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득 4만달러, 기업이 차린 밥상이다

[사설]소득 4만달러, 기업이 차린 밥상이다

머니투데이
2026.09.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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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전분기 대비 1.8%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도 0.6% 성장했다. 올해 5년 만에 가장 높은 3%대 성장은 무난해 보인다.

1인당 국민소득은 원화 강세까지 더해져 사상 최초로 4만 달러 시대를 열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 경제의 외형이 한 단계 도약하는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한 셈이다.

이러한 성적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자축하기에는 민망한 구석이 있다. 호실적은 기업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가 경제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작 기업 활동을 도와야 할 정부 정책은 좌충우돌 그 자체였다. 환율 안정을 위해 무리하게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자본시장 변동성만 극대화한 자충수가 됐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부추겼고, 결과적으로 환율 급등을 불렀다. 정부가 자신감을 내비쳤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도 불발됐다. 제도 개선과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한 결과다.

부동산정책도 마찬가지다. 규제 일변도의 접근은 건설 경기를 위축시켰고 2분기 건설업이 1.9% 역성장하는 사태를 낳았다. 통상 외교 무능도 심각하다.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로 한·미 통상 갈등이 고조돼 국내 수출 기업 전체가 관세 리스크를 떠안아야 했다. 노동정책 역시 기업의 활력을 북돋기보다 현장 혼란을 키우기에 바빴다.

기업이 밖에서 벌어온 점수를 정부가 안에서 깎아 먹은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정책 리스크가 계속 쌓인다는 점이다. 고성장이 예상된다면 정부는 경기 과열을 막고 재정 여력을 비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도 821조원이라는 '슈퍼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다. 한국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모두 고통을 안기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명분을 정부가 제공하는 꼴이다.

올해 국민소득 4만달러가 현실화한다면 그것은 기업이 차린 밥상일 것이다. 수고한 기업에 공을 돌려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것도, 애써 차린 밥상을 걷어차는 것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규제 위주의 정책을 철회하고 재정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4만달러 국민소득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명목 GDP는 834조 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9.2%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6.4%로 1979년 3분기(27.7%) 이후 4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명목 GDP는 834조 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9.2%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6.4%로 1979년 3분기(27.7%) 이후 4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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