 보통 사람의 행복이 아니라고? 좋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로 돌아오자. 우리야 평생 집을 위한 투쟁으로 산다. 이른바 'Struggling f
K상무는 얼마전 '강남특별시민'이 됐다.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32평 아파트를 산 것이다. 가격은 11억원. 그런데 지은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란다. 그는 강북에서만 살았다. 강남 가기 직전에는 삼선교에서 58평 아파트에 전세를 살았다. 전세 가격은 2억9000만원. 여기에 동원 가능한 돈을 다 털어 5억원을 만들고 6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6억원의 한달 이자는 300만원이다. 그래도 맞벌이로 한달에 900만원을 벌어 버틸 수 있다고 한다. '강북보통시민'이던 그가 이렇게 무모한 이사를 한 이유는 역시 '교육'때문이란다. 아들이 둘인데 1명은 중학교에 들어갔고, 또 1명은 5학년이 됐다. 그러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학원에도 보내고 해야 하는데 강북은 도저히 안되겠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맹부삼천지교'의 심정으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지금까지는 돈도 화끈하게 벌고, 애들 대학도 확실하게 보냈다. 하지만 요즘 상황에서도 그것이 통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애들 교육은 똑 부러지
아름다운 서해 바다,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1년에 1.5m씩 모래밭이 줄고, 거친 자갈밭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온난화나 해수면 상승같은 지구적인 환경재해 때문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고 방파제와 해안도로때문이란다. 무분별한 시설물이 조류의 방향을 바꾸면서 해수욕장의 모래를 쓸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답이 더 심각해지면 모래유실 방파제를 만든다는 것. 하지만 그것때문에 다른 곳의 모래가 쓸려가면 또 다른 방파제로 해결할 것인가? 하긴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지자 어딘가 새로 생기는 갯벌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지. 이런 식의 해법은 우리 주변에 많다. 아니 우리는 이런 논리의 함정에 빠져 있다. 공기를 더럽히면서 공기청정기를 틀고, 물을 오염시키면서 정수기를 찾는다. 난방을 실컷 올린 다음 가습기를 켜고, 가습기가 지저분하면 곰팡이 제거제를 집어 넣는다. 냄새가 나면 탈취제를 쓰고, 그것으로 부족하면 방향제를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