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윤과 함께하는 GLP-1 이야기
체중을 얼마나 많이 줄이는지가 관건이던 기존 비만치료에 대한 담론을 넘어 비만을 대사질환으로 바라보고, 체중감량은 물론 대사질환 치료까지 가능케 한 GLP-1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체중을 얼마나 많이 줄이는지가 관건이던 기존 비만치료에 대한 담론을 넘어 비만을 대사질환으로 바라보고, 체중감량은 물론 대사질환 치료까지 가능케 한 GLP-1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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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와 같은 GLP-1 치료제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효과는 체중 감량이다. 하지만 최근 위고비를 둘러싼 논의는 '얼마나 빠지느냐'를 넘어서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비만 치료가 체중 관리에서 그치지 않고 건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 있는 근거가 바로 SELECT 연구다. SELECT는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한 대규모 임상시험이다. 위고비는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 위험을 20% 줄였다. GLP-1 비만 치료제가 심혈관 위험 감소 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목할 점은 이 결과가 단순히 체중이 줄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SELECT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이미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이들에게서 관찰된 위험 감소는 체중 변화와 더불어 혈당, 혈압, 염증 상태 등 대사 전반의 개선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약 끊으면 도로 찌는 거 아닌가요?" 비만 치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은 체중을 빼는 과정보다 뺀 이후다. 처방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과거 다이어트 경험이 많을수록, 요요에 대한 불안은 더 크다. 힘들게 뺀 체중이 다시 돌아왔던 기억 때문이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현상, 이른바 '리바운드'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흔히 의지 부족이나 관리 실패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문제다. 체중 감량 이후에도 생활·행동 패턴이 유지되지 못하면, 몸과 뇌의 조절 시스템은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요요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감량 이후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신호에 가깝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몸의 대사 시스템과 뇌의 보상 시스템이 함께 교란된 상태다. 스트레스는 많아졌지만 신체 활동은 줄어들고, 잠은 부족한데 자극적인 음식과 음료는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반복된다. 이런 조건이 바뀌지 않은 채 체중만 줄이면, 약물을 중단했을 때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흐름이다.
"위고비 맞고 살 빼면 근육만 빠진다고 하던데요?" 위고비를 둘러싸고 환자들에게 많이 따라붙는 걱정 중 하나가 '근손실'이다. 체중이 줄어든 만큼 근육도 함께 빠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살은 빠졌는데 몸에 힘이 없다", "근육이 다 빠진 것 같다"는 경험담이 공유된다.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일수록 이런 불안은 더 크다. 하지만 이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체중 감량에 대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근육의 감소 없이 지방만 골라 빠지는 체중 감량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할 때도 지방과 함께 제지방량(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근육·뼈·장기·수분 등 인체를 구성하는 나머지 조직의 무게)이 일정 부분 줄어드는 건 흔한 현상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체중 감량분의 30% 안팎은 제지방량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중요한 것은 제지방량 감소가 곧바로 '근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제지방량에는 근육뿐 아니라 장기, 수분, 혈액, 그리고 근육 사이에 끼어 있던 지방까지 포함된다.
"위고비 맞으면 얼마나 빠져요?" 'GLP-1'(지엘피원)을 모르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화제의 비만약 '위고비'(노보 노디스크)가 출시 1년이 지나도록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는 비만 치료제를 통한 체중 감량 효과를 중심으로 한 경험담과 자극적인 정보가 반복적으로 유통되면서 비만 치료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보의 범람 속 혼란도 가중된다. 정작 비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근 손실, 요요 현상, 비만 치료 효과의 개인차 등을 이유로 치료를 주저하고 있다. 반면 비만 치료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의 기전인 GLP-1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인식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비만 치료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그래서, 실제로 얼마나 빠지나요?"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질문이다. 유튜브와 SNS에는 몇 달 만에 수십㎏을 감량했다는 자극적인 사례가 넘쳐나지만, 정작 치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극적인 성공담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