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진's 종소리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당, 사회적 논란, 시대 변화 등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전달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당, 사회적 논란, 시대 변화 등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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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창에 '586'을 치면 연관검색어로 '쓰레기'가 뜬다. 조국 사태를 정점으로 86세대를 향한 비판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별다른 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변화가 없으니 비판은 혐오로, 쇄신 촉구는 퇴출 요구로 번진다. 국민 70%가 586세대 퇴장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과거에 갇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86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판하면서 '전두환 정권에서 판사된 사람'이라고 했다. 투기논란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김의겸 의원은 최 전 원장을 향해 '서울대 법대' '독실한 기독교인' 등을 언급하며 '구주류의 총아'라고 규정했다. 역시 전두환 정권에서 판사된 추미애 전 장관에 의문의 1패나 특정 종교를 구세력으로 몰아버리는 무도함도 놀랍지만 그 바탕에 깔린 '변함없는' 인식이 충격적이다. #송 대표는 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86들의 뿌리 깊은 사고를 친절히 다시 한번 설명한다.
민심은 무서웠다. 정치권에서 흔히 말하는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가 다시 한 번 각인됐다. 4년 전 탄핵으로 보수야당을 침몰시키고 문재인 정권을 띄워준 민심이, 1년 전 만해도 민주당에 180석의 압승을 안겨줬던 민심이, 이번에는 뒤집혔다. 11년 만에 수도 서울에서 국민의힘이 이겼다. 무려 18%포인트(p) 격차다. 시민들의 분노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투표 직전까지 더불어민주당은 주문을 외듯 ‘샤이 진보'를 외치고 ‘바닥 민심이 달라졌다‘고 했지만, 결과는 여당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줄 뿐이었다. 붕괴된 공정의 가치, 무너진 K방역, 참담한 부동산 문제 등 원인은 셀 수 없이 많겠지만 핵심은 ‘몰랐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화가 나 있는지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극성 지지자들만 쳐다보며 감성팔이 하는 사이 국민들의 감성과는 완전히 멀어졌다. 분노를 읽었다면 10만원씩 돈 봉투 돌리는 수준의 공약을 냈을 리 없다. 일자리만 생각하면 가슴부터 막혀오는 청년들에게 달래듯 5기가바이트 무료 데이터를 주겠다는 발상도 할 수가 없다.
━진보가 샤이? '형용 모순'…지지자 부끄럽게 만든 민주당━4. 7 보궐선거에서 나온 단어 중 압권은 ‘샤이 진보‘다. 작년 제21대 총선에서 ’샤이 보수‘가 회자된 이후 고작 1년 만에 양 진영이 정반대 처지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주문을 외듯 숨은(혹은 숨어 있다고 믿고 싶은) 지지층을 애타게 부른다. 샤이 진보는 말 그대로 여당 지지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서 보수, 진보만큼 본래 개념이 ‘오염’된 단어가 또 있겠냐마는 더불어민주당이 진보, 국민의힘이 보수를 참칭해온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니 여당=진보, 야당=보수라는 도식 자체는 어쩔 수 없다 치자. 그렇다고 해도 샤이 진보는 칠순의 하루살이와 같은 형용 모순이다. 진보는 기본적으로 개혁적 의제를 앞세워 공동체를 유토피아적 사회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초한다. 공동체 보호에 방점을 찍는 보수와 달리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진보는 '드러내는 행위'가 본래 성격이다. 그런 진보 지지자가 부끄러워졌다는 표현은 자기 부정이다.
40대만 희한하다.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문재인 정권 지지율이 요동치는데 40대는 굳건하다. 보궐선거를 코앞에 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들만 튄다. ━여기도 저기도 '40대만' 거꾸로 나오는 여론조사━최근 공표된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살펴보면 대부분 그렇다. 이달 19~20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조사(오차범위 ±3. 1%p)해 21일 공표된 TBS-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결과는 부정 63%, 긍정 34%였다. 전 연령층에서 부정평가가 60~70%대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40대만 긍정평가가 50. 2%로 부정평가(48. 8%)를 앞섰다. 같은 시기 서울거주 유권자 1002명을 조사(오차범위 ±3. 1%p)한 중앙일보-입소스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36. 8%,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0. 6%로 모든 연령층에서 오 후보가 우세했지만 유독 40대만 박 후보 52.
# '내가 누리는 것 중에는 당연한 게 없다. ' 갓 입사한 수습기자들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자기소개를 읽어 내려가다 이 대목에서 멈췄다. 곱씹을수록 타당하다. 많은 이들의 노력과 희생이 얼기설기 얽혀 공동체의 일상을 지탱한다. 때로 누군가의 헌신이 구멍을 메꾼다. 이 사실 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신문사 입사할 때 작문시험 제시어 '부자'가 떠올랐다.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인 경주 최부자 얘기를 쓰면서 노무현 정부 당시 양극화 문제와 연결지어 졸고를 냈다. 사회가 바뀌고 정권이 수차례 교체됐지만 그때 답안지에 적었던 최부자 가문의 규율은 현재 핵심 화두다.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민생), 흉년에 남의 논밭을 사지 말라(공정) 등이다. 1년 수확량의 3분의 2를 베풀던 이 집안은 일제에 나라를 뺏기자 재산을 독립자금으로 바친다. #보수는 본래 이념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다.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게 없는 공동체의 일상이 유지되도록 원칙과 질서를 중시한다.
#나는 실수요자다. 무주택자다. 나를 비롯한 배우자와 아이들 모두 생애 단 한 번도 집을 못 가져봤다. 서울 외곽의 30년 가까이 된 전용면적 85㎡(30평대) 아파트에 전세로 산다. 빚을 내 집을 살 수도 있었지만 언젠가 청약통장을 활용해볼 요량으로 버텨왔다. 강남도 아니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아니지만 집값은 계속 올랐다. 국토교통부 기준 실거래가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3억~3억4000만원가량 뛰었다. 호가로는 4억원 정도다. 고작 3년 반만이다. 매년 1억원 넘게 상승한 셈이다. 애 둘 키우는 홑벌이 40대 가장이 아등바등 살아봐야 따라갈 수가 없다. 버티는 사이 청약점수는 어느덧 60점을 넘겼다. 그러나 정부가 대출을 막아놨다. 이미 서울 아파트 중위 값이 9억원을 훌쩍 넘겼다. 애 둘 키울 만한 아파트 사려면 스스로 돈을 조달해야 한다. 세금 원천징수 당하는 월급쟁이로 살아왔다. 투기 비슷한 것도 못해봤다. 그런데 이런 꼴을 당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적어도 이런 실수요자들에게는 단언컨대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