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블루스
사회 각계의 법정 이슈와 판결, 재판장의 인간적인 고민, 변화하는 법조계의 풍경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실제 사건과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 그리고 그 이면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사회 각계의 법정 이슈와 판결, 재판장의 인간적인 고민, 변화하는 법조계의 풍경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실제 사건과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 그리고 그 이면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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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를 다 가져다드렸잖아요. 26년 선고라니 말도 안 돼요." 서울 강남역 의대생 살인사건 피해 여성의 어머니가 지난해 12월20일 서울중앙지법 법정 복도에서 흐느꼈다. 피고인 최모씨가 결박된 채 복도를 나서자 어머니는 주저 앉은 채로 "너는 살고자 하는구나"라고 외쳤다. 복도에 걸린 '정숙' 안내문 옆에서 어머니는 한참을 입을 틀어막았다. 가족들은 물론 법원 방호원까지 어머니의 등을 토닥였다. "딸이 죽은 후로 제 사업도 포기하고, 큰 딸도 직장생활을 못 하고 가족 모두 집에만 ...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자들 재판을 담당하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 접대 의혹으로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주목도 높은 사건을 맡았다가 곤욕을 치를까 우려가 커진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윤리감사1심의담당관실이 지 부장판사에게 제기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시민단체가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일이 커지자 법원 내부에...
#. 지난 16일 서울고법 한 법정, 재판장이 선고문을 읽자 방청석의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수용복을 입은 피고인의 시선은 마스크를 쓰고 머리를 푹 숙인 채 울고 있는 그 여성을 향했다. 선고문이 결론을 향해 갈수록 여성의 울음소리는 조금씩 더 커져갔다. 재판장이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말과 함께 징역 4년을 선고하자 피고인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지난해 10월 1심에선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숨죽여 울던 방청석의 여성은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돼 내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고위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봉쇄·체포조 운영 의혹과 관련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자신들의 형사 재판에서 내란 관련 쟁점들이 다뤄질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섣불리 증언을 했다가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전날 헌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 대부분 증언을 거부...
서울대 동문 등 여성 60여명의 얼굴 사진을 합성한 음란물을 만들고 유포한 이른바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의 공범 박모씨(20대·남)가 최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서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법정 형량과 양형기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씨의 형량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혐의 중 딱 한 가지만 봐도 된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의2 위반(상습허위영상물편집·반포)이다. 우리 형법은 여러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각각의 형량을 모두 합산해 선고할 수 없도록 한다. 대신 형량을 정하는 기준이 있다. 범죄 행위 하나에 여러 죄명이 적용되는 경우(상상적 경합)와 여러 행위가 각각 여러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실체적 경합)의 계산법이 다르다.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처럼 범죄 행위와 적용되는 죄명이 여러 가지인 경우엔 법정형이 가장 무거운 범죄의 상한선에 상한선의 2분의 1을 더한 형량이 상한선이 된다. 즉 가장 무거운 범죄의 법정형
중국인 장시영씨(가명)가 법정에 섰다. 장씨는 마약 판매상한테 돈을 받고 마약을 유통하다 직접 마약을 두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장씨가 재판을 받을 때 함께 법정에서 선서문을 낭독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사법통역사다. 장씨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첫 공판에서 변론을 종결했다. 판사는 선고일을 정하기 위해 "다음달 24일 오후에 통역사가 일정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통역사가 가능하다고 답하자 선고공판 기일이 정해졌다. 외국인이 피고인일 때 사법통역사는 필수 존재다. 법원조직법 제62조는 소송관계인의 국어 능력이 부족해 의사소통이 쉽지 않을 경우 통번역인의 조력을 받도록 규정한다. 사법통역사는 외국인의 입과 귀가 돼 형사재판뿐 아니라 난민 소송, 범죄인 인도 재판까지 다양하게 투입된다. 정수빈 사법통역사는 "사법현장에서 급증하는 통역 수요에 대응해 내국인 사건과 다를 바 없도록 사법절차 진행을 원활하게 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사법통역사는 소정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자격이 주어진
