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공학 전환' 등을 둘러싸고 이어진 동덕여대 재학생과 학교 측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학내 문제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철거한 학교 처장 2명을 형사고소했다. 또 학교 측에 학칙 개정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동덕여대 재학생 연합은 5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학내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차례 노력했지만 학교 측은 재발 방지 대책은 물론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와 학생의 말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밝혔다.
앞서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지난 3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대자보 철거를 진행한 학교 처장 2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법적 판단을 통해 권리 침해 요소를 확인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12월 시설물 훼손 방지를 위해 대자보 부착 장소 등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학내 게시물 관리 규정을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재학생 측은 지난 1월 학내에 부착된 대자보가 별도 협의 혹은 설명 없이 일괄적으로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재학생 측은 "이번 사안은 학내 직원 일부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라 다수 교직원 동의 하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 개별 행위자에만 책임을 한정하기 어렵다"며 "어떤 판단과 지시 아래 (대자보 철거가) 이뤄졌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 게시물 관리 문제가 아닌 정당한 문제 제기를 무시하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학교 측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재학생 A씨는 "학교 측이 '학내 규정을 위반한 대자보로 학교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며 학생들의 게시물을 불법 게시물로 간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형사 고소는 단순한 개별 갈등이 아니다"라며 "대학이 학생 권리를 어떻게 다루는지 공개적으로 묻기 위해 고소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학교 측이 학내 페미니즘 동아리를 중앙 동아리에서 퇴출한 것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해당 동아리는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 집단행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학생 B씨는 "학내에서 목소리를 낸 동아리를 중앙동아리에서 퇴출시켰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며 "학문을 배우기 위해 오는 대학에서 학생의 자치권 위협하는 결정을 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