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준환의 미국 스몰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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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미국 동부는 철도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야간 운행이 늘면서 철도 신호등에 들어갈 유리가 필요했다. 등대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유리는 추위와 충격에 쉽게 깨졌다. 더 단단하고 더 투명한 유리가 필요했다. 이를 주목한 아모리 휴턴 시니어라는 사업가는 1851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작은 유리 회사 베이 스테이트 글라스의 지분을 인수하고 몇년 뒤에는 유니언 글라스라는 회사도 만들었다. 세계적인 유리회사 코닝의 출발점이었다. 사업을 확장해나가던 휴턴은 단순한 장식용 유리가 아니라 기능성 유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화려한 식기와 거울이 주류였던 시대에 휴턴은 화학과 물리지식을 활용한 제품을 만들이고 원칙을 세웠다. 이후 그는 항구가 있어 유리를 배에 실어 나르기 편한 뉴욕 브루클린으로 근거지를 이전했고 1868년 아들과 함깨 회사를 뉴욕주 북쪽 외곽의 작은 마을로 옮겼다. 당시 마을 이름이 코닝(Corning)이었다. 코닝에는 유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불가마에 넣는 석탄이 풍부했고 인근에 운하도 있어서 화물선 이용이 편리했다.
엔비디아의 칩 같은 AI(인공지능) 가속기(GPU)는 챗GPT 같은 AI 에이전트를 똑똑하게 훈련시키기 위해 한 번에 어마어마한 양의 수학 계산을 해야 한다. 계산결과를 빛의 속도로 저장하고 다시 읽어와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게 메모리칩의 성능이다.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아무리 빨라도 데이터를 제공하는 메모리가 늦는다면 GPU가 일을 멈추고 놀게 된다. GPU가 늘어날 때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더 증가하는 이유다. 엔비디아의 GPU에 걸맞은 메모리반도체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D램 같은 기존 메모리반도체를 1차선 국도로 치면 HBM은 수백 대의 차가 동시에 내달릴 수 있는 1024차선 아우토반에 비유된다. D램을 아파트처럼 위로 쌓은 뒤 구멍을 뚫어 수직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대역폭)가 넓다. 물리적으로 메모리칩은 GPU와 한 몸처럼 붙어 있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고3 수험생에게 집과 학원의 거리나 마찬가지다. 1나노(㎚·1㎚는 10억분의1m) 거리가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다.
(上편에서 계속) 스털링의 더 큰 대박은 데이터센터 공사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2022년 11월30일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이면서 AI 시대가 공식개막했다. 챗GTP는 불과 5일 이내에 사용자 100만명, 2개월 만에 1억명을 기록하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사용자수를 기록했다. 이후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천문학적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고 스털링은 그야말로 돈을 쓸어 담았다. 쿠틸로는 인터뷰에서 "AI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하고, 그저 고마진 e커머스 부지 조성 회사를 샀을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2022년 6월 스털링은 사명변경(Sterling Construction Company → Sterling Infrastructure)을 하면서 "차별화된 3개 부문의 인프라 솔루션 제공자로, 고객에게 부가가치 서비스를 더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회사로 탈바꿈했다"고 발표했다. 쿠틸로의 대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25년 9월 스털링은 CEC Facilities Group을 5억500만달러(약 7323억원)에 인수했다.
이란 전쟁의 포연이 걷히면 중동에 거대한 재건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전쟁초기 미국의 인프라·건설업체에 대한 베팅이 있었던 배경인데, 최근 월가의 시각은 정 반대다. 이란 뿐 아니라 사우디,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피해를 입은 주변국에 켜켜이 쌓인 반미정서가 상당해졌다는 것이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쥔 국가들이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에게 순순히 지갑을 열겠냐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 이라크 전쟁 후 재건공사를 독식했던 KBR이나 파슨스 같은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른다. 파슨스만 해도 4월13일 베어드가 '중동 매출 약 20% 감소' 전망을 근거로 투자의견을 하향했고, 이틀 뒤 키뱅크가 뒤따랐다. 전후 중동 수주에 대한 월가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건설섹터 투자를 고려했던 기관들은 중동특수는 어렵다고 보고 미국본토에서 제대로 사업을 하는 곳을 찾는 중이다. 이런 스마트 머니가 돌아가는 곳을 보면 플러스 알파를 찾을 수 있다.
