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나의 집'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

"노숙인 본인보다 우리 사회의 책임이 훨씬 더 큽니다."
김하종(50·사진) 신부는 우리 사회가 노숙인들을 차갑고 냉정한 시선으로만 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사랑을 받아야 자립할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그들의 부모와 사회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립할 정신적인 여유를 가지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노숙인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김하종 신부는 경기도 성남시 하대원동의 `안나의 집`을 운영한다. 그는 힘을 보태주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매일 인근 지역 노숙자 400여명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또 인근에 숙소를 마련, 불우 청소년 20여명도 보살핀다. 뿐만 아니라 노숙인 취업 알선과 건강 상담에 더해 난독증 아동 치료를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소중한 아이들이 가정의 결손으로 인해 사랑받지 못하고 길을 잘못 들어 나중에 노숙인으로 전전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이들을 사랑으로 이끌어 교육하는 일은 사회적으로 절실한 일입니다."
김 신부는 이탈리아가 고향이다. 이탈리아 이름은 보르도 빈첸시오. 그가 신부 서품을 받고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다 한국에 온지도 어느덧 16년 됐다. 한국인으로 아예 귀화했고 우리말도 유창하다. 사랑으로 충만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지난 4월엔 부모님의 결혼 50주년을 맞이해 휴가를 얻어 고향에 다녀오기도 했다.
김 신부는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대사관의 부탁으로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지도 신부를 맡기도 했다. "제가 평소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어 비에리나 토티 같은 유명한 선수들의 이름도 하나하나 물어봐야 했습니다."
그래도 김 신부는 마음 속으로는 한국을 응원했단다. 그는 자신이 죽으면 장기와 시신을 카톨릭 의대에 기증한다는 약속을 해 놓기도 했다. "모든 사람은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 있는 권리입니다. 이를 위해 모두가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