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정승우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역사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여성 감독이 처음으로 유럽 5대리그 남자팀 벤치에 앉자, 일부 온라인 계정들은 축구보다 조롱에 더 관심을 보였다. 우니온 베를린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영국 '플래닛 풋볼'은 19일(한국시간) "우니온 베를린이 온라인상에서 마리-루이제 에타(35) 감독을 향한 조롱에 완벽하게 대응했다"라고 전했다.
마리-루이제 에타는 최근 경질된 슈테펜 바움가르트의 뒤를 이어 시즌 종료까지 우니온 베를린 임시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유럽 5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남자 프로팀을 지휘한 여성 감독이 됐다.
34세의 에타 감독은 구단 내부에서 '루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오랫동안 우니온 내부에서 일해왔고, 선수단과도 가까웠다. 독일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베를린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우니온은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에타 감독은 자신의 선임이 갖는 상징성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그는 "그저 팀을 돕고 싶을 뿐"이라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렇다고 세상의 관심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첫 경기부터 전 세계의 시선이 몰렸다.
상대는 볼프스부르크였다. 경기 초반 우니온은 더 나은 흐름을 보였지만, 오히려 먼저 두 골을 내줬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0-2가 됐다.
그 순간 일부 축구 관련 소셜 미디어 계정들이 움직였다. 특히 '터치라인X'라는 계정은 에타 감독의 데뷔전이 망하고 있다며 조롱 섞인 게시물을 연달아 올렸다. 여성이 감독이라는 사실 자체를 희화화하려는 분위기였다.
문제는 같은 일이 남성 감독에게는 벌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임 감독 바움가르트도 이번 시즌 볼프스부르크전에서 1-3으로 패했다. 당시에는 이런 식의 비웃음이나 조롱이 없었다.
게시물은 점점 심해졌다. 단순한 경기 평가가 아니었다. 여성 감독을 향한 비하와 조롱이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는 순식간에 비난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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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니온 베를린은 참지 않았다. 구단 공식 계정은 해당 게시물에 직접 답글을 달았다. 내용은 짧고 분명했다. "제발 입 좀 다물어."
강한 표현이었다. 효과는 더 강했다. 해당 계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올린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정작 에타 감독의 첫 경기는 완전히 나쁘지 않았다. 우니온은 끝까지 싸웠고, 1-2로 아쉽게 졌다. 내용만 보면 충분히 희망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많은 축구 팬들과 다른 구단 관련 계정들도 에타 감독을 응원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플래닛 풋볼은 "자극적인 계정들은 언제든 다시 돌아온다"라고 했다. 우니온 베를린이 다음 경기에서 RB 라이프치히를 만날 때도, 같은 조롱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