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진's 종소리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당, 사회적 논란, 시대 변화 등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전달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야 정당, 사회적 논란, 시대 변화 등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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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계의 모범생은 현대차그룹이다. 최근 전북 새만금에 9조원 규모의 전격적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큰 결단을 내려주셨다"는 대통령의 감사와 찬사를 들었다. 이를 두고 '피지컬 AI(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미래 투자인 동시에 정무적 판단도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정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분 승계작업이 끝나지 않은 정의선 회장으로서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등 중요한 그룹 구도 재편을 앞두고 정부와 여권 내에 우호적 여론 조성이 필수적이다. 총대를 멜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문제는 다른 기업들이다. 문자 그대로 전전긍긍이다. 지방투자 계획을 말 그대로 쥐어짜고 있단 전언이다. 한 주요 그룹 임원은 "실적이 좋지 않아 투자 여력이 정말 없다"고 걱정했다. 이란 전쟁과 같은 일개 기업들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보다 싫든 좋든 해내야 하는 국내 숙제가 더 무섭단 하소연도 들린다. #삼성도 계열사별로 지방투자와 관련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취합 중이다. 국내 1위 그룹으로서 현대차보다는 더 큰 금액의 투자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는데 마땅치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올해 CES(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에서 현대자동차는 로봇 기업으로의 변신을 세계에 알렸다. 2년 뒤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될 '아틀라스' 등 로보틱스 기술에 시선이 집중됐고 현대차 주가는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이를 총괄 지휘하는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 승계가 끝나지 않았다. 해묵은 최대 골칫거리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일가도 상속세를 아직 내는 중이다. 최대 60% 세율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상속증여세는 기업인들에게 큰 짐이다. 정책통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사석에서 "상속세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소신을 밝혀왔다. 세수 전체로 따지면 고작 1~2% 수준인 상속세지만 당사자에게는 기업 승계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세율이 높기 때문에 그간 온갖 편법과 탈법이 동원됐다는 얘기다. 기업 지배구조는 뒤틀렸고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친 폐해와 사회적 비용은 측정조차 힘든데 이 역시 과도한 상속세가 원인이라는 인식이다. #기업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벌써 10번가량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총수와 각종 행사 등에서 얼굴을 맞댄 횟수다. 재계에 따르면 3년 가까이 집권했던 전임 윤석열 정부 내내 대통령과 만났던 빈도와 이미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한 지 이제 6개월 지났다. 친기업을 전면에 내세운 보수 정권보다 훨씬 더 활발하게 접촉했다는 얘기다. 오너와 이 정도라면 사장·임원급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 #소통은 잦은데 상대는 난색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을 포함한 7개 그룹 회장단과 회동을 갖고 "정례적으로 만나자"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실제 대통령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추진하는데 '진심'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문제는 정작 기업들은 이를 두려워한다. 재계에서는 진짜 회동이 정례화 될까 봐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속사정을 들어보니 꽤나 우려스럽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회장들의 일정 조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둘째로 치고 만날 때마다 내놔야 하는 '무언가'는 공포 그 이상이다.
#대기업 대관업무 8년 차인 S부장은 가족들과 단풍 나들이를 해 본 적이 없다. 가을마다 찾아오는 국정감사 때문이다. 올해 온 나라가 들썩였던 최장 열흘 간의 추석 연휴 때도 여행은커녕 고향도 못 갔다. '1년 농사'에 정점인 국감을 준비하는 기업 관계자들의 사정은 대개 비슷하다. 특히 이번은 정권이 바뀌고 첫 국감이라 긴장감이 더했다. 그런데 비교적 무난히 넘어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갖가지 문제에 휘말려 거의 모든 상임위에 불려 나간 쿠팡을 제외하면 특별히 시달린(?) 기업도 찾기 어려웠다. 쿠팡은 최근 유통 최강자로 급성장했으나 그에 걸맞은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에 빚어진 일이니 일반적인 경우로 치환할 수는 없다. #재계가 분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경주에서 한창 진행 중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영향이 컸다. 초대형 국가 이벤트로 이목이 쏠리면서 국감 후반부에 집중도가 떨어진데다 상대적으로 반기업 정서가 강한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으로서 내놨던 의외의 배려도 작용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기업 대표의 증인 출석 최소화' 원칙을 세웠다.
