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총액 48억 원. 어쩌면 KT 위즈 외야수 최원준(29)에게 평생 따라 다니게 될 꼬리표일지도 모른다. 2026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 계약 당시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그 조건은 이제 KT 위즈 팬들 사이에서 '혜자(투자 대비 효율이 높음)'라는 찬사로 바뀌고 있다. KT의 새로운 리드오프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최원준이 팀의 전폭적인 신뢰에 성적으로 응답하겠다는 진심 어린 각오를 밝혔다.
최원준은 2026시즌 KT가 치른 18경기 가운데 1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5(73타수 23안타) 홈런은 없지만 1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 생산성의 지표인 OPS(출루율+장타율)가 0.825에 달할 정도로 준수한 수치를 찍고 있다.
18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서도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최원준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1-0으로 앞선 4회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와 3-2로 쫓기던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추가 득점 주자가 되며 KT의 4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무려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이다. 함께 영입된 외야수 김현수(38)에 대한 우산 효과를 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타율 0.242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그였기에 지난해 11월 KT와 맺은 48억원의 계약 규모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최원준은 실력으로 그 가치를 직접 증명해 나가고 있다. 최원준은 18일 경기를 마치고 스타뉴스를 만난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제가 사실 성적이 좋지는 않았는데 KT에서 좋은 조건으로 저를 데려와주셨다.뿐만 아니라 팬분들께서도 너무 많이 환영해주셨다.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보답하고 싶었다"며 시즌 초반 활약의 원동력을 밝혔다.
최원준이 꼽은 반등의 열쇠는 팀의 '신뢰'와 '편안한 분위기'다. 그는 "이강철 감독님을 비롯한 유한준 코치님, 김강 코치님 등 타격코치 분들께서 캠프 때부터 배려를 많이 해주시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말씀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그는 현재 팀 분위기에 대해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오히려 내가 성적으로 보여드려야 겠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속 깊은 마음을 드러냈다. 심리적으로 쫓겼던 지난날의 부진을 털어내고, 이제는 팀의 중심축으로서 보답하겠다는 의지다.
최원준의 시선은 개인 성적을 넘어 팀의 승리로 향하고 있다. "사실 시즌 초반이기도 하다. 야구가 잘 될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다. 제가 보답하는 방법은 말로 많이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팀 성적이 좋아야 한다. 또한 개인 성적이 난다면 팀뿐만 아니라 감독님, 코치님께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은 이미 그를 '복덩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48억 원이라는 몸값이 아깝지 않은, 오히려 현 시점에서 저렴해 보일 정도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최원준의 2026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