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인터뷰가 아니라 거의 취조 같았다. 오타니 쇼헤이(32)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한 기자들이 데이브 로버츠(54) LA 다저스 감독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졌다. 오타니 관련 질문만 16개였지만 로버츠 감독의 대답은 전부 결국 하나. 오타니를 믿겠다는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현지 취재진으로부터 총 21개의 질문을 받았다. 그 중 무려 16개가 오타니와 관련된 것으로 다른 질문 이후 다시 오타니로 돌아온 것만 해도 3번이나 됐다.
그럴 만하다. 다저스는 NLCS 1~2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2연패하며 코너에 몰렸다. 이번 포스트시즌 6경기 팀 타율 1할대(.193), OPS .591로 타선 전체가 부진에 빠졌는데 오타니의 침묵이 가장 뼈아프다. 오타니는 6경기 타율 1할5푼(20타수 3안타) 무홈런 무타점 3볼넷 7삼진 OPS .411에 그치고 있다. 안타 3개 모두 단타로 장타가 전무하다.
오타니는 6월부터 무릎, 7월부터 이두근 그리고 9월에는 목 통증까지 겹치며 부상자 명단에 들어갔다. 마지막 홈런은 지난 8월19일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에서 친 것이 마지막으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그날 이후 시속 95마일(152.9km) 이상 강속구에 타율 3푼6리, 장타율 .071에 그치고 있다. 패스트볼과 싱커에 대한 늦은 스윙 비율도 37%로 트래킹 데이터가 집계된 최근 24개월 중 가장 낮다.
빠른 공에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고 있고, 타구를 띄우지도 못하고 있다. 발사각 8도도 최근 24개월 중 가장 낮은 수치. 부상 후유증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무리하게 오타니를 선발로 계속 쓰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몸 상태를 속이고 뛰는 것으로 의심받는 오타니의 과욕이고, 이를 억제하지 못한 다저스 스태프에도 비판의 화살이 향한다.
지난 13일 NLCS 2차전을 마친 뒤 오타니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로버츠 감독은 결국 끝까지 그를 믿기로 했다. 로버츠 감독은 “오늘(14일) 오타니와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경기에 나설 만큼 몸 상태가 좋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스윙을 거의 찾았다고 하는데 고무적이다”며 “2024년 프레디 프리먼에게 그랬던 것처럼 재정비를 위해 휴식을 주는 것도 고려했지만 오타니와 대화해 보니 기술적으로 뭔가 답을 찾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기대가 크고, 전적으로 오타니를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기자들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시즌 막판 부상자 명단 등재 전에도 오타니가 몸 상태를 있는 그대로 알리지 않아 로버츠 감독이나 구단 프런트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부각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로버츠 감독은 “내가 쓰고 싶은 단어는 확신이다. 그는 자신의 메커니즘에서 뭔가 중요한 것을 찾아냈다는 확신이 매우 강했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며 “그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적은 없다. 그에게 확신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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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명만으로는 기자들도 개운치 않은 모양이었다. “지난 대화와 비교해 오타니와 소통 방식에 변화가 있었나? 단순히 형식적으로 즉각적인 ‘네, 괜찮아요’ 같은 대답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로버츠 감독은 “내가 파악한 정보 중 일부는 타격코치들에게 얻은 것인데 그들도 오타니가 필요한 지점에 왔고, 뭔가를 찾아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트레이닝 스태프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직접 그의 말을 들었다. 정말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경기에 뛰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거의 다 왔다’고 말했다. 내가 듣고 싶었던 전부였다. 더는 추궁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다 들었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질문이 나왔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운영사장이 올초에 오타니가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전달하는 데 항상 능숙하진 않았고,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오늘 오타니가 한 말 중 어떤 부분이 과신이 아니라 그걸 실제로 증명할 거라는 확신이 드는가?”라는 물음에 로버츠 감독은 “우리 모두가 이 상황을 분석할 수 있고, 그게 기자들의 일이라는 걸 이해한다”며 “하지만 내일이나 그 이후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이 중요한 순간에 우리는 오타니의 말을 듣고, 그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믿어줄 뿐이다. 그가 4안타를 칠 수도 있고, 무안타를 칠 수도 있지만 그런 결과가 우리의 접근 방식이나 그에 대한 믿음을 바꾸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관련 질문이 더 이어졌고, 로버츠 감독은 비슷한 대답을 반복했다.
오타니도 11일 만에 모처럼 기자들을 마주했다. 오타니는 “결과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부상으로 인한 통증이 못하는 이유가 돼선 안 된다. 설령 우연히 부상이 당해도 전부 내 책임이다”고 자책하면서도 스윙의 여러 부분을 조정하고 시도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 내내 통증을 관리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경기에 어떻게 적용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하느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15분 넘게 이어진 로버츠 감독의 인터뷰와 달리 오타니는 통역을 거치는 시간을 포함해도 미국 기자들과 인터뷰가 7분도 되지 않았다. 질문은 6개. 이어 일본 기자들과 4분 가까운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로버츠 감독과 대화에서 ‘네 몸만 괜찮다면 우리는 믿는다’는 말을 들었다. 기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프런트와 감독의 일이다. 라인업에 들어간 이상 그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싶다”며 부활을 다짐했다. /[email protected]