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이 초과 근로수당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전공의들의 수련 계약에 대해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 2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3명이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서 병원은 이들에게 각각 약 1억7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게 됐다.
이 사건 원고 배모·이모·조모씨는 2014년 3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에서 근무한 레지던트(전공의)다. 이들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주당 소정 수련시간은 80시간을 원칙으로 하되 교육적 목적이 있는 경우 8시간 범위 내 추가 가능" "레지던트의 야간당직 수련은 주 3회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수련 계약을 맺고 근무했다.
이들은 야간과 주말이 포함된 연장근로를 했음에도 초과 근로수당이나 야간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2017년 아산재단을 상대로 약 1억7000만원의 수당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병원 측은 "전공의는 훈련생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설령 근로자라 하더라도 포괄임금제 계약에 따라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수련계약서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구체적 규정이 없는 점, 급여를 매월 수령했다는 점만으로는 묵시적인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
당시 재판부는 수련 계약이 1주 80시간의 수련 내지 근로를 예정한 계약이라 판단해 병원이 이들에게 초과시간만큼의 시급을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당시 인정된 금액은 배씨 175만원, 이씨 117만원, 조씨 191만원이었다.
2심 재판부는 기준이 되는 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봤다. 재판부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근로 시간을 1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80시간 근로 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병원이 배씨·이씨·조씨에게 각각 △1억6900만원 △1억7800만원 △1억7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병원 측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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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원고들이 근무 시간 동안 짧게는 몇 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환자를 진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근로 시간 산정에 대한 법리 오해가 없다"며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에도 법리 오해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결론도 정당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 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