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황인범도 몸담았는데' 유럽 명문 역대급 논란, '집단 학살 범죄자' 뻔뻔히 추모... 현 김예건 소속팀

'설영우·황인범도 몸담았는데' 유럽 명문 역대급 논란, '집단 학살 범죄자' 뻔뻔히 추모... 현 김예건 소속팀

박건도 기자
2026.09.08 09:5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세르비아 축구팀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경기 중 집단학살 전범인 라트코 믈라디치를 추모하는 대형 걸개를 내걸고 구단 SNS에 관련 영상을 게시해 논란이 됐다. 믈라디치는 1990년대 발칸 전쟁 당시 인종청소를 주도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나 세르비아 내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은 세르비아 방문 일정을 취소하며 경고했고 유럽축구연맹의 추가 중징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믈라디치 추모 순간을 게시한 츠르베나 즈베즈다. /사진=츠르베나 즈베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믈라디치 추모 순간을 게시한 츠르베나 즈베즈다. /사진=츠르베나 즈베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한국 축구의 특급 유망주 김예건(18)의 소속팀이자 황인범(FC포르투)과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가 활약했던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가 국제 사회의 비판에 직면했다. 경기장 내 충격적인 전범 찬양 행위가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 매체 'BBC'는 6일(한국시간) "즈베즈다 팬들이 파르티잔과 베오그라드 라이벌 더비 경기 시작 전 전범 라트코 믈라디치의 대형 걸개를 펼쳐 보였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구단까지 이를 거들어 파문이 일었다. 즈베즈다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믈라디치를 추모하는 관중석의 대형 걸개 영상과 함께 양 팀 선수들이 1분간 묵념을 올리는 장면을 경례 이모티콘과 함께 게시했다. 이에 참극의 피해국인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SNS 계정은 욕설 섞인 답글을 남기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8월 유엔 감옥에서 84세를 일기로 사망한 믈라디치는 1990년대 발칸 전쟁 당시 비세르비아계를 겨냥한 잔혹한 인종청소 벌인 악명 높은 인물이다. 1995년 스레브레니차에서 무슬림 남성과 소년 8000여 명을 학살하는 참극을 진두지휘했고, 수도 사라예보를 1460일간 포위 공격해 민간인 1만 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 16년간의 도피 끝에 2011년 체포된 뒤 2017년 유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집단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세르비아 내부에서 믈라디치는 여전히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믈라디치의 시신은 정부 전용기를 통해 국기에 싸여 운구됐고,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교회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군 장성 출신들과 군인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수천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사실상 국장에 준하는 군사적 예우와 함께 3발의 예포까지 발사됐다. 세르비아 정교회 총대주교 포르피리예는 "그의 이름은 세르비아 국민들의 기억과 기도 속에 깊이 새겨질 것"이라며 노골적인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세르비아 내 전범 미화와 광기 어린 민족주의 분위기는 경기장으로 고스란히 번졌다. 즈베즈다는 지난달 체코 빅토리아 플젠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서도 팬들이 믈라디치 추모 현수막을 내걸어 UEFA로부터 9만 유로(약 1억 30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징계 직후 열린 더비 매치에서 보란 듯이 더 거대한 대형 걸개를 펼치고 구단까지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유럽연합은 세르비아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냈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세르비아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하며 "전범을 찬양하는 행위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화해를 전제로 하는 유럽의 가치와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스포츠 무대까지 침투한 노골적인 전범 찬양과 구단의 안일한 동조로 인해 즈베즈다는 전 세계 축구계로부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UEFA의 추가 중징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