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 젤네일 전문 살롱이 인기를 얻고 있다.
기본 10만원대의 높은 가격과 직접 제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외모 관리에 관심 있는 여성들 사이에서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연예인도 찾으면서 주말 예약이 밀릴 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일본인 스텝이 시술, 2시간 관리에 10~20만원
초인종을 누르면 대문이 열리고 환한 가정집 분위기의 내부가 펼쳐진다. 네일샵의 트레이드마크인 매니큐어 진열장과 기다란 테이블은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캐노피로 공간을 구분한 흰색 가죽 안락의자가 두 개 놓여있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으면 일본인 스텝 야마사키 유끼애씨(35·네일아트 경력 7년)가 위생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톱 정리를 시작한다. 손톱 각질 제거와 길이, 표면을 다듬는 데만 45분이 소요됐다. 중간에 허브티와 일본 과자가 나왔고, 발마사지 기계가 쉬지 않고 돌아갔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차분하고 은은한 느낌이 대부분이다. 네일아트하면 떠오르는 화려하고 부담스러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의외라는 반응에 유끼애씨는 "일본 젤네일은 깔끔한 디자인이 많아 직장 여성 뿐 아니라 가정주부도 쉽게 즐긴다"고 설명했다. 화려하고 독특한 것을 원할 경우 맞춤 시술도 가능하다. 컬러, 라메(반짝이), 액세서리(스톤, 파츠)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수백 가지 다른 디자인이 나오기 때문이다.
손톱에 처음 닿는 제품은 무색무취의 투명한 베이스 젤이다. 이어 자그마한 동굴처럼 생긴 자외선 기계에 손을 넣어 1분간 젤을 굳힌다. 이 과정에서 손등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UV 장갑을 착용한다.
베이스젤이 완성되면 본격적인 아트작업이 시작된다. 유끼애씨는 베이스단계부터 프렌치, 레오파드, 라메 등 시술 전 과정에서 대가 길고 가는 붓을 이용했다. 매니큐어 뚜껑에 달린 붓이 아니어서 생소하다는 말에 "일본 젤네일의 정석은 붓에서 시작해서 붓에서 끝나는 것"이라며 "이런 기술 때문에 일본 젤네일 자격증은 취득하기가 까다롭다"고 답했다.
아트 작업 동안 손을 기계에 넣어 젤을 굳히는 과정도 반복된다. 마지막 코팅젤을 도포하고, 핸드마사지를 받기까지 50분이 소요됐다. 총 2시간의 손톱관리에 청구된 비용은 13만5000원.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보통 지불하는 금액이다. 연예인은 이보다 높은 25만~30만원대. 일부 고객 중에는 1회당 40만원을 기꺼이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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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극 없고 오래가지만 손톱 손상 우려도, 제품 꼼꼼히 따져야
젤네일은 끈적한 젤 성분을 손톱에 발라 자외선 기계에 굳히는 네일아트 기법으로 일본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현재 일본 네일 시장은 젤네일이 매니큐어(팔리쉬)를 밀어내고 포화상태에 진입해 가격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젤네일의 특징은 자극과 냄새가 없고, 찍히거나 벗겨지지 않아 광택이 오래간다는 점이다. 유지기간이 3~4주 정도로 길기 때문에 1회당 비용이 비싸도 경제적이라는 반응과, 디자인을 자주 교체할 수 없어 지루하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이상정 한국네일협회 사무총장은 "최근 네일 시장 흐름이 젤네일 위주로 변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에서 먼저 대중화가 되었지만, 디자인이나 기술면에서는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의 실력도 못지않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명동의 경우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젤네일을 받으려는 수요가 있어 관광 코스에 네일샵이 포함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젤네일은 손톱 손상이 심해 꺼려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일본 젤네일 전문점(와레아 네일살롱)을 운영하는 김진희 대표(32)는 "정말 그렇다면 일본에서 10년 이상 젤네일 시장이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젤 밀착력을 높이기 위해 손톱에 스크래치를 내거나 제거하는 과정에서 손톱에 무리가 갈 수 있지만, 일본의 '바이오(BIO)' 등 고가 제품은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도록 발달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젤네일을 할 때 디자인만 따지지 말고, 샵에서 어떤 제품을 쓰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일본 재료와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일본인 스텝을 고용하는 젤네일 샵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인 스텝 세 명을 둔 와레아 네일살롱을 비롯해 가수 보아와 소녀시대가 찾는 것으로 유명한 압구정 부브(BUB)네일, FT 아일랜드 이홍기와 배우 김태희가 다니는 청담동 트렌드엔 등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젤네일 전문점을 찾는 고객의 80%는 안심할 수 있는 제품과 일본 최신 재료가 많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걸 그룹, 아나운서 등 연예인 뿐 아니라 직장여성, 프리랜서 등 고객층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네일아트 수요가 사계절 꾸준한 반면, 우리나라는 여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고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