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프랑스 명품 브랜드 손가방을 선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재판에서는 대가성 여부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6일 김 여사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의 배우자가 김 여사에게 건넨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감사 메모를 확보했다. 이 가방은 시가 100만원대 초반으로 알려졌으며, 메모에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취지의 문구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즉각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가방과 메모를 증거물로 확보했다. 선물이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 지원에 대한 답례품이었는지 수사 중이다. 영장에는 김 여사와 김 의원 부인이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로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금품을 1회 100만원 이상 제공하면 제공자 등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가방 제공 사실이 드러나자 양측은 곧바로 이를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했다. 김 의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2023년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직후 배우자가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 1개를 선물했다"면서도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 대표와 대통령 간 원만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덕담을 적은 간단한 메모를 동봉했다. 이미 당대표로 당선된 상태여서 청탁할 내용도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했다.
김 여사 측도 같은 날 공식 입장을 내고 해당 가방 수수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어떠한 대가적 목적이 아닌 사회적·의례적 차원의 선물이었으며 어떠한 청탁도 없었다"며 "(김 여사의) 보석 심리를 앞둔 시점에서 특검이 무리하게 별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법조계에서는 핵심 쟁점이 선물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라고 입을 모은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유무죄는 고마움의 표시 이상의 부정한 청탁 대가였는지를 특검이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김 여사가 받은 가방이 실제로 당대표 선거 지원에 대한 대가로 제공된 것임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므로 청탁금지법을 직접 적용하기 어려운 데다가, 당내 경선 지원은 대통령 직무행위로 보기 어려운 만큼 명백한 대가 관계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형사 처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