이른바 '가족 로펌' 전성시대다. 한 지붕 로펌에서 부모와 자식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변호사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판사 출신 부모 밑에서 로스쿨 출신 자녀가 굵직한 사건을 함께 수임하는 사례가 특히 눈에 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대법관 유력 후보였던 홍승면 변호사(60·사법연수원 18기)가 차린 '변호사 홍승면 법률사무소'가 대표적이다. 홍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 같은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딸과 함께 지난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법률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지난 4월 합류한 구광모 LG 회장의 상속재산 소송 법률대리인단에도 딸과 함께 선임됐다. LG 상속재산 소송에서 구 회장의 모친과 여동생 대리인을 맡고 있는 임성근 전 부장판사(60·17)도 법무법인 해광에서 변호사인 아들과 함께 근무하다 해당 소송에 함께 선임됐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서 탄핵심판 주심을 맡았던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오는 8월1일 퇴임하는 (63·사법연수원 17기)·이동원(61·17기)·노정희(61·19기) 대법관의 뒤를 잇는 후임 대법관 후보가 이번주 중 정해질 전망이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9명의 후보를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안정과 전문성을 꾀할 수 있는 인물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조 대법원장은 9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을 이번주 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9일까지 법조계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제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후보를 확정하면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오는 8월 새로운 대법관 3명이 임명되면 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중 9명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다. 조 대법원장은 '정치적 고려'에 신경쓰기보다는 현재 사법부에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물을 우선적으로 제청할
"판사들 일이 너무 많아요. 판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성들여 쓸 여유가 없죠. 비슷한 사건 판결문 보면서 베껴 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문장을 그대로 따라쓰게 되니까 읽기 쉬운 판결문이 나올 수가 없어요." 최근 만난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는 '판결문을 읽다보면 지친다'는 넋두리에 이렇게 답했다. 소송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부족하다 보니 판사들이 읽는 사람을 고려해 쓰기보다 손에 익은 방식대로 판결문을 작성하게 된다는 얘기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법원에서 판결문은 판사와 소통할 거의 유일한 창구다. 문제는 이 창구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난해한 용어와 문장이 가득한 수백 쪽짜리 판결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며', '~한 점' 등 표현이 여러 차례 반복되며 한 문장이 한 장을 넘는 경우도 있다. 판결문을 쉽게 쓰려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당시 부장판사 강우찬)는 올해 초 미성년자 A씨가 제기한 학교봉사 등 처분 취
"우리나라도 사법방해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예전부터 있었고 이제 적극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습니다." 최근 한달 가까이 법조계와 정치권을 뒤흔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른바 '술자리 회유 논란'을 두고 수도권 지역 법조계 한 인사는 1일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부지사가 내놓은 '술자리 회유' 주장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과 별개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법정 허위진술을 사법방해죄로 제재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특히 법정 허위진술로 사법제도를 흔드는 사례가 정치인이나 유력 기업인 등 힘이 있는 이들의 사건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유력인들의 재판에서 허위진술이 유독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국내 사법체계에 사법방해죄가 없기 때문이다.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허위진술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되는 것과 달리 형사사건의 당사자인 피고인의 경우 법정에서 허위진술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검찰에서는 이 전
쌍방울 대북 송금 혐의 재판 선고를 앞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술판 진술 조작 회유'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선고를 앞두고 수사팀을 흠집 내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의심하고 있다. 피고인 신분에서 하는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더라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지난 4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혐의가 유죄가 인정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공범으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었다.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5~6월 쌍방울에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하고 이를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지사가 결심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수원지검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쌍방울 관계자가 가져온 연어회 등을 먹고 소주를 마시며 검찰로부터 진술 조작 회
#2021년 1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지하철역 앞에서 과일 노점상을 운영하던 A씨는 손님과 과일 외상값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격분해 흉기로 상해를 입혔다. 1심 법원은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고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원심이 선고한 징역형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에서 진행되는 형사 사건 상당수가 A씨의 사례처럼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상고를 한 경우다. 대법원은 대부분 이를 기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적법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383조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 즉 2심에서 징역 10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은 경우 양형이 부당하다고 상고해도 대법원은 기각할 수밖에 없다는 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