AI(인공지능)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상승이 뜨거웠던 2024년 미국증시. 초우량주로 구성된 다우30지수 편입종목 가운데 가장 강한 주가 흐름을 보인 종목은 월마트였다. 그해 70%대 초반의 주가상승률로 다우지수 상승률(18%) 대비 4배의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오픈AI와 손잡고 AI 혁명을 이끌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도 2024년 상승률은 20% 안팎에 그쳤다. 2024년 2월 다우지수에 신규 편입된 유통·클라우드 강자 아마존(40%대 상승) 조차 월마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월마트는 2024년 11월 엔비디아가 다우30에 편입되기 전까지 수익률 1위 자리를 공고히 유지했다. 월마트의 주가급등 배경에는 실적변화가 있었다. 2025 사업연도(2024. 2~2025. 1) 총매출은 약 1021조5000억원(6810억달러), 영업이익은 약 44조250억원(293억달러)을 기록했다. 매출은 5% 가량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1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월가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매출보다 이익이 더 빨리 증가하는 영업 레버리지 구간의 초입에 진입한 기업인데 월마트가 그랬다.
엔비디아가 찍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나비타스는 은퇴연령에 근접하는 50대 엔지니어들이 세운 스타트업으로 유명하다. 창업자 진 세리던은 1966년, 공동창업자 댄 킨저는 1956년생으로 각각 클라크슨대와 프린스턴대를 1988년, 1978년 졸업했다. 창업당시 나이가 48, 58세였다. 칭와대 출신으로 모토로라와 루슨트 파워시스템즈에서 근무했던 제이슨 장도 창업에 함께 했는데 그 나이가 40대 후반이었다. 회사 설립 1년 뒤 조인해 마케팅을 전담한 스티븐 올리버도 비슷한 나이였다. 진 셰리던은 워싱턴 D. C. 에서 태어나 뉴욕주 포킵시에서 자랐는데 어린시절부터 물건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걸 좋아하는 공대생 기질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클라크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IR(International Rectifier)이라는 미국 전력반도체 기업에 입사했다. IR은 1970~80년대 상용파워 MOSFET(HEXFET)을 세계 최초로 대량 양산, 전력반도체의 '실리콘 혁명'을 이끈 회사로 1947년 설립돼 2015년 인피니언에 매각됐다.
엔비디아(NVIDIA)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인프라 기업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말 한마디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전 세계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출렁이고, 각국 정부는 그의 일정표 한 줄을 놓고 외교 전략을 짜며 달려든다. CES 무대에서 그가 한국 기업 이름을 입에 올리느냐에 따라 코스피 지수 자체가 흔들렸고 "AI 투자는 아직 초기"라는 짧은 발언 하나가 뉴욕 증시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수백조원의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엔비디아에 있다. 그런데 전능해 보이는 엔비디아에게도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전기다. GPU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돌릴 전기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2027년 선보일 차세대 AI 서버 랙(컴퓨터를 세로로 쌓아 가동하는 철제선반) 카이버(Kyber)는 하나의 랙에 무려 576개의 GPU칩을 욱여넣는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AI서버 랙 하나는 150kW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반면 카이버는 무려 600kW다. 서울 웬만한 아파트 단지가 한꺼번에 쓰는 전력이 랙 하나에 쓰여야 한다.
이란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미국 방위산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매수한 종목으로도 알려진 에어로바이런먼트(AVAV·이하 아바브)는 이란전쟁과 관련해 앞으로 미군의 전력증강이 이뤄질 지점에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전투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방산, 우주 아이템을 만든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생태계를 지배하듯 군용드론 생태계를 지배한다는 뜻에서 '전투드론의 아이폰'으로도 불린다. 아바브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란전쟁이 현대전에서 드론이 핵심전력으로 재편되는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투드론의 아이폰" 개전 후 1주일 동안 이란의 대외공격 4분의3(1450회)은 드론이었다. 이란의 '샤헤드' 드론 대당 가격은 2960만~7400만원(2만~5만달러)인 데 반해 미국이 드론떼를 막기 위해 쏘는 패트리엇 'PAC-3' 요격미사일 한 발은 약 59억2000만원(400만달러)이다. 100배 수준의 비용격차는 장기전으로 갈 경우 미국의 예산을 금방 바닥나게 만들 수 있다.
