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여성 유튜버 A씨가 스트리밍 생방송 도중 동료 BJ B씨의 뒤에서 "언니"라고 부른 뒤 돌아보는 B씨의 얼굴을 포크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상을 입은 B씨는 관자놀이 부근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지만 A씨는 아랑곳 않고 넘어진 B씨의 머리를 3차례 발로 차고 머리카락을 잡아 끌었다.
#지난 11일 레이싱걸 출신 BJ C씨는 경기 부천지역 동료 BJ들과 술자리에서 다툰 뒤 귀가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자필 유서를 공개하면서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채널에 접속해있던 일부 BJ는 극단적 선택을 종용하는 듯한 조롱까지 건넸다. 이후 C씨는 "내가 죽나 안 죽나 보라"며 카메라에서 모습을 감췄고, 라이브 방송은 C씨의 집에 강제 진입한 119 구조대원의 영상을 끝으로 종료됐다.
최근 유튜브 생방송 도중 사람을 흉기로 공격하거나, 유튜버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폭력적인 장면이 여과 없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의 유튜브 정책상 영상에 대한 사후 제재에 그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위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구글의 사후 심의 전에 시청자 신고 등을 토대로 충격적 영상을 일시적으로라도 블라인드 처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구글에 따르면 유튜브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청자에게 충격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콘텐츠 또는 다른 사람의 폭력적인 행동을 조장하는 콘텐츠를 불허하고 있다. 이는 녹화 영상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영상과 게시글, 댓글 모두에 적용되는 정책이다.
다만 이는 시청자 신고 등이 잇따른 뒤에서야 사후적으로 제재에 들어가는 형식이다. 또 처음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경우 제한조치 없이 주의만 주어지고, 90일 이내에 경고를 3번 받아야 채널 폐쇄까지 이어진다. 단 1차례라도 심각한 서비스 악용이 발생하는 경우 등에도 채널 폐쇄가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해설은 없다.
구글은 최근 발생한 유튜버간 흉기 상해사건 등 특정 사례에 대한 채널 폐쇄 여부를 밝히기는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자의적으로 채널 폐쇄 여부를 판단할 우려가 존재한다. 아울러 제재조치까지 걸리는 시간도 제각각이어서 당장 유해한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악영향을 방지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처럼 폭력적인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남길 우려가 크다. 특히 특정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좋아하는 이들은 유튜버들의 사건 사고를 지인의 일처럼 받아들일 우려가 크다.
조성우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의무이사는 "내가 팔로우하고 좋아하던 인플루언서에 대해 시청자들은 자신과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이 사고나 재난을 당하는 경우 마치 가족이나 주변인이 당하는 것처럼 받아들여 간접경험에 따른 PTSD가 올 수 있다"며 "인플루언서에게 영향을 받고 추종하는 사람들은 청소년처럼 심리적으로 좀 더 취약한 경우가 많기에 (상대적으로)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이 때문에 유튜브 스트리밍 중 폭력적 영상이 이어지거나 예상될 경우 시청자 신고가 누적되면 일시적으로 채널을 블라인드 처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 블로그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문제성 콘텐츠가 게재될 경우 신고 누적에 따라 우선 블라인드 조치한 뒤 추후 심사를 통해 블라인드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유튜브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사전 블라인드 조치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조 이사는 "최근에는 기존 미디어들도 자살이라는 단어를 피하고 구체적 수단을 표기하지 않는 등 언론지침을 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업체들도 전문가단체와 협의해서 미리 기준을 정해놓고, 문제가 될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자로부터 즉시 차단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