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경기치고는 너무도 많은 것이 걸려 있다. 감히 '세기(世紀)의 맞대결'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역사적인' 경기를 벌인다. 단순히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아니다.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최후의 라이벌전이다.
물론 앞으로 임시 홈구장(올림픽주경기장)과 신축 돔구장(2032년 개장 예정)을 사용할 때도 '잠실 라이벌'이라는 칭호는 남아 있겠지만, 지난 45년간 '한국 야구의 메카'로 사랑 받은 잠실야구장에서는 더 이상 두 팀의 정규시즌 대결을 볼 수 없다. 더욱이 이날 경기는 잠실의 마지막 승자뿐 아니라 팀과 개인의 올 한 해 성적이 좌우될 수도 있어 오래 기억될 명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와 두산은 잠실구장을 공동 홈으로 사용하며 KBO리그의 대표적인 맞수로 자리매김했다. 어린이날 시리즈를 비롯한 '잠실 라이벌전'은 선수단과 팬들 모두에게 자존심이 걸린 대결로 숱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했다.
두 팀은 1980년대 중반 두산이 연고지를 충청권에서 서울로 이전하고 1990년 LG가 MBC를 인수한 뒤부터 본격적인 라이벌 시대를 열었다. 올 시즌 현재까지 통산 상대 전적에서는 두산(OB 포함)이 LG(전신 MBC 포함)에 406승 22무 372패(승률 0.522)로 앞서 있다.
이날 경기는 LG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이기도 하다. 두 팀의 대결에서 LG가 1루 더그아웃을 사용할 때면 승리 팀이 잠실야구장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라커룸(두산 1루, LG 3루쪽)으로 이동하는 풍경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또 올 시즌 홈 2경기를 남기고 157만 4738명의 관중을 동원한 LG는 잠실구장 역대 최초 단일 시즌 160만 관중 돌파 신기록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마냥 축제를 즐기기에는 양팀의 순위 싸움이 무척 절박하다. 현재 LG와 두산은 2경기 차로 4, 5위에 올라 있다. 만약 6일 경기에서 두산(사직 롯데전)이 이기고 LG(잠실 NC전)가 패한 뒤 7일 맞대결에서 두산이 승리한다면 두 팀의 순위는 승차 없이 뒤바뀐다. 두산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긴다고 가정한다면, LG는 5경기에서 3승 2패 이상을 해야 자력으로 4위를 지킬 수 있다.
가을야구에서 4위와 5위의 차이는 매우 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시작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5위 팀이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은 2024년 KT 위즈가 유일(9.1%)하고, 4위 팀의 승리로 단 1경기 만에 끝난 경우는 7번(63%)이었다.


양팀이 이날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양팀 선발투수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임찬규(34·LG)와 최민석(20·두산)의 다승왕 경쟁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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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투수는 나란히 14승으로 고영표(35·KT 위즈)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고영표는 남은 시즌 1경기에 더 나설 예정이고, 임찬규와 최민석은 이날 등판이 마지막이거나 다소 무리한다면 4일을 쉬고 12일 팀의 최종전에 한 번 더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날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내 15승 고지에 올라선다면 최소 공동 다승왕을 예약할 수 있어 서로 양보 없는 승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