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사다하루 위해서라면 기어서라도…” 지팡이 짚고도 마운드 올랐다, 日 3000안타 전설 장훈 별세

“오 사다하루 위해서라면 기어서라도…” 지팡이 짚고도 마운드 올랐다, 日 3000안타 전설 장훈 별세

OSEN 제공
2026.09.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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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타자 장훈이 지난 9일 오전 향년 86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통산 3000안타를 돌파했으며 은퇴 후에도 스포츠 논객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지난 5월에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랜 벗인 오 사다하루를 위해 시구에 나서는 등 마지막까지 야구와 동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OSEN=손찬익 기자]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적인 타자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일본 프로야구 사상 유일한 통산 3000안타의 주인공이자 마지막까지 야구와 동료를 향한 애정을 보여준 ‘전설’이었다.

일본 매체 ‘데일리 스포츠’는 10일 일본 프로야구 명구회의 발표를 인용해 장훈이 지난 9일 오전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장훈은 도에이 플라이어스(현 닛폰햄 파이터스)를 시작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롯데 오리온스에서 활약하며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무엇보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통산 3000안타를 돌파한 대기록의 주인공이다.

은퇴 후에도 야구계와 인연을 이어갔다. TBS ‘선데이 모닝’에 오랫동안 출연하며 특유의 거침없는 화법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때로는 직설적인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가쓰(喝·꾸짖음)’와 ‘앗파레(あっぱれ·훌륭하다)’를 외치며 일본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논객으로 활동했다.

2021년 12월 방송에서 하차한 뒤에는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보는 일이 크게 줄었다. 그런 장훈이 다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2024년 5월 28일이었다.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소프트뱅크의 경기는 ‘오 사다하루 데이’로 꾸며졌다. 장훈은 오랜 세월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오 사다하루를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장훈은 눈에 띄게 야윈 모습이었다. 지팡이에 의지해 몸을 지탱해야 할 정도였지만 직접 마운드에 올라 시구까지 했다.

장훈은 “오 사다하루를 위해서라면 기어서라도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리해서 왔다”는 뜻을 전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던진 혼신의 한 공에 도쿄돔을 찾은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각별했다. 18세 때부터 오랜 세월 우정을 쌓았고 현역 시절에는 동료이자 라이벌로 함께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했다.

장훈은 생전 오 사다하루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함께 밤늦게까지 방망이를 휘둘렀다. 세계 기록이 나왔을 때 마침 그가 3번, 내가 4번 타자였다. 뒤에서 보면서 빨리 기록을 세웠으면 했는데 딱 치는 순간 나도 뛰어올랐다. 라이벌이면서 친구였기 때문에 기뻤다”고 회상했다.

거침없는 언변 때문에 강한 이미지가 앞섰지만 실제로는 의리가 깊고 동료를 각별하게 챙겼다는 게 일본 매체의 설명이다.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오랜 벗을 위해 “기어서라도 가겠다”며 도쿄돔을 찾았던 모습은 그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당시 시구를 마친 장훈은 “감개무량하다. 수십 년 전에는 이런 그라운드에서 뛰었다는 게 생각났다”며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이후에도 야구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8월 산토리 드림 매치에 참가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며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불과 한 달여 뒤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야구계는 큰 슬픔에 잠겼다.

통산 3000안타라는 대기록을 남긴 전설적인 타자. 그리고 몸이 불편해도 오랜 벗을 위해 야구장을 찾았던 의리의 야구인. 장훈은 기록뿐만 아니라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도 깊은 발자취를 남기고 떠났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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