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이슈 파이팅'에 주력…'싸움닭'식 행동 자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는 10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면 유 장관에게 기대 보다 우려가 많았었다. 정치권에서 야당을 상대로 숱한 독설과 함께 돌출행동을 이어왔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유 장관은 취임일성에서 "정치인 유시민은 잊어버리고 오직 장관으로서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지난 1년동안 이같은 유 장관의 약속은 비교적 잘 지켜졌다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본인이 되도록이면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분쟁거리를 피해 온 측면이 크다.
유 장관도 8일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완벽하자는 않지만 대체로 그 약속에 따라서 일해왔다"고 자평했다. 한나라당 인사가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사람이 변한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업무능력에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 평을 얻고 있다. '정치인 유시민은 몰라도, 장관 유시민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실제 유 장관은 전임 장관들이 손을 대지 않아 수년간 복지현안으로 묵혀져 있던 많은 일을 했다.
△불합리한 의료급여제도 개선 △장애인 LPG 보조금제 단계적 폐지 △건강보험 의약품 '포지티브 리스트'제 시행 △저출산·고령사회 대책 추진 등이 유 장관 스스로도 꼽는 '빛이 난' 정책이다. 유 장관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이슈 파이팅'을 꾸준히 해온 결과다.
완결은 보지 못했지만 3년 넘게 논란만 이어왔던 국민연금 개혁도 현재 국회 법사위 단계까지는 넘겨 놨다. 노 대통령이 유 장관을 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말했던 "국민연금 개혁의 적임자"라는 취지를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도 읽힌다.
이를 위해 유 장관은 국회의원실을 일일이 방문해 머리를 숙여가며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전에 없던' 모습을 보여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중풍·치매 노인 치료를 공적영역에서 담당케 하자는 노인수발보험법도 추진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내부의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그런지 복지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평판은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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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릴 정도의 '실세 장관'이다 보니 정책 추진과정에서 종종 무리수도 나왔다는 지적이다.
최근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불러온 의료법 개정, 노 대통령이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담합한다"고 말해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사회투자정책, 행자부 장관과 언쟁까지 벌인 공무연연금 개혁 발언,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금지 추진 등이 일례다.
복지부 안팎에서는 모두 '이슈 파이팅'을 즐겨하는 유 장관의 근본 성격이 작용한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관' 유시민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단 본격적인 대선 정국 돌입에 앞서 정치권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유 장관은 "대통령이 판단하면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장관을 더 하고 싶다"는 말도 자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