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여의도 벚꽃에 시민들 웃음꽃, 한편에선…

[르포] 여의도 벚꽃에 시민들 웃음꽃, 한편에선…

뉴스1 제공
2014.04.08 18:35

벚꽃 "절정기" 지났지만 따뜻한 날씨, 한산하게 즐겨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봄꽃축제를 즐기고 있는 조모씨와 여자친구 김모씨. © News1
8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봄꽃축제를 즐기고 있는 조모씨와 여자친구 김모씨. © News1

"벚꽃이 많이 지기는 했지만 흩날리는 꽃잎이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을 보는 것도 즐겁네요"

8일 오후 2시30분.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에서 만난 직장인 조모(26)씨는 '꽃놀이'를 즐기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휴무일이라 여자친구와 함께 '여의도 봄꽃축제' 현장을 찾았다던 반팔차림의 조씨는 "날씨도 좋고 생각보다 꽃도 많이 피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연인들끼리 오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여자친구 김모(21)씨도 "피어있는 꽃도 예쁘지만 져있는 꽃도 나름 예뻤다"고 거들었다.

11개월된 딸에게 처음으로 벚꽃을 보여주려고 나왔다는 가족도 있었다.

윤중로 축제현장에서 만난 권모(45)씨는 "아내도 나도 여의도 벚꽃축제 현장은 처음"이라며 "딸과 함께 벚꽃을 보려고 쉬는 날이라 나왔다"고 했다.

권씨는 "찬바람도 안불고 가끔 꽃바람이 날려 '꽃놀이'하기에는 '딱'"이라며 "이번 주말까지는 벚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찾아 인터넷을 통해 봄꽃 축제를 알게 됐다던 프레드릭 레베카(26)씨는 벚꽃을 처음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는데 벚꽃이 정말 아름답다"고 감탄하며 여자친구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여의도 봄꽃축제는 13일까지 이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토~일요일 비가 오기 전까지는 날씨가 따뜻해 남아있는 벚꽃이 대체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금요일인 11일 전에 축제현장을 찾으면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서 '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유소협회 소속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석유유통시장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철폐를 외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한국주유소협회 소속 회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석유유통시장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철폐를 외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꽃놀이는 무슨... 집회 끝나면 바로 내려가야 해요"

같은 시각 축제현장에서 1㎞ 정도 떨어진 국회의사당 앞. 역시나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었고 군데군데 벚꽃이 피어있었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해당 장소에서는 전국 주유소 운영자 1500여명(경찰추산 800여명)이 모여 '생존'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주유소협회 회원들은 '주유소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 철회와 정부의 석유유통시장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그 동안 월간 단위로 했던 거래상황기록부 보고를 정부가 '가짜 석유 근절'이라는 명목으로 주간 단위로 바꿨는데 이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이들은 하루 1개씩 주유소가 문을 닫고 있을 만큼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 '알바'를 쓰지 못하고 있는데 '주간보고'로 업무량이 늘어나면 주유소 경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을 우려해 이날 집회현장에 모였다.

현장에서 만난 송모(26)씨는 아내와 함께 이날 상경했다고 했다.

빨간색 주유소 작업복을 아내와 맞춰 입고 집회에 참여한 송씨는 "지금까지 월간 단위로 써왔던 보고를 주간단위로 쓰게 되면 번거롭고 업무량도 늘어나 주유소 경영이 힘들어질 것 같다"고 했다.

"조금만 걸어가면 봄꽃 축제가 한창인데 올라온 김에 아내와 함께 꽃구경하고 내려가는 건 어떻냐"고 묻자 송씨는 "(주유소)일 때문에 바로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피아노 레슨을 하는 김모(25·여)씨는 부모님을 대신해 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김씨는 "경남 진해에서 부모님이 주유소를 운영하는데 최근 가격경쟁도 심하고 경영난으로 가게에 아르바이트를 둘 수 없게 됐다고 들었다"며 "부모님 두 분 다 가게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 서울에 있는 내가 대신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의왕에서 주유소를 운영한다는 송모(56)씨도 "정부가 자기 입장은 양보 안하면서 '유통비를 줄여라, 가격경쟁을 해서 살아남으라'며 부담은 우리들에게만 전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꽃놀이는 다녀왔냐'는 질문에 송씨는 "지금 아르바이트를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 부부가 야간근무까지 돌아가며 해야 하는데 꽃놀이는 무슨 꽃놀이…"라고 말하며 길가에 핀 벚꽃을 멍하게 쳐다봤다.

대만에서 왔다는 관광객들은 집회 모습이 신기한지 집회 현장과 현장을 둘러싼 경찰들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현장에서는 9개 중대 총 700여명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서 대기했다.

꽃놀이를 나왔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시위에 보행로를 제대로 지날 수 없게 된 일부 시민들은 이날 집회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만난 한 여성(24)은 "자신들이 무언가를 요구하고 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이렇게 통행로를 막고 집회하는 건 민폐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던 이모(29)씨 커플은 "국회의사당 근처라 이런 집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폐를 끼친다고는 생각 안한다"며 "우리는 꽃놀이를 가고 있지만 저들은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고 전국에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요구하는 이야기에 젊은이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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