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택(49) GS칼텍스 감독이 벅찬 우승 소감을 전했다.
GS칼텍스는 5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25-15 19-25 25-20 25-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GS칼텍스는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던 2020~2021시즌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V-리그 여자부 사상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팀 중 최초의 챔프전 우승이다.
올 시즌 GS칼텍스는 도로공사와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1승5패 열세였고 특히 김천 원정에서 3전 전패를 당했지만, 챔프전에선 달랐다. 김천에서 2연승을 거두고 홈 장충에서도 승리하며 파죽지세 3연승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GS칼텍스는 봄배구에서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정규리그 막판 매서운 뒷심으로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GS칼텍스는 흥국생명과 단판 승부에서 이기고,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마저 2연승으로 꺾었다. 챔프전에서 정규리그 1위 도로공사마저 가볍게 제압하며 봄 배구 6경기 6연승 우승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챔프전서 내리 3연패로 반격 한번 못해보고 우승을 내줬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던 김종민 전 감독을 챔프전 시작 엿새 전 사실상 경질한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젤 실바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6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권민지와 오세연이 각각 14점, 11점을 올리며 승리에 일조했다. 특히 오세연은 양팀 최다인 블로킹 성공 7개를 올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영택 감독은 눈시울을 붉히며 "꿈만 같다. 모두 선수들 덕분에 이 자리에 왔다"며 "선수들 얼굴만 보면 자꾸 눈물이 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챔프전 MVP는 34표 중 33표(기권 1)를 휩쓴 실바의 차지였다. 이영택 감독은 "당연한 결과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며 "3세트에 무릎 통증이 온 걸 알면서도 빼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본인이 훌륭하게 이겨냈다"고 극찬했다.

'우승을 예상했냐'는 질문에는 "전혀 못 했다"고 답했다. 이영택 감독은 "1차 목표는 봄배구 진출이었다. 시즌 중 레이나, 안혜진 등이 부상을 겪어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며 "목표했던 20승·승점 60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혼전 속에서 마지막 경기에 봄배구를 확정 지었다. '실바가 있으니 단기전은 해볼 만하다'는 주변의 말처럼 결국 실바가 해줬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한 경기라도 내주면 뒤가 불안해질 수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버텨준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독자들의 PICK!
가장 힘들었던 고비로는 흥국생명과의 준플레이오프를 꼽았다. 이 감독은 "가장 부담됐던 단판 승부였다. 홈에서 다 이겼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지만, 단판이라는 압박감이 정말 컸다"고 털어놨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의 차이를 묻자 "지난 시즌에는 평가할 게 뭐 있겠나. 겨우 꼴찌에서 벗어난 형편없는 감독이었습다. 근데 한 시즌 만에 이렇게 됐다"며 "준플레이오프부터 하는 바람에 경기 수가 가장 많은 팀이 됐습니다. 저는 그대로인데 선수들이 많이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량발전상'을 묻는 말에는 "모두가 정말 많이 발전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주장 유서연, 미들블로커를 오가며 제 몫을 다한 권민지, 5라운드부터 주전으로 뛰어 포스트시즌 맹활약을 펼친 (김)가은이 등 누구 하나 뽑기 힘들다"고 환하게 웃었다.
권민지의 열정적인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자신감의 표출이다. 적극적인 세리머니로 코트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왔다. 선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며 칭찬했다.
챔프전 직전 경질된 도로공사 김종민 전 감독에 대한 생각도 조심스레 전했다. 이영택 감독은 "대한항공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한, 늘 많이 배우는 선배"라며 "도로공사 선수단에 영향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후배인 김영래 대행도 챔프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정신이 없었을 텐데, 김종민 감독님과 맞붙지 못한 건 아쉽지만 우리에겐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우승은 처음이라 행사가 많더라"고 웃은 뒤 "선수들은 푹 쉬겠지만, 당장 3일 뒤부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린다. 나는 쉴 틈 없이 열심히 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