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 스윙을 못하고 갖다 대는 모습을 봤다."
이숭용(55) SSG 랜더스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베테랑 거포 김재환(38)에게 재정비의 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다.
SSG는 휴식일인 27이 김재환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그리고 이날 그 빈자리에 류효승(30)을 불러올렸다.
김재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2년 총액 2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홈런왕에 올랐고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매김했던 김재환이지만 최근 완연한 하락세를 겪고 있던 터였다.
타자로서 부담스러운 잠실을 벗어나 타자친화적이라고 불리는 SSG랜더스필드를 안방으로 사용하는 SSG에서 새 출발을 하기로 했다. 이적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지만 김재환에겐 새로운 동기부여와 함께 자신감을 되찾을 필요가 있었고 결국 용기를 냈다.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실망감도 적지 않았다. 개막 후 24경기에서 타율 0.110(82타수 9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둘째치고 컨택트조차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6일 경기가 결정타가 됐다.
이숭용 감독은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계속 체크를 했고 본인의 스윙을 못하고 갖다대는 모습을 봤다"며 "제일 중요한 건 오원석의 공을 3년 간 가장 잘 친 선수여서 그날 선발로 냈는데 자기 스윙을 아예 못하더라. 그걸 보고 '아, 조금 힘들어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그전부터 느끼긴 했지만 베테랑이기에 이겨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 밀어붙였다. 최소한 100타석까지는 봐야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는데 (2군에서) 정립을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경기 후 재환이하고 얘기를 한 다음에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오히려 머릿속을 비우라는 배려도 섞여 있다. "며칠은 쉬라고 했다. 지금은 바로 잡힐 것 같지도 않아서 사흘 정도는 푹 쉬고 그 다음에 조금 정리를 한 다음에 천천히 시작하라고 했다"며 "열흘 정도 돼서 올라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또 한 번 올라와서 부침을 겪으면 그때는 재환이도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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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는 게 결론이다. 이 감독은 "멘탈이나 밸런스나 연습 때 치는 걸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아직 못 이겨내는 것 같다. 마음이나 머리가 조금 복잡한 건데 그 부분을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다"며 "본인이 이겨내야 된다. 두산에서 우리 팀에 오기까지 그런 선택을 했기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게 본인을 조금 억누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베테랑이라도 사람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서 갔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잘 정립하고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대한 부담을 덜 가질 수 있도록 조언도 건넸다. 이 감독은 "시즌이 기니까 그냥 편안하게 리셋하라고 했다"며 "네가 와서 해야 될 부분이 많다. 그리고 널 믿고 다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를 포함한 코치들, 선수들도 다 기다리고 있으니 완벽하게 해서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SSG는 이날 박성한(유격수)-정준재(2루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김성욱(우익수)-최지훈(중견수)-오태곤(1루수)-이지영(포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로는 최민준이 나선다.
김재환이 자리를 비우며 지명타자 활용도가 더 커졌다. 이날은 한유섬이 수비에서 쉬어간다. 이 감독은 "이제 (최)정이하고 에레디아도 상황에 따라서 (지명타자로)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