#얼마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중부 리버티의 도심 기차역이 단돈 50만 달러(약 7억원)도 채 안 되는 금액에 매물로 나왔다. 리버티는 농업과 방직공장이 발달했던 시절 번성했던 산업도시였지만 수십 년째 쇠락의 길을 걸었다. 시내 한복판에 텅 빈 채로 방치된 빗자루(broomstick) 공장은 마치 화석과 같다. 담배 산업의 중심지로서 한때 남부 주요 대도시로 꼽혔던 그린스보로도 비슷한 처지다. 차로 불과 한두 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RTP(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 지역이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첨단산업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지속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1년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10년 만에 기업 취재를 담당하는 부서로 복귀해보니 AI(인공지능) 물결이 우리나라의 산업 환경을 뒤흔들고 있다. 업종별 기술 트렌드는 물론 반도체의 경우 주력제품과 핵심 공정이 다 바뀌었고 부동의 메모리 1위였던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그 자리를 내줬다. 변화의 속도와 강도는 더 빨라지고 세질 전망이다.
#'18대 0'. 4년 전 제21대 국회는 이렇게 시작했다. 180석으로 상징되는 거대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당시 야당이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관례에 따라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 그러자 아예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포기했다. 정치의 실종은 4년 내내 정권의 교체에도 계속됐다. 야당은 거칠었고 여당은 무력했다. 타협과 협치는 사라지고 독주와 독설만 난무했다. 강행처리와 거부권 반복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25만원. 제22대 국회는 이 숫자로 시작할 모양새다. '전 국민 25만원 지급' 특별법을 민주당이 제1호 민생법안으로 벼르고 있다. 직접 돈을 푸는 방식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수요 창출, 즉 승수효과가 0. 2(2020년 한국은행 보고서) 정도에 불과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본다. 100만원을 줘도 실제 돈이 도는 효과는 수십 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나랏돈 13조원이 들어가야 하니 일각에선 포퓰리즘이란 비판도 나온다.
#역대 지도자 중 누구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역설적으로 '불통'이란 비판 속에 헌정사상 최악의 총선 참패를 당했다. 선거 직전까지 스물네 번이나 국민과 민생토론회를 열고 많게는 하루에도 두 번씩 '생중계' 회의를 진행하는 윤 대통령이기에 더욱 아이러니한 비극이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넘쳐나는데 국민은 불통이라 느끼는 이 불일치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처음엔 달랐다. 윤 대통령은 소통을 내세우며 역대 어떤 누구도 감히 하지 못한 청와대 이전을 실천에 옮겼다. 용산 청사에선 매일같이 도어스테핑을 했다. 그러나 한 기자의 소란 사태로 모든 게 달라졌다. 그렇게 소통이 막혔다. 거부권을 연이어 행사하면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와 질문을 받으면서 설명한 적도 없다. 김건희 여사의 파우치백 수수 논란에도 즉각적이고 속 시원한 대통령의 설명은커녕 수개월이 지난 후에야 나온 해명이 "박절하지 못했다"였다.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정점을 찍었다. 무려 50분을 생중계했지만 유화적 메시지인지 강경 원칙론인지 언론도 국민도 헷갈렸다.
