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 50만원씩 덜 받으라고?"…아시아나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

[단독]"월 50만원씩 덜 받으라고?"…아시아나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

이강준 기자
2020.05.04 15:12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취항 30년만에 일본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아시아나항공 발권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9.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취항 30년만에 일본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아시아나항공 발권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유급휴직하는 직원에 대해 통상임금의 70%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직자는 성과급, 수당이 포함된 '평균'임금의 70%를 지급받아야 하는데, 통상임금보다 평균임금이 큰 업계 특성상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경영에 따른 '20년 5월 이후 휴직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유급휴직자들에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직원들에게 배포한 유급휴직 동의서./사진=독자 제공
아시아나항공이 직원들에게 배포한 유급휴직 동의서./사진=독자 제공

이후 29일 사측은 '고용유지조치(유급휴직) 동의서'를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배포했다. 코로나 사태 조기 종식시 조기 복귀 가능이라는 여지를 뒀지만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한다는 내용은 그대로였다. 유급휴직을 원하는 직원은 오는 7일까지 회사에 서면으로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통상임금은 쉽게 말해 계약서상 적혀 있는 근로자의 '고정적'인 수입(월급 등)을 말한다. 평균임금은 여기에 상여금, 성과급,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한다. 항공업계는 비정기적인 수당이 많은 만큼 통상임금은 평균임금보다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직원들은 사측의 통보를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승무원들은 비행수당 등 다양한 추가 수당이 평균임금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통상임금 70%로 지급받을 경우 월급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말한다.

승무원 A씨(25)는 "어떤 직원은 이대로 유급휴직하면 달마다 50만원씩 적게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며 "연차나 직급이 높을수록 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코로나19로 임금 지불 능력 없어"…전문가 "귀책사유 안돼"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나항공을 추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21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있다. 2020.04.21.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아시아나항공을 추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 21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있다. 2020.04.21. [email protected]

사측은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악화돼 임금 지불 능력이 없다는 입장을 노조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지난달 22일 성명서를 통해 "이미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1300%를 상회했고 자본잠식 상태였다"며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모든 책임을 코로나19로 귀책사유로 돌리고 있지만 경영진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통상임금 70%를 지급한다는 아시아나항공의 유급휴직 동의서가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사업장 휴업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의해 사업장이 휴업한 경우가 아니라면 감염병 관련 휴업은 사업주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귀책사유가 됐다 하더라도 통상임금 70% 적용은 위법이라는게 노동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민현기 공항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도 "통상임금이 평균임금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통상임금 100%를 지급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상임금 70% 조항은 나머지 30%는 임금체불이 된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매각 상황인 것을 감안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 70%나 통상임금 100%를 지급하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유급휴직은 개인의 동의가 필요한 케이스로 회사가 휴업한 상황이 아니라 개인 동의를 바탕으로 한 유급휴직이므로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하는 것"이라며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시아나 항공을 실질적인 휴업 상태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민 노무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실질적인 휴업상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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