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운용 취지일 뿐, 자의 개입 여지 없어… 집회 격화 양상에 "폭력 엄중 처벌" 경고

7일 서울 일대에서 열린 11차 촛불집회보다 보수단체 맞불집회에 더 많은 참가자가 모였다고 밝히면서 논란에 놓인 경찰이 "양측의 인원 산정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해명했다.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경찰이 집회 인원을 추산하는 건 경력운용에 활용하려는 취지"라며 "추호도 자의가 개입할 여지가 없고 (모든 집회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승하차 인원, 대중교통 승객분담률, 와이파이 접속빈도 등 여러 방법을 고려했지만 현실적으로 모두 한계가 있다"며 "(인원 집계에)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앞으로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특정 장소의 면적에 사람이 모인 정도(밀도)를 감안해 집회 인원을 추산하고 있다. 집회에 왔다간 연인원은 빼고 특정 시점의 최대 인원만 계산한다.
경찰은 지난 주말 광화문광장에 모인 11차 촛불집회 참가자 수를 서울 2만4000명(주최 측 추산 60만명)으로 집계했다.
반면 서울 강남 일대와 동아일보 사옥 앞,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 맞불집회 규모는 3만7300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코엑스 앞 3만5000명, 동아일보 앞 1500명, 서울역 광장 앞 800명 등이 맞불집회에 참여했다고 판단했다.
이제껏 11차례 집회에서 경찰이 촛불집회보다 맞불집회 규모를 더 크게 파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촛불집회 주최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경찰의 집회 참가자 수 계산방식에 큰 문제가 있어 계산 근거를 요구하겠다"며 "경찰은 촛불 흠집 내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장기화하고 맞불집회도 거듭 규모를 키워가면서 시위 양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10차 촛불집회 당시 한 대학생이 보수단체 '우리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 소유 차량 앞에 다가가 앞문 유리창을 깬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보수단체 맞불집회에서도 경찰 또는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청장은 "집회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찰이 사전에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만 만일 발생한다면 끝까지 추적해 법에 따른 처벌을 받게 하겠다"며 "참가자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시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