#"찌개 끓일 때 대파 넣는 타이밍까지 신경 쓰더라" 김치찌개로 익히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의 요리 자부심은 측근과 참모들에게도 수시로 강한 인상을 줬다. 재료 하나하나의 손질법에서부터 조리 순서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 시절에는 지하 단골식당에서 지인들에게 손수 즉석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으로서 전통시장을 다닐 때면 수행하는 직원들이 애를 먹었다. 사전에 정해진 동선에 따라 이동하기보다 현장에서 눈에 띄는 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상당하다. 제철인 먹거리, 지역별 특산품은 줄줄 꿴다. 참모들 간에 "대통령이 너무 잘 알아서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검사 시절 전국 곳곳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50대 초반까지 혼자 살았던 경험이 밑거름이다. 운전면허가 없는 탓에 대중교통 사정도 잘 안다. 지난 2월 울산 민생토론회에서는 KTX역에서 도심까지 택시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요금까지 거의 정확히 기억해 참석자들이 놀라기도 했다.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음식을 많이 해 먹고 정치인보다 일반인의 삶에 익숙한 지도자가 대파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응원이 뜨거웠다. 2월6일 2000명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한 직후 국민 지지율은 80%(한국갤럽 2월13~15일 조사)에 육박했다. 더불어민주당조차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2월7일 홍익표 원내대표)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50여일이 지난 현재 전장의 지형은 확연히 달라졌다. 여당 내에서도 정부와 결이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이 시행을 1년 미루자고 했고 나경원 전 의원은 30일 "국민은 이미 정부의 의지를 충분히 확인했고 정부의 유연한 태도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정부가) 민심에 순응할 차례"라고 했다. 정부가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얘기다. 총선에 나선 다른 여당 후보들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첫 주말을 기점으로 비슷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논란을 '사퇴'로 매듭지었으니 이제는 의대 증원 문제만 남았다는 식이다. 4. 10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악재를 털어내라는 듯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의 요구를 받은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 "정치쇼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저도 똑같이 생각한다. "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놓고 정치권에서 나왔던 반응이다. 화자와 시점을 모른다면 으레 위의 문장은 여당, 밑에 문장은 야당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둘 다 제1야당이자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서, 그것도 당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공개석상에서 한 말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발표가 나온 다음 날인 이달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평가할 대목"이라며 이례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해 호평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국민이 의대 정원 확대를 원하는 현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자리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있었다. 하지만 이달 1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이재명 대표는 '항간의 시나리오'를 거론하면서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겠다는 건지 걱정된다"고 하더니 '정치쇼'라는 표현을 썼다.
#새해 정치무대의 주인공은 단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공직자에서 집권 여당 수장으로 직행한 그는 정치 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빠르게 지우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며 각 권역별 맞춤 덕담으로 지역 민심을 사로잡았다. 낯섦도 있다. 한 위원장이 전면에 내세운 '동료시민'은 의미가 적잖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시민과 국민이 뚜렷한 개념 정의 없이 혼재된 한국 정치의 독특한 현실에서 역사적인 규정이다. 국가권력의 객체로 인식돼온 국민이 아닌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잉태된 자유로운 권리와 연대의 책임을 지닌 능동적 주체로서 시민을 소환했다. 그것도 '국민'의힘에서 말이다. 문제는 먹히느냐다. 입술의 명료함이 가슴의 공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1987년 대선 때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보통사람' 캐치프레이즈는 모호한 표현이었지만 서민 중산층의 마음을 움직였다. 동료시민의 가치가 보통사람들의 이해와 지지로 연결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나 정치적 재능 면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따라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정치권은 사활을 건 결전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위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계획이다. 의석수가 부족한 국민의힘으로서는 가결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여권은 특검법 통과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보수진영 내에서조차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그 법은 정당한 절차와 체계를 갖춘 공정한 규정이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대원칙이다. 그 누구라도 비켜 갈 수 없다. '김건희 특검법' 역시 진영논리를 떠나 법 자체가 정당한지 우선 따져야 한다. 정치적 구호와 비방을 걷어내고 상식과 법리의 관점에서 특검법안을 뜯어볼 경우 크게 4가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①특검법 대상이 되나?━먼저 법안이 특검법의 취지에 맞느냐다. 특별검사 제도는 권력형 비리를 기존 사법기관이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