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세 혐의를 제보하면서 제출한 자료가 세금 부과 처분에 중요한 자료가 아니라면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단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제보자 김모씨가 구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포상금 지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22일 원고 패소로 판단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2023년 5월 두 차례 A 재단법인의 탈세 혐의를 제보했다. 김씨는 'A 법인이 리모델링 공사를 해서 조성한 150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전부 임대해 임대 수익을 얻는 영리사업을 하면서도 비영리법인이란 점을 내세워 공사대금에 대한 부가가치세 80억원을 부정 환급받았다'는 내용으로 탈세 제보를 했다.
이에 구로세무서장은 같은 해 7월 A 법인이 부가가치세를 과다하게 환급받은 혐의가 있다고 보고 A 법인을 부가가치세 부분 조사 대상자로 선정했다. A 법인이 사용 면적이 확정된 준공 시점 2021년 2기에 부가가치세 확정 신고를 할 때 당초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을 주택임대사업을 등록해 면세사업 사용 면적이 증가했음에도, 면세사업 관련 공통매입세액 등을 과소 정산해 부가가치세를 과다하게 환급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공통매입세액이란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사업자가 매입한 재화·용역 중 실질적인 귀속을 구분할 수 없어 과세·면세 중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매입세액을 말한다. 공통매입세액을 적게 반영하면 공제·환급되는 세액이 증가한다.
구로세무서장은 2023년 10~11월 A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오피스텔 중 상당수가 주택용으로 사용된 것 등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관련 매출세액에서 해당 매입세액을 공제에서 제외해 A 법인에 부가가치세 80억원 상당을 경정·고지하는 부과 처분을 했다.
김씨는 같은 달 구로세무서장에게 탈세 제보 포상금을 지급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구로세무서장은 이듬해 1월 국세기본법상 포상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지했다. 이에 불복한 김씨는 포상금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김씨는 "구로세무서장은 부가가치세 탈루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자신의 탈세제보로 인해 A 법인에 부과 처분을 할 수 있었다"며 "탈세 제보자료를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탈세 제보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구로세무서장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구로세무서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이 규정한 것 같이 과세관청이 조세 탈루 사실을 비교적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가 포함돼 있어야만 한다"며 "제공된 자료가 단지 탈세 가능성의 지적, 추측성 의혹 제기 등에 불과한 정도라면 과세관청은 이를 기초로 용이하게 조세 탈루 사실을 확인하기 곤란하므로 이런 자료는 포상금 지급 대상이 되는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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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기본법 제84조의2 제2항 제1호에서는 '중요한 자료'로 조세 탈루 또는 부당하게 환급·공제받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거래처 자료 또는 장부, 수법, 내용, 규모 등을 규정하고 있다. 김씨는 탈세제보 당시 '공사 시공용 설시설계도서 표지' '공사 집합건물 사진' 'A 법인 대표자의 통장 사본' '2022년 12월 정기감사 팀장 명함' 'A 법인 회사 목차' 5개 서류를 첨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같은 자료가 국세기본법에서 정한 중요한 자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오피스텔의 용도나 매입세액 공제 내역 등과 같은 탈세의 단서가 될 만한 구체적 정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구로세무서장은 김씨가 제출한 자료를 기초로 용이하게 조세 탈루 사실을 확인하기가 곤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씨가 지난달 15일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