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잤다", "안 잔 학생 많았다" 논란, 주제도 역사에만 초점

배재고가 14일 2시간 동안 진행한 '민주시민교육'에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대부분 잤다는 증언이 나온데다 특강 주제마저 '혐오 표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대신 역사 강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등 비하 표현을 해 사회적 공분을 샀고, 결국 재발 방지를 위해 민주시민교육을 받았다.
배재고 교육 특강 강사였던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23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혐오 표현이라든지, 아구 (논란) 이런 거는 내 강의에서 요청 주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대신 강의 주제는 "한국 민주주의 전개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였다고 했다. 또 대상 역시 전교생이 아니라, 배재고 1학년 학생만이었다고 했다.
이 같은 강의 내용이 아쉬웠다는 배재고 학생 증언도 나왔다.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은 강의를 들은 배재고 재학생 A군의 이야기를 23일 전했다. A군은 "혐오 표현이 어떤 게 있고, 숨겨진 의미는 뭐고,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교육이 역사에 치중에 있었으나 중요한 건 그걸 해석하고 바라보는 태도"라고 했다.
그는 또 "학생들은 이미 역사를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혐오와 조롱은 장난과 재미를 위해서 한다"고도 덧붙였다. 특강 목적이 좀 더 정교했어야 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토끼풀 문성호 편집장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아동 청소년 혐오표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도 "학생들이 대부분 (배재고 학생들에 대한) 징계가 부당했다, 배재고 애들 불쌍하다고 감정 이입을 한다"며 전반적인 인식의 문제를 짚었다.
특강 당시 학생들 대부분이 잤다는 사실은 이미 논란이 됐다. A군은 "30명 넘는 반 학생 중 나 포함 2명 빼고 전부 다 잤다"고 했다.
이에 대해선 이 이사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이사장은 2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자는 학생들이 훨씬 많았다. 언론에서 마치 배재고 학생들이 다 잔 것처럼 썼는데 그건 옳지 않다"며 "배재고 자체를 그렇게 완전히 가해자로 몰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