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의 새 마무리 투수 이영하(29)가 또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럼에도 그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백의종군'의 의지를 보였다.
이영하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팀이 라이벌 LG에 주중 3연전 스윕 패를 당할 뻔한 상황에서 나온 역투라 더욱 빛을 발했다.
이날 이영하는 두산이 3-2로 쫓긴 8회말 2사 1, 3루 위기에서 박치국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인 대타 천성호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재원을 2구째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9회말에는 선두 홍창기를 2루 땅볼로 잡은 뒤 신민재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상대 중심 타자인 오스틴과 오지환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피말리는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야수들의 도움도 있었다. 오스틴의 타구는 두산 우익수 카메론이 우측 파울 라인까지 달려가 몸을 날려 잡아냈고, 오지환의 뜬공 역시 좌중간 안타성 타구였으나 좌익수 조수행이 민첩하게 처리했다.
이영하는 경기 후 구단을 통해 "카메론과 (조)수행이 형이 아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카메론이 처리한 타구는 코스상 파울이 될 줄 알았는데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마지막 아웃카운트(오지환)도 코스가 애매해 조마조마했다. 수행이 형과 (정)수빈이 형이 동시에 타구 쪽으로 달려가는 순간 아웃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2019년 선발 투수로 17승을 올렸던 이영하는 이후 불펜 투수를 겸임하다 202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김원형(54) 감독 부임 후 보직을 변경해 지난 4월 15일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로 복귀(3이닝 3실점)했다. 그러다 지난 4월 25일 김택연(21)이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두산은 그에게 마무리 투수의 중책을 맡겼다.

새로운 임무는 성공적이다. 4월 26일 LG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것을 시작으로 30일 삼성 라이온즈전과 이날 LG전에서 세이브를 수확했다. 시즌 성적은 9경기에서 2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5. 특히 마무리로 전환한 후 5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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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감독은 LG전 승리 후 "마무리 이영하가 오늘도 집중력 있는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켰다"고 칭찬했다.
이영하는 개인보다는 팀을 앞세웠다. 그는 "시리즈 마지막 날 연패를 끊고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이런 경기가 많아지면 팀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다. 캠프 때부터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생각처럼 안됐다. 이제는 즐기면서 하고 있다"며 "(김)택연이가 잘 회복하고 돌아올 때까지 상대팀에서 보기에 빈틈이 안 느껴지게끔 준비를 잘하겠다. 택연이가 돌아온다면 새 역할이 맡겨지겠지만 어떤 임무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듬직한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