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최다 안타 신기록에 도전하는 빅터 레이예스(32) 타석에 고의4구가 나오자 사직야구장에선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태형(59) 롯데 감독은 상대 벤치의 선택을 충분히 이해했다.
김 감독은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홈 최종전을 앞두고 전날 레이예스의 자동 고의4구 상황에 대해 "LG는 이겨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원래 염경엽 감독도 고의4구를 내는 스타일은 아닐 텐데, 번트 대고 1점이라도 따라가려고 단기전 같이 하더라"고 말했다.
상황은 이랬다. 전날(9일) 롯데가 3-1로 앞선 7회말 바뀐 투수 존 케네디를 상대로 선두타자 윤동희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황성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고, 최원준(29·KT 위즈)과 치열한 단일시즌 최다안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레이예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LG 벤치는 승부 대신 자동 고의4구를 택했다. 안타 하나를 기다리던 롯데팬들은 곧바로 야유를 쏟아냈다. 포스트시즌 순위 경쟁을 벌이는 LG로서는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반면 롯데팬들에게는 레이예스에게 돌아온 소중한 타석 하나가 사라진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양쪽 입장을 모두 이해했다. 그는 "우리도 4회에 (선발 김한결을) 바꿨고, (황)성빈이도 본인이 번트를 대려고 하더라"고 돌아봤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롯데 역시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였다.
결과적으로 레이예스에게 기회는 한 번 더 찾아왔다. 롯데가 7회 대거 5점을 뽑으며 타선이 한 바퀴 돌았고, 레이예스는 8회 다시 타석에 들어서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롯데는 LG를 9-1로 완파했다.

10일에도 개인 타이틀을 향한 지원은 계속된다. 도루왕 경쟁을 벌이는 황성빈을 1번에 배치했고, 레이예스는 수비 부담 없이 안타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2번 지명타자로 내세웠다.
이날 롯데는 황성빈(좌익수)-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나승엽(1루수)-한동희(3루수)-고승민(2루수)-전민재(유격수)-손성빈(포수)-윤동희(우익수)-장두성(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나균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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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선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정빈(1루수)-문보경(3루수)-송찬의(좌익수)-구본혁(유격수)-이주헌(포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앤더스 톨허스트다.
전날에는 신인 김한결(20)의 호투도 눈에 띄었다. 김한결은 선발 등판해 4이닝 1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LG 타선을 상대로 버텨냈다. 최고 시속 145㎞의 포심 패스트볼뿐 아니라 포크, 투심 패스트볼, 커브,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강한 타구를 억제했다.
김 감독은 "(김)한결이가 제구도 그렇고 베스트는 아니었는데 LG 타자들이 많이 건드려줬다"며 "처음 선발로 나갔을 때 퍼포먼스가 좋았는데 그때보다 구속이 시속 4㎞ 정도 떨어진 것 같다. 최근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변화구가 좋았고 손성빈이 잘 끌고 가면서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신인 박정민(23)의 10승 도전도 남아 있다. 김 감독은 "어제는 (박)정민이를 먼저 내려고 하다가 (최)준용이를 냈다. 그래도 박정민의 10승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가을야구는 좌절됐지만 개인 기록과 승리를 향한 경쟁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특히 이날은 올 시즌 사직에서 팬들과 만나는 마지막 경기다.
김 감독은 "오늘 또 홈 마지막 경기인데 이기고 팬들에게 인사드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