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드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던 수호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중반으로 접어든 2026시즌 KBO리그에서는 각 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대거 바뀐 것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팀내 최다 세이브 투수가 올 시즌에도 1위를 지키고 있는 구단은 단 3개밖에 없다.
교체 이유로는 먼저 부상이 꼽힌다. LG 트윈스는 지난해 21세이브를 올린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LG는 파격적으로 선발 자원인 손주영을 대체 마무리로 낙점했다. 일부 팬들이 트럭 시위까지 벌이며 반발하기도 했으나 손주영은 15경기에서 1승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유영찬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 또한 지난 4월 하순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뒤 한 달 보름 만인 지난 10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그 사이 이영하가 보직 전환 후 패배 없이 9세이브를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당분간 이영하에게 계속 마무리를 맡기고 김택연은 중간계투로 활용할 계획이다.
더욱 뼈아픈 구단은 기존 마무리 투수의 부진으로 대체 선수를 기용한 사례다. 지난해 33세이브를 올린 한화 이글스의 김서현은 극심한 제구 난조로 5월 7일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즌 성적은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38. 12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을 15개, 몸에 맞는 공을 4개나 내줬다. 그 자리는 대체 외국인 투수 쿠싱에 이어 최근엔 이민우가 메우고 있다.

수년간 팀 마운드 뒷문를 지킨 KIA 타이거즈 정해영과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시즌 초반 부진으로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꿨다. 정해영은 2세이브 4홀드, 김원중 역시 2세이브에 7홀드를 기록 중이다. 둘 대신 각각 성영탁(KIA)과 최준용(롯데)이 마무리 임무를 맡고 있다. NC 다이노스 또한 류진욱이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최근엔 전사민이 마무리로 등판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다소 특이한 케이스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주승우가 입대한 뒤 아시아쿼터 투수인 유토가 그 자리를 꿰찼다. 유토는 11세이브로 부문 공동 4위에 오르며 안정된 투구를 펼치고 있다.

마무리 투수가 바뀌지 않은 구단은 KT 위즈와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 등 3개에 불과하다. KT는 지난해 세이브 1위 박영현이 여전한 위력을 뽐내며 올해도 15세이브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조병현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변함 없이 SSG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당초 마무리 후보였던 이호성의 부상으로 클로저 임무를 맡은 김재윤도 세이브 공동 1위(15개)에 오르며 베테랑의 관록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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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달 중순 유영찬의 대체 선수로 손주영을 선택하면서 "마무리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굉장히 큰 부분이다. 역대 왕조를 이뤘던 팀들은 모두 확실한 세이브 투수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역전 승부가 판을 치는 최근 KBO리그에서 든든한 클로저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 각 구단이 남은 시즌 동안 현재 마무리 투수를 유지할지, 아니면 '구관'을 재기용할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