지난달 미국 육군은 텍사스주 엘패소 국제공항에 장비 한대를 배치했다. 이를 위해 공항 관제탑은 7시간 동안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전면 중단했다. 그 장비의 이름은 LOCUST(Low-Cost Optical Sensor Unmanned Counter-Threat). 에어로바이런먼트(아바브)의 블루헤일로 사업부가 만든 레이저 대드론 요격체계다. 엘패소는 멕시코 국경 도시다. 마약 카르텔이 감시용 드론을 날려 미국 영토를 정찰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미 육군이 LOCUST를 실전 투입한 것이다. 공항이 7시간 멈췄다는 것은 이 무기가 실제로 가동했다는 뜻이다. 원리서치에 따르면 LOCUST의 원리는 단순하다. 고출력 레이저 빔을 드론에 쏴 기체를 태워버리는 것이다. 핵심은 비용이다. 기존의 미사일 요격은 한발에 수천만원부터 수십억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반면 LOCUST 레이저는 한발에 1~5달러 수준의 전기료를 내고 전기만 공급 하면 무한발사가 가능하다. 400만 달러짜리 패트리엇 미사일로 2만 달러짜리 이란 드론을 맞추는 '비용 비대칭의 악순환'을 단번에 끊는 해법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는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미국 부통령,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와히드 나와비 에어로바이런먼트 CEO를 입국 금지 제재 명단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에어로바이런먼트의 스위치블레이드가 주목받던 시기와 맞물린 조치였다. 러시아가 소셜미디어 황제, 미국 부통령과 나란히 나와비를 리스트에 올린 이유는 하나다. 아바브의 전투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 러시아 전차를 무차별 파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나와비가 과거 러시아 때문에 조국을 떠나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했다는 것이다. 나와비는 1969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석유공학자이자 친미성향의 고위 관료였다. 카불은 당시 '아시아의 파리'로 불리던 도시였다.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카불대학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나와비의 아버지는 소련 점령 정부에 협력하길 거부했다. 결국 위험에 처한 나와비 가족은 카불을 떠나기로 했다. 1982년 14살의 나와비는 세 여동생과 함께 카불을 떠났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매수한 종목으로도 알려진 아바브(에어로바이런먼트, AVAV)는 최근 이란전쟁과 관련해 향후 미군의 전력증강이 이뤄질 포인트에 있는 업체다. 전투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방산, 우주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는 아바브를 여러 차례 분할 매수해 왔다. 장기간에 걸쳐 사고팔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잡기는 어렵지만 평균 매수단는 약 94달러, 최근 재매수 가격대는 150~300달러대로 추산된다. 아바브의 시가총액은 15조원 가량인데 이란전쟁이 장기화되고 전투용 드론시장이 커지면서 앞으로 주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바브는 폴 맥크레디라는 천재 공학자가 설립한 회사다. 친구의 사업 보증을 섰다가 폭삭 망한 맥크레디가 10만 달러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고육책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다. 50년 후 그가 만든 회사는 전 세계 전장을 바꾸는 '전투드론의 아이폰'으로 유명한 회사가 된다. ━떡잎부터 달랐던 천재 엔지니어의 어린시절━맥크레디는 1925년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출신으로 의사인 부친 밑에서 태어났다.
이란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미국 방위산업체들의 주가가 초강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작전 에픽 퓨리 개시 후 첫 거래일인 3월2일 미국 증시에서 주요 5개 방산기업(NOC·RTX·LHX·LMT·BA)들은 평균 4% 넘게 상승했다. iShares 미국 항공방산 ETF(ITA)도 4. 8% 급등했다. 주간 기준으로 RTX는 6. 5% 상승했고 노스롭과 록히드는 각각 2025년 6월 이란 핵시설 첫 공습 이후 46%, 40% 상승한 상태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가 매수한 종목으로도 알려진 아바브(에어로바이런먼트, AVAV)는 최근 이란전쟁과 관련해 향후 미군의 전력증강이 이뤄질 포인트에 있는 업체다. 전투드론을 비롯해 다양한 방산, 우주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캐시 우드가 이끄는 ARK는 아바브를 여러 차례 분할 매수해 왔다. 장기간에 걸쳐 사고팔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잡기는 어렵지만 평균 매수단는 약 94달러, 최근 재매수 가격대는 150~300달러대로 추산된다. ━드론 슈퍼사이클 시대의 서막…'전투드론의 아이폰'━ 나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전투드론의 아이폰'으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