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재판 항소심 첫 공판, 보석신청 의사도 밝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60)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한유통과 웰롭을 지원한 것은 그룹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함"이라며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또 김 회장 측은 재판방어권 보장과 건강악화· 경영상의 애로 등을 이유로 조만간 보석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는 22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김 회장 측 변호인은 1시간가량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한유통, 웰롭은 김 회장의 차명 회사가 아닌 그룹의 차명 계열사"라며, 1심에서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변호인 측은 "한화 계열사인 한화유통이 각각 물류, 편의점 사업으로 확장을 위해 웰롭과 한유통을 설립했다"고 전제한 뒤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빙그레가 이들 회사의 지급보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한화그룹 채권단이 빙그레의 채무를 그룹 계열사들이 보증해 줄 것을 요구했고 결국 그룹 계열사들이 한유통과 웰롭을 지원하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계열사의 돈을 부당하게 지원한 게 아닌, 계열사 간 자산재배치를 통해 정상화를 꾀했고 상당부분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이날 프리젠테이션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으로 물의를 빚은 LIG건설과 웅진그룹의 예를 들어 계열사 지원의 정당함을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변호인은 "LIG건설은 회생절차 신청당신 '꼬리자르기' 비판을 받고 CP(기업어음) 투자자의 피해를 양산했다"며 "웅진그룹 역시 계열사의 부실을 안고가다 지주사가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반해 한화는 계열사 대표 등을 설득, 자산 재배치를 통한 정상화에 성공했다"며 "그 결과 외부기관의 피해나 김 회장 일가의 이익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기업총수범죄에 대해선 개별적으로 판단해야한다"며 "무조건 실형에 처해야한다는 주장은 여론몰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푸른색 수의를 입은 김 회장은 왼 발목에 깁스를 하고 목발에 의지해 법정에 들어섰다. 김 회장은 수감 생활 중 발목을 접질려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변호인의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변론 내용을 수시로 메모하며 변호인과 진행상황 등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