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에서 대규모 홍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와 토석류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네팔과 중국은 40년 가까이 빙하호 범람 홍수에 대비해 자동 경보 시스템을 갖추는 등 관리해 왔다"며 "하지만 오랫동안 아무도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안전해 보이던 곳이 갑자기 무너졌다. 경보를 울려도 대피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팔과 한국은 지형과 기후가 다르지만 재난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보면 거의 동일하다"며 "네팔만의 사고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산사태 위험 지도 등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에 네팔과 같은 빙하지대가 없지만,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급경사 사면을 따라 물이 빠르게 내려오면서 마을을 덮치거나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원도와 지리산, 설악산 계곡 주변의 펜션과 야영장을 위험 지역으로 꼽았다. 그는 "이곳 역시 네팔과 마찬가지로 협곡 지형이라는 조건을 갖고 있다"며 "경보가 울리더라도 토석류가 하류에 매우 빠르게 도달한다면 실제 대피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연적 위험에 더해 인공적 요인까지 있어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교수는 태양광 시설과 노후 저수지, 강원·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 이후 방치된 사면, 지하 차도 등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훈련도 충분하지 않다. 사이렌이 울렸을 때 국민들이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위험성을 인식하고 사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네팔 대홍수가 우리와 다르다고 안심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때"라며 "이번 사고의 본질은 빙하 자체가 아니라 경보가 울린 뒤 실제 안전한 곳까지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확보됐는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어떤 부분이 위험한지, 위험이 닥쳤을 때 실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에서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최소 950명이 숨지고 4400명이 실종됐다.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두산에너빌리티(81,400원 ▼1,100 -1.33%) 소속 6명과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 등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지난 31일 이 발전소 터널 내부에서 시신 1구가 발견됐지만, 국적 등 신원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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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빙하와 암석 등이 물길을 막아 형성된 이른바 '자연 댐'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토석류가 하류로 쓸려 내려가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 상류에는 여전히 물길을 막은 잔해가 남아 있어 2차